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2일(이하 현지시간) 예상대로 0.75%p 금리인상을 단행, 올해 4번째 '자이언트 스텝'을 밟았다.
미국의 치솟는 물가를 잡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로 파악되며, 이에 따라 한국은행도 오는 24일 추가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미 연준은 오는 12월 기준금리 인상 속도조절 가능성을 내비쳐 시장을 안심시켰다.
미 연준은 이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직후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한다고 밝혔다. 이로써 기존 3.00∼3.25% 수준이던 미국 기준금리는 3.75∼4.00%로 상승했다.
이번 조치는 지속적인 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인플레이션 현상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미 연준은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지난 3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하며 제로 금리 시대를 마감했다. 이후 5월 0.5%포인트, 6·7·9월에 각 0.75%포인트씩 기준 금리를 인상하며 고물가 잡기에 나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달 발표한 9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8.2%, 전월 대비 0.4% 올라 그간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인플레이션이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판명됐다.
연준은 이번 조치에 대해 "코로나 대유행, 높은 식품·에너지 가격, 광범위한 가격 압박과 관련한 수급 불균형으로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며 "특히 우크라이나 전쟁은 엄청난 인명 및 경제적 어려움을 야기하고 있고 이와 관련해 경제활동을 제한하고 인플레이션에 추가 상승 압박을 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금리인상 직후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금리인상 속도를 줄일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며 "이르면 다음 (FOMC) 회의가 될 수도, 아니면 그다음 회의가 될 수도 있다"고 말하며 속도 조절을 시사했다.
이번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현재 3.0%인 한국과의 격차는 0.75~1.00%포인트로 벌어졌다. 기준금리 격차가 커지면 원화 가치가 떨어져 원/달러 환율이 상승하고, 높은 수익률을 좇는 외국인 자금이 빠져나갈 가능성이 높아진다. 원화 약세는 수입품 가격에도 영향을 미쳐 인플레이션이 심해질 수 있다.
이에 따라 한국은행도 오는 24일 기준금리 인상이 확실시된다. 이 경우 한국은행이 두 번 연속 빅 스텝(기준금리 0.50%포인트 인상)을 밟을 것이란 관측이 유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