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올해 3월에 대통령 4년 중임제와 결선투표제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당의 개헌안을 제출할 것임을 밝혔다.
이재명 대표는 12일 국회 사랑재에서 2023년 신년기자회견을 해 “올해로 ‘87년 헌법체제’가 36년째를 맞는다. 이제 시대가 달라졌고 국민은 변화를 요구한다”며 “이미 수명을 다한 현행 대통령 5년 단임제를 4년 중임제로 바꿔서 책임 정치를 실현하고 국정 연속성을 높여야 한다. 대통령 결선투표제 도입으로 연합정치와 정책연대를 제도적으로 보장하는 일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국무총리 국회 추천제나 감사원 국회 이관처럼, 제왕적인 대통령제 극복을 위한 조치도 해야 할 일이다”라며 “생명권과 환경권, 국민 기본권, 그리고 자치분권의 강화, 국민 발안과 주민 소환 등의 직접민주주의 확대, 5·18 민주화 정신의 헌법 전문 수록 같은 사안들도 이제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옮길 때가 됐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다행히 올해는 선거가 없다. 개헌을 논의하기 매우 적절한 시기다. 국회 ‘헌법개정특별위원회’ 구성을 다시 한번 제안 드린다”며 “충분한 숙의를 통해 개헌안을 도출하고 내년 총선에서 합의된 만큼 국민투표로 개헌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민주당은 올해 3월을 목표로 자체 개헌안을 제출해 보겠다. 국민의 의사가 가장 잘 대변되는 정치개혁에도 여야가 함께 지혜를 모아가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재명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에게 야당말살 책동 중단을 촉구하며 여야 영수회담을 거듭 제안했다.
이 대표는 “정치권 모두의 힘을 모아 민생을 살리고 나라의 미래를 개척하는 데 집중해야 할 때다. 이를 위해서 일방적이고 폭력적인 국정을 중단해야 한다”며 “야당말살 책동 또한 그만두시기 바란다. 그동안 정부는 말로는 ‘협치’를 내세우면서 권력기관을 동원한 야당파괴, 정적 죽이기에 골몰했다. ‘이중 플레이’로 국민을 속여온 것이다. 집권 이후 8개월이 넘도록 야당 대표와 대화하지 않은 유일한 정부라는 지적까지 받고 있다. 국민과 야당을 대화상대로 인정하지 않는 이상 국정 난맥과 위기는 반복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재명 대표는 “정부가 추진하는 소위 ‘3대 개혁’(연금·노동·교육)도 검찰의 영장 집행처럼 우격다짐으로 밀어붙이다가는 성과도 없이 거센 반발만 살 우려가 있다”며 “저는 이미 여러 차례 대통령과의 회담을 제안했다. 그 제안은 지금도 유효하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국민 한 사람으로서 (잘못한 일이 없기 때문에) 매우 부당한 처사이긴 하지만 <성남FC(Football Club)[㈜성남시민프로축구단] 후원금 의혹에 대한> 검찰의 소환요구에 당당하게 임했다”며 “저에 관한 검찰의 정치적 공격은 없는 사실을 지어내서 이미 경찰이 수년간 수사해도 아무런 근거를 찾지 못해 무혐의 종결했던 사실을 억지로 만드는 것이라고 저는 판단한다”고 말했다.
검찰이 성남FC 후원금 의혹에 대해 이 대표에게 구속영장을 청구하면 불체포 특권을 포기할 것인지에 대해선 “가정적 질문이어서 제가 답을 드리기는 적절치 않은 것 같다”며 “정당한 그리고 적법한 권한 행사에 대해선 우리가 당연히 수용해야 한다. 경찰이 적법하게 권한을 행사한다면 당연히 수용하겠지만 경찰복을 입고 강도행각을 벌이고 있다면 판단은 다를 수 있다. 민주화 이후에 검찰이 수사권·기소권을 이런 식으로 남용한 사례가 없다”며 불체포 특권을 포기하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이재명 대표는 “지금 검찰은 그 자체가 권력이 돼 균형, 합리성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수사·기소권을 남용하는, 수사를 하는 것이 아니라 정치를 하는 상황이다”라고 비판했다.
이재명 대표의 측근인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 정진상 전 더불어민주당 당대표비서실 정무조정실장 구속에 대해 유감 표명을 할 생각이 있는지에 대해선 “사법부의 판단은 검찰이 제시한 자료를 갖고 하는 것이다”라며 “녹취록이라는 분명한 근거를 놔두고 그에 상충되는 번복된 진술에 의존해서 의사 결정을 하는 것은 매우 타당하지 않다”며 즉답을 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