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밤 서울특별시 용산구 이태원동에 핼러윈 데이를 앞두고 인파가 한꺼번에 몰린 가운데 154명이 사망하는 참사가 발생했다.
이는 지난 2014년 4월 16일 발생한 세월호 참사 이후 최악이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30일 오후 5시 기준으로 이태원 핼러윈 압사 사고 사망자는 153명, 부상자는 133명이다. 부상자 중 중상자도 37명으로 집계돼 사망자는 앞으로 더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
세월호 참사 공식 사망자 수는 299명, 실종자 수는 5명, 생존자 수는 172명이다.
사망자 수는 이날 오전 2시께 59명으로 파악됐지만 심폐소생술(CPR, CardioPulmonary Resuscitation)을 받으며 인근 병원으로 이송된 부상자들 중 많은 사람들이 사망해 사망자 수는 150명이 넘게 급증했다.
경찰은 과학수사관 208명을 동원해 지문채취로 사망자 153명 중 141명(30일 오후 6시 기준)의 신원을 확인해 유족들에게 사고 사실을 알렸다.
사망자 시신은 동국대학교일산병원(20명) 등에 나뉘어 안치됐다.
이태원 핼러윈 압사 참사는 29일 오후 10시 15분경 지하철 이태원역 1번 출구 인근에 있는 해밀턴호텔 옆 좁은 골목길에 인파가 몰려 발생했다.
이 골목길 폭은 3.2m, 길이는 40m, 경사도는 10%다. 좁은 길에서 한꺼번에 인파가 뒤엉켜 대규모 사상자들이 발생하고 상대적으로 힘이 약한 여성의 피해가 컸던 것으로 보인다.
29일 밤 이태원동 일대에선 3년 만에 맞은 '마스크 벗은 핼러윈'을 앞두고 곳곳에서 파티가 벌어졌다.
약 10만명의 인파가 모이면서 골목길마다 발 디딜 틈도 없을 정도로 행인들로 가득찼고, 한순간에 대열이 산사태처럼 무너지면서 참사가 났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현장에 있던 목격자는 “(29일) 밤 10시가 넘어 해밀턴호텔 옆 좁은 골목길에서 누군가가 넘어졌고 뒤를 따르던 사람들도 차례로 넘어져 겹겹이 쌓였다”고 말했다.
인파로 가득찬 골목길에 구급 차량과 인력이 빨리 진입하지 못해 구호가 늦어진 것도 대규모 인명피해의 주요 요인이었다.
심폐소생술은 심장마비가 발생했을 때 인공적으로 혈액을 순환시키고 호흡을 돕는 응급치료법이다.
심장마비가 발생하면 온 몸으로의 혈액 순환이 중단되기 때문에 바로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사망하거나 심각한 뇌손상이 일어날 수 있다. 뇌는 혈액 공급이 4-5분만 중단돼도 영구적으로 손상될 수 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사고 현장에 가장 먼저 도착한 구급대원들은 용산소방서 구급대원들이다. 도착 시간은 29일 오후 10시 19분이다. 소방청은 29일 오후 11시 50분 소방대응 3단계를 발령했다.
구급대원들은 도착 후 사고 현장에서 쌓인 사람들을 구출해 즉시 앞의 도로에서 심폐소생술을 실시했다. 이후 구급대원들이 부족해지자 주위에 있던 시민들도 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