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25일 한국은행 기준금리를 2.25%에서 2.5%로 인상한 가운데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당분간 기준금리를 0.25%p씩 인상하는 기조를 유지할 것이고 현재 빅스텝(한번에 기준금리 0.5%p 인상)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이창용 총재는 25일 서울 중구에 있는 한국은행에서 기자간담회를 해 “우크라이나 사태나 선진국의 경제가 훨씬 나빠지는 것 등으로 우리나라의 성장률이 예상보다 크게 떨어지면 물가 상승 속도도 느려지고, 그렇게 되면 기준금리 인상 속도를 재검토해야 할 것이다”라며 “하지만 이는 연말쯤에야 점검할 수 있다. 당분간 물가상승률이 5%대를 유지할 것으로 보이므로 (기준금리를) 0.25%p씩 인상하는 기조를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연말 이후 기준금리를 안 올릴 것이라고 예상한 투자자가 있다면 자기 책임하에 손실이나 이익을 봐야 한다”며 내년에도 기준금리가 인상될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한국은행도 이날 보도자료를 발표해 “국내 경기의 하방위험이 커지고 대내외 여건의 높은 불확실성이 상존하고 있지만, 물가가 목표수준을 크게 상회하는 높은 오름세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되므로 금리인상 기조를 이어나갈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한국은행이 25일 발표한 ‘경제전망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2.6%, 내년은 2.1%다. 올해 5월 전망치는 2.7%, 2.4%였다.
25일 발표된 소비자 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올해 5.2%, 내년 3.7%다. 5.2%는 지난 1998년 7.5% 이후 최고치다. 올해 5월 전망치는 4.5%, 2.9%였다.
이창용 총재는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선 어떤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빅 스텝을 고려할 수 있겠지만 지금 상황으로선 아니다. 연말 기준금리가 2.75∼3%일 것이라는 시장의 기대는 여전히 합리적이다”라고 말했다.
이 총재는 “물가상승 정점이 3분기 말보다는 조금 더 빨라질 수 있을 것이다. 정점을 통과한다고 해서 물가가 안정적인 추세가 되리라 생각한다면 곤란하다”며 “내년 초까지는 5%대의 높은 상승률을 유지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물가 정점과는 상관없이 당분간은 물가를 중심으로 한 통화정책 기조가 유지될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금통위는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사태로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자 2020년 5월 28일 기준금리를 0.5%로 내렸고 동결을 지속하다 지난해 8월 26일 0.75%로 올렸다.
이후 기준금리는 인상을 거듭했고 사상 처음으로 네 번 연속 올라 결국 2.5%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