대장동 개발 사업 관련 의혹의 핵심 인물인 김만배 씨와 남욱 변호사가 구속됐다.
지금까지 대장동 사업 관련 의혹에 대해 부실 수사 등의 비판을 받아온 검찰이 핵심 인물들의 신병을 확보함에 따라 대장동 사업 관련 수사는 앞으로 동력을 얻게 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검찰이 이들과 공범으로 본 정민용 변호사의 구속영장 청구는 기각돼 정 변호사를 고리로 배임 혐의의 '윗선'을 수사하려던 검찰의 계획에는 차질이 불가피하게 됐다.
서울중앙지법 서보민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4일 0시 30분쯤 “김씨의 범죄 혐의가 소명되고 증거 인멸 염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문성관 영장전담 부장판사도 남 변호사에 대해 “혐의가 소명되고 증거인멸 염려가 있다”며 영장을 발부했다.
그러나 정 변호사에 대해선 “도망이나 증거인멸 염려가 없다”며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를 기각했다.
김씨 등 3명은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과 짜고 화천대유 측이 많은 이익을 얻도록 대장동 사업을 설계해 공사 측에 최소 651억원의 손해를 끼친 혐의를 받고 있다.
정 변호사는 유 전 본부장 산하 전략사업실장을 지내며 성남의뜰 컨소시엄에 유리하게 공모지침서를 작성하고, 사업자 선정 당시 편파 심사를 했고 이후 사업 협약 체결 과정에선 초과 이익 환수 조항을 삭제하게 한 것으로 조사됐다.
김씨는 그 대가로 유 전 본부장에게 700억원의 뇌물을 약속하고 회삿돈 5억원을 빼돌려 건넨 혐의를, 남 변호사는 정 변호사에게 회삿돈 35억원을 빼돌려 사업 투자금 명목으로 가장해 뇌물을 준 혐의를 받고 있다.
김씨는 지인 등을 직원으로 올려 4억4천만원이 넘게 급여 명목으로 횡령한 혐의도 있다.
이에 앞서 김만배 씨는 3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받기 위해 서울중앙지법 청사에 도착해 기자들과 만나 “(혐의를) 다 부인한다. 성실히 잘 소명하겠다”고 말했다.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에 대해선 “그분은 최선의 행정을 하신 것”이라며 “저희는 그분의 행정지침이나 시가 내놓은 정책에 따라서 공모를 진행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때문에 유 전 본부장에게 많은 돈을 뇌물로 약속할 이유도 없고, 수표를 건넨 적도 없다는 것이 김씨 측의 주장이다.
또한 김씨 측은 ▲친동생이나 원유철 전 미래한국당 대표의 부인 등이 실제 화천대유를 위해 업무를 해 정당하게 지급한 월급임 ▲이미 검찰이 대규모 압수수색으로 관련 증거를 확보한 만큼 증거인멸 우려도 없음 등을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법원은 이들의 배임 혐의가 상당 부분 소명됐고, 특히 김씨와 남 변호사가 말을 맞춘 정황 등이 있어 증거인멸 우려가 있는 것으로 보고 두 사람의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검찰은 신병이 확보된 두 사람을 상대로 배임 혐의에 대한 보강 수사를 하고 정관계 로비 의혹 등을 수사한 다음 구속 기한 20일 안에 기소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