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들어서자마자 국제 금 시세가 또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국제 금시장서 1온스(31.1g)에 2,270달러선에서 거래되고 있고, 국내 시장에서도 금 현물 1g당 가격이 10만원에 근접했다. 소비자들이 주로 접하는 금 한 돈(3.75g)짜리 돌반지 가격은 41만원을 넘어섰고, 여기에 세공비를 포함하면 50만 원에 육박한다.
2일 한국거래소(KRX)에 따르면 전날 1㎏짜리 금 현물의 1g당 가격은 전 거래일 대비 1.39%(1370원) 오른 9만9840원에 거래를 마쳐 10만원 돌파를 눈앞에 뒀다. 지난 달 29일 2.79% 오른 9만8470원으로 역대 최고가를 경신한 데 이어 1거래일 만에 신고가를 새로 썼다.
한국금거래소에서 금 한 돈(3.75g)을 살 때 가격도 지난 30일 기준 41만1000원으로 41만원을 돌파했다. 올해 초 36만원선이었던 금 한돈 가격은 석 달 만에 14%나 상승했다.
금값 급등 소식에 투자자들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이날 오전 한 때 한국금거래소 홈페이지가 접속이 마비되기도 했다. 한국금거래소는 홈페이지에 "갑작스러운 이용자 증대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다. 이용에 불편을 드려 죄송하다"고 공지했다.
국제 금값도 사상 최고치를 또 다시 경신했다. 미 CNBC에 따르면 금 현물가격(XAU/USD)은 1일(현지시간) 오전 한때 1.32% 상승해 온스당 2265.53달러에 거래됐다. 뉴욕상품거래소(COMEX) 6월 인도분 금 선물 가격도 이날 오전 중 2% 이상 상승한 온스당 2286.39달러에 거래됐다. 이전 최고 가격은 지난달 28일 기록한 각 2232.37달러, 2254.80달러였다.
국제 금값의 가파른 상승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인하 기대감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 연준이 5월 또는 6월에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전망이 커지면서 금 가격은 연일 최고치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연준이 기준금리를 인하해 달러가 약세를 나타내면 달러와 대체 관계에 있는 금에 대한 수요가 높아져 가격이 오를 것이란 예상이 높아지고 있다. 또 중동과 우크라이나 지정학적 리스크가 장기화하고 있고 미국 대선의 불확실성과 첨예해지는 미·중 갈등 현상도 금 가격을 끌어올리고 있다.
여기에 중국의 금 수요 확대가 금 가격 상승의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중국 중앙은행은 미·중 갈등 속에 달러 의존도를 낮쳐 외환보유 구성을 다각화하기위한 전략으로 금 보유량을 16개월째 계속해서 확대하고 있다. 또 중국의 경기침체와 부동산 및 주식시장의 하락 속에 민간의 금 투자도 크게 늘어나 지난해 중국 금 보유량은 2022년 말 대비 720만 온스 증가했고 올 1~2월에도 약 71만 온스가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외 각국 중앙은행들도 금 매입을 확대하면서 금 시장에 투자자금이 지속적으로 유입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이렇다 보니 미국의 금융기관 JP모건은 최근 금값이 올해 말에 2천500달러 선까지도 오를 수 있다, 원자재 중에서는 금 투자를 제일 추천한다고 제시하기도 할 정도다.
다만 전문가들은 "전세계적으로 확산된 미국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흔들리면 지금의 금값 추세도 크게 꺾일 수 있다"면서 "미국의 금리인하 시점이나 그 속도나 폭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 금 시장이 크게 출렁일 수 있다"고 경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