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확산과 빚투(빚으로 투자),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 등의 영향으로 우리나라 가계와 기업의 부채가 명목 GDP(Gross Domestic Product, 국내총생산)의 200%를 훨씬 넘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국은행이 23일 발표한 ‘금융안정 보고서’에 따르면 민간신용/명목GDP 비율은 2021년 3/4분기 말을 기준으로 219.9%(추정치)다. 전년 동기 대비 9.4%p 상승했다. 통계가 시작된 지난 1975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여기서 민간신용은 자금순환통계 기준 가계(대출금, 정부융자) 및 기업(대출금, 채권, 정부융자) 부채의 합이다.
전년 동기 대비로 민간신용 증가율은 9.6%, 명목GDP 성장률은 5%를 기록했다.
2021년 3/4분기 말 가계신용/명목GDP 비율은 106.5%로 전년 동기 대비 5.8%p, 기업신용/명목GDP 비율은 113.4%로 전년 동기 대비 3.6%p 높아졌다.
가계부채(가계신용통계 기준)는 2021년 3/4분기 말 1844.9조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7% 증가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10년 말(843조원)보다 두 배 이상으로 늘었다.
이 중 가계대출은 1744.7조원(가계부채 중 94.6%), 판매신용은 100.2조원(5.4%)이다.
대출유형별로 보면 주택담보대출이 2021년 3/4분기 말 969조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8% 증가했다. 집값이 급등하면서 주택매매자금 및 전세보증금 마련을 위한 대출 규모가 확대된 데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신용대출을 비롯한 기타대출은 775.7조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6% 늘었다.
2021년 3/4분기 처분가능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가계신용통계 기준)은 174.1%(추정치)로 전년 동기 대비 8.1%p 상승했다.
전체 가계부채 보유 차주 중에서 채무상환능력이 상대적으로 낮은 차주의 비중은 소폭 하락했다.
다중채무자이면서 저소득(하위 30%) 또는 저신용(신용점수 664점 이하)에 속하는 취약차주 수는 2021년 3/4분기 말 전체 차주의 6.2%로 전년 말 대비 소폭 하락했다. 취약차주가 보유한 대출이 전체 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5.1%로 전년 말 대비 약간 내려갔다.
금융기관의 기업대출은 2021년 3/4분기 말 현재 1497.8조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4% 늘었다.
코로나19 재확산, 원자재 가격 상승, 설비 및 부동산 관련 투자 확대, 정책당국의 금융지원 조치 연장 등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기업의 부채비율(부채/자기자본×100)은 2021년 상반기 말 78.9%로, 2020년 말(77.2%)보다 소폭 상승했으나 부채비율이 200%를 초과하는 기업(과다부채 기업)의 비중(12.3%)은 지난해 말(15.3%)에 비해 하락했다.
기업의 수익성 등은 크게 좋아졌다. 2021년 상반기 기업의 매출액 증가율(전년 동기 대비)은 13.2%다. 2020년은 전년 대비 -5%였다.
2021년 상반기 매출 회복으로 기업들의 영업이익이 크게 증가하면서 기업의 수익성을 나타내는 매출액영업이익률(영업이익/매출액×100)도 2020년 5%에서 2021년 상반기 7.4%로 상승했다.
기업의 이자지급능력을 나타내는 이자보상배율(영업이익/총이자비용)은 2021년 상반기 7.9배로 2020년(4.6배)에 비해 급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