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4일(현지시간) 예상대로 큰 폭의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22년만에 가장 높은 규모인 0.5%포인트를 올리면서 ‘빅스텝’의 시동을 걸었다.
미 연준은 또 두 번의 추가 금리 인상도 예고했다. 다만 시장에서 제기한 ‘0.75%’포인트 인상인 ‘자이언트 빅스템’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미 연준은 이날 이틀간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친 후 0.5%포인트 기준금리 인상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미국 기준금리는 0.75~1.0%로 상승했다. 또 8조9000억 수준의 양적긴축도 다음달 1일부터 시작한다고 밝혔다. 첫달 매각규모는 475억달러며 이후 석달 동안 매월 950억달러로 늘리기로 했다
연준은 최근 수년간 기준 금리를 동결하거나 0.25%씩 올려왔다. 이번 0.5%포인트 인상은 지난 2000년 5월 이후 22년만에 최대 인상폭이다. 연준은 올해 3월 FOMC 회의에서도 금리를 0.25%포인트 올리고 인상기조를 유지해 왔다.
미 연준이 기준금리를 0.5%포인트나 올리는 ‘빅스텝’을 밟은 것은 미국의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아지고 있는데 대한 경고음으로 들린다.
제롬파월 연준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물가가 너무 높고 어려움이 많다”면서 “연준은 물가를 낮추기 위해 신속하게 움직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시장에 큰 충격을 주는 0.75%포인트 이상의 '자이언트 스텝' 가능성에 대해서는 일축했다. 파월은 "75bp 인상은 위원회가 적극적으로 검토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미 연준의 이날 기준금리 인상으로 우리나라와의 기준금리 격차는 0.50~0.75%p로 단숨에 좁혀졌다. 이에 따라 조만간 한국은행도 5월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에서 기준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연준에 앞서 지난해 8월부터 네 차례에 걸쳐 0.25%p씩 기준금리를 차근차근 인상해 현재 1.50%로 올려놓은 상태다. 그러나 연준의 이번 결정으로 금리 차가 단박에 좁혀져 한미간 금리역전을 허용하지 않으려면 추가인상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시장에선 금통위가 오는 26일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25%p 올릴 거란 전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한국은행 금통위 회의는 3·6·9·12월을 제외하고 매달 열리는데, 지난 4월 기준금리 0.25%p 인상을 감안하면 4월, 5월, 7월, 8월, 10월 회의에서 금리를 연달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