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은행이 급등하는 물가와 환율을 잡기 위해 석달 만에 또 ‘빅 스템’(기준금리 0.5%p)을 단행했다.





한국은행은 12일 보도자료를 발표해 “금융통화위원회는 다음 통화정책방향 결정 시까지 한국은행 기준금리를 현재의 연 2.5%에서 3%로 상향 조정해 통화정책을 운용하기로 했다”며 “높은 물가 오름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환율 상승으로 인해 물가의 추가 상승압력과 외환부문의 리스크가 증대되고 있는 만큼 정책대응의 강도를 높일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3% 이상이 된 것은 지난 2012년 10월 이후 처음이다.
한국은행 기준금리는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사태로 인한 경기침체 우려로 2020년 5월 0.5%까지 하락했고 2021년 8월 0.75%로 오른 이후 인상을 거듭해 결국 3%가 됐다.
금융중개지원대출 중 상시 지원 프로그램의 대출 금리도 연 1.25%에서 연 1.5%로 인상하기로 했다. 2022년 10월 12일부터 시행한다.
다만 코로나19 피해 중소기업 및 소상공인 지원 프로그램의 기존 대출취급분에 대한 대출 금리는 만기까지 연 0.25%로 유지했다.

한국은행은 “세계경제는 높은 인플레이션 지속,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긴축 기조 강화,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 등의 영향으로 경기 둔화가 이어졌다”며 “국제금융시장에선 미 달러화 강세 기조 강화로 주요국의 통화 가치가 절하된 가운데 장기시장금리가 큰 폭 상승하고 주가가 하락했으며, 일부 국가에선 금융불안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 세계경제와 국제금융시장은 국제 원자재 가격 및 글로벌 인플레이션 향방, 주요국의 통화정책 변화 및 미 달러화 움직임, 지정학적 리스크 등에 영향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한국은행은 “금융시장에선 미 달러화 강세와 엔화, 위안화 약세 등에 영향받아 원/달러 환율이 크게 상승하고 외국인 증권투자자금이 순유출되는 등 외환부문을 중심으로 변동성이 확대됐다”며 “장기시장금리는 큰 폭 상승했고 주가는 크게 하락했다. 가계대출은 소폭 감소하고 주택가격은 하락폭이 확대됐다”고 밝혔다.

한국은행은 “국내경제는 소비가 회복 흐름을 이어갔지만 수출 증가율이 낮아지면서 성장세가 둔화됐다. 고용 상황은 큰 폭의 취업자 수 증가가 이어지는 등 개선세를 지속했다”며 “앞으로 국내경제는 글로벌 경기 둔화, 금리 상승 등의 영향으로 성장세가 점차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금년 성장률은 지난 8월 전망치(2.6%)에 대체로 부합하겠지만 내년은 지난 전망치(2.1%)를 하회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내다봤다.

한은은 “소비자 물가는 석유류 가격 오름세 둔화에도 개인서비스 및 가공식품 가격의 상승폭이 확대되면서 5%대 중후반의 높은 오름세를 지속했다. 근원인플레이션율(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과 기대인플레이션율도 4%대의 높은 수준을 이어갔다”며 “앞으로 소비자 물가는 환율 상승의 영향 등이 추가 물가 상승압력으로 작용하면서 상당 기간 5~6%대의 높은 오름세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이어 “금년 및 내년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8월 전망치(5.2% 및 3.7%)에 대체로 부합하겠지만, 경기 둔화에 따른 하방압력에도 불구하고 환율 상승, 주요 산유국의 감산 등으로 상방 리스크가 큰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한국은행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앞으로 성장세를 점검하면서 중기적 시계에서 물가상승률이 목표수준에서 안정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금융안정에 유의해 통화정책을 운용해 나갈 것이다”라며 “국내 경기가 둔화되고 있지만, 물가가 목표수준을 크게 상회하는 높은 오름세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되므로 금리인상 기조를 이어나갈 필요가 있다. 이 과정에서 향후 금리인상의 폭과 속도는 높은 인플레이션의 지속 정도, 성장 흐름, 주요국의 통화정책 변화, 자본유출입을 비롯한 금융안정 상황, 지정학적 리스크 등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판단해 나갈 것이다”라며 앞으로도 기준금리 인상이 지속될 것임을 시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