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대장동 개발 사업과 관련해 특혜 의혹을 받고 있는 자산관리회사 화천대유자산관리(주)와 관련자들의 사무실·주거지 등을 압수수색하며 수사를 본격화했다.
검찰은 최대한 빨리 수사를 끝내 대장동 개발 사업 관련 의혹이 제20대 대통령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최대한 막을 방침이다.
서울중앙지방검찰청 대장동 의혹 사건 전담수사팀(팀장: 김태훈 제4차장검사)은 29일 화천대유와 성남도시개발공사, 천화동인 4호 실소유주로 알려진 남욱 변호사의 서울특별시 강남구 청담동에 있는 회사 등에 검사와 수사관을 보내 관련 자료 등을 확보했다.
화천대유에 대한 압수수색은 11시간 이상 진행돼 이날 밤 9시가 넘어 끝났다.
압수수색 대상엔 화천대유 최대 주주인 김만배 씨와 대장동 개발 사업 전반을 지휘한 인물로 알려진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 직무대행(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의 주거지 등도 포함됐다.
화천대유는 대장동 개발 사업 시행사인 성남의뜰(주) 지분을 1% 보유하고 최근 3년간 577억원을 넘게 배당받았다. 천화동인 1∼7호는 성남의뜰 지분 6%로 3년간 3463억원이 넘는 배당금을 받았다.
천화동인 1호는 화천대유가 발행주식 100%를 보유하고 있다. 천화동인 2~7호는 김만배 씨의 권유로 투자한 김씨의 가족, 지인 6명이 실소유주로 알려졌다. 즉 천화동인 1∼7호는 화천대유의 관계사인 것.
검찰은 이 같은 수익 배당구조를 설계한 것으로 알려진 유 전 사장 직무대행 등 관계자들을 출국 금지했다. 남 변호사는 현재 미국에 체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판교동에 있는 부동산 컨설팅 업체 유원홀딩스 사무실도 압수수색했다.
유원홀딩스는 남 변호사의 대학교 후배이자 올해 2월까지 성남도시개발공사에서 투자사업팀장으로 근무한 정민용 변호사가 유 전 본부장과 함께 세운 회사다.
정 변호사는 성남도시개발공사에서 일할 당시 대장동 개발사업 우선협상 대상자 선정 과정에 평가위원으로 참여했다.
이 때문에 대장동 개발 사업으로 생긴 수익이 유 전 본부장이 관여한 유원홀딩스에 유입됐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검찰은 이에 관한 사실관계를 파악하기 위해 29일 유원홀딩스를 압수수색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압수물을 분석하고 사건 관계인들을 불러 조사할 계획이다. 검찰은 이미 천화동인 5호의 실소유주로 알려진 정영학 회계사를 1차례 소환 조사했다.
정 회계사는 조사 과정에서 김씨와 유 전 본부장 등의 대화가 담긴 녹취 파일 19개를 검찰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녹취 파일들에는 김씨 등이 수익 배당금과 아파트 분양 수익분배를 논의한 내용과 약 10억원을 성남도시개발공사 관계자들에게 건넸다는 내용 등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정 회계사는 이 같은 내용을 증명할 증거 사진들과 자료도 검찰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검찰은 정 회계사 진술과 그가 제출한 자료들의 신빙성을 검토하고 있다.
검찰은 대장동 개발 의혹 전반을 수사하기 위해 김태훈 4차장검사를 팀장으로 전담수사팀을 구성했다. 수사 검사만 부장검사를 포함해 모두 16명이다. 자금 흐름을 추적하기 위해 대검찰청 회계분석 수사관들도 파견받았다.
전담수사팀 내 경제범죄형사부는 대장동 개발 사업의 추진 배경과 과정, 당시 성남시장이었던 이재명 경기도지사 등의 역할과 배임 의혹을 수사한다. 화천대유의 법률고문단 활동 관련 의혹도 규명한다.
국민의힘에서 탈당한 무소속 곽상도 의원(대구 중구남구, 교육위원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재선)의 아들이 화천대유에서 퇴직하면서 받은 50억원에 대한 의혹과 박영수 전 특별검사·원유철 전 미래한국당 대표에 대한 뇌물 혐의 고발 사건 등도 수사한다.
공공수사제2부는 이재명 대선 후보 캠프가 국민의힘 관계자 등을 허위사실 공표 혐의 등으로 고발한 사건을 수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