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문에 사고 발표에 팔라”는 증시 격언이 있다. 그래서 그런 것일까?
SK하이닉스가 올해 1분기 최상의 실적을 발표했지만 주가는 5% 넘게 추락했다.
25일 SK하이닉스는 1분기 매출 12조 4천억 원, 영업이익 약 2조 9천억 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매출은 역대 1분기 기준 역대 최대, 영업이익은 역대 두 번째로 높은 수치이다. 순이익도 1조 9170억원으로 흑자로 돌아섰다.
SK하이닉스 측은 최근 AI 서버 관련 매출이 증가하며, D램과 낸드 모두 전분기 대비 평균판매단가(ASP)가 올랐다고 설명했다. 이에 D램에 이어 낸드 부문에서도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SK하이닉스는 올해 메모리 시장 규모가 과거 호황기에 버금가는 수준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날 열린 올해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 콜에서는 '완연한 회복세', '본격적인 회복 사이클 진입' 등 긍정적인 전망이 쏟아졌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올해 메모리 시장 규모는 과거 호황기에 버금가는 수준에 도달할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메모리 시장은 인공지능(AI) 수요 강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우호적인 수급 환경으로 업계의 수익성이 개선되며 본격적인 회복 사이클에 진입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또 "PC 시장은 상반기에는 다소 부진한 모습이지만, 윈도우 10 서비스 종료, AI PC 교체 수요 등이 발생하며 하반기로 갈수록 기업용 중심의 수요 회복이 전망되고, 윈도우 업그레이드, AI PC 도입으로 고성능, 고용량 메모리의 지원을 필요로 해 메모리 채용량은 지속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전날 SK하이닉스는 청주 D램생산기지(M15X)에 5.3조를 투자한다고 공시를 내고, 향후 20조 원까지 투자 규모를 늘린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날 증시에서 SK하이닉스는 5.12% 하락하며 17만원선에 턱걸이했다.
호실적에도 주가가 급락한 것은 전날의 급등에 따른 차익 매물이 출회된 영향으로 보인다. 또 실적 발표 직전까지 여의도 증권가 전문가들 사이에서 돌았던 전망치 대비로는 낮은 수치에 기관들의 실망 매물이 나온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그러나 전일 2% 급등했던 코스피지수가 이날 증시에선 힘을 잃은 게 가장 큰 탓으로 보인다. 이날 코스피는 외국인과 기관의 강한 '팔자'세에 하락세로 출발해 장중 낙폭을 키우며 2630선에서 마감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일보다 47.13포인트(1.76%) 밀린 2628.62에 장을 끝냈다. 투자주체별 수급을 살펴보면 개인 홀로 8713억원어치 사들였지만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3131억원, 5393억원어치 팔아치웠다.
이날 삼성전자도 3% 가까이 하락해 7만6000원대에 장을 끝냈다. LG에너지솔루션(-3.25%)과 삼성바이오로직스(-1.27%), 셀트리온(-1.17%) 등도 약세를 기록했다.
코스닥지수도 1% 넘게 하락해 853.26을 기록했다.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2443억원, 648억원어치 팔아치운 가운데 개인 홀로 3194억원어치 순매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