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총재가 없어도 금리를 올리는 과감한 결단을 내렸다.
한국은행은 14일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1.25%에서 1.50%로 인상했다고 밝혔다.
이는 2020년 코로나19 사태 이후 지난해 8월과 11월, 올해 1월에 이어 네번째다. 올들어서는 지난 1월에 이은 두번째다.
이날 금통위는 사상 처음으로 총재 부재로 진행됐지만 가파른 물가 상승에 선제적 금리인상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3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4.1% 상승했는데 이는 2011년 12월(4.2%) 이후 10년 3개월 만이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국제유가가 급등한 여파지만, 한은은 앞으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당분간 4%대를 나타내고, 올해 연간으로도 지난 2월 전망치(3.1%)를 크게 상회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미국 중앙은행(Fed)도 5월부터 한꺼번에 기준금리를 0.50%포인트 올리는 '빅스텝'이 유력한 것으로 관측되고 있는데, 한국은행의 이번 결정은 한미간 금리격차의 급격한 축소 내지는 역전을 방지하기 위해 단행한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미국의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 대비 8.5% 급등하면서, 지난 1981년 12월(8.9%) 이후 최대 상승 폭을 기록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우크라이나 사태로 에너지 가격 급등과 공급망 문제 등으로 미국이 최악의 인플레이션에 직면해 있어 Fed가 다음달 회의에서 금리를 한 번에 0.5%포인트 인상할 것"이라며 내다봤다.
한국의 현재 기준금리는 코로나19 이전 수준이다. 앞서 한은은 지난해 3월 코로나19 사태에 대응해 임시 금통위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1.25%에서 연 0.75%로 0.5%포인트 내렸으며, 5월엔 사상 최저수준인 연 0.5%로 추가 인하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