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이 이태원 핼러윈 압사 참사 국정조사 기간 연장을 촉구했다.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는 30일 국회에서 개최된 최고위원회의에서 “국정조사 기간 연장을 국민의힘에 공식 요구한다. 여당의 거듭된 방해로 사전에 합의된 청문회 일정이 허비된 것도 모자라, 핵심기관들은 진실 은폐에 여념이 없다”며 “2차 업무보고도 파행된 상황에서 남은 일정으로는 3차 청문회와 재발방지 대책 공청회, 결과보고서 채택이 불가능하므로 국정조사 기간 연장은 불가피하다. 여당 국민의힘은 국정조사의 지연과 파행에 책임이 큰 만큼 조건 없이 기간 연장에 협조해 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용산이태원참사진상규명과재발방지를위한국정조사특별위원회’는 지난 19일 국회에서 야3당(더불어민주당, 정의당, 기본소득당) 위원들만 참석한 가운데 전체회의를 개최해 2023년 1월 2일과 4일, 6일에 청문회를 진행하기로 했다.
하지만 27일 국회에서 국민의힘 소속 위원들도 참여한 가운데 개최된 전체회의에서 1차 청문회를 1월 4일에, 2차 청문회를 1월 6일에 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용산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과 재발방지를 위한 국정조사 청문회 실시의 건’이 의결됐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어제 2차 기관보고가 국정조사와 무관한 일로 제대로 열리지 못했다. 공부하기 싫은 학생이 짝꿍 바꿔 달라며 등교를 거부하는 꼴이었다. 그렇지 않아도 늦게 시작했는데 고의적으로 파행시키고 지연시키는 국민의힘의 국정조사 방해 행위가 목불인견이다”라며 “더구나 증인 채택 문제로 3차 청문회를 무산시키려는 것도 모자라, 유가족과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한자리에 앉는 청문회를 무조건 거부하고 있다. 그날의 진실을 밝히려는 것인지, 윤석열 정부와 이상민 장관에게 어떻게든 면죄부를 주려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박 원내대표는 “이상민 행안부 장관이 재난 주무부처 장관으로서 생때같은 자식을 잃은 부모들 앞에 서는 것은 당연한 책무다. 유족들 간 연락을 차단하고, 위패와 영정도 없는 조문을 강요하고, 서둘러 애도를 끝내려 하는 등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참사 현장 대응과 수습 과정에서 무수한 의혹들이 있었다"라며 "그 진실을 밝히기 위해서라도 이상민 장관, 유가족과 전문가, 생존자가 함께하는 3차 청문회를 반드시 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의당 이정미 당대표는 29일 국회에서 개최된 상무 집행위원회 회의에서 “국정조사다운 조사가 제대로 추진되지 못한 원인은 국민의힘의 악의적인 시간끌기다”라며 “국정조사 기간은 반드시 연장돼야 한다. 유가족 분들의 증인출석 요구는 반드시 실현돼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장동혁 원내대변인은 30일 국회에서 브리핑을 해 “(더불어민주당은) 이미 참사의 책임은 이상민 장관과 윤석열 정부에 있는 것으로 정해 놓고 국정조사 결과보고서를 채택할 요량인데 대체 무엇 때문에 국정조사 연장을 요구하는 것인지 이해할 수가 없다”며 “국정조사장은 이상민 행안부 장관을 상대로 억지와 고성만 난무하는 정쟁의 장이 됐다. 국회의원이 자리를 비운 사이 그 보좌진이 기자를 가장해 여당 국회의원의 발언을 몰래 촬영하는 기막힌 일까지 벌어졌다”고 밝혔다.
장동혁 원내대변인은 “국정조사 연장을 운운하기 전에 신현영 의원의 증인 채택과 용혜인 위원의 사퇴부터 매듭지어야 한다”며 “그것이 전제되지 않는 국정조사 기간 연장은 아무 의미가 없다. 홍보영상 촬영을 위한 국정조사는 그만 끝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기본소득당 신지혜 대변인은 30일 국회에서 브리핑을 해 “국정조사 회의 현장을 촬영한 보좌진은 지난 3년간 용혜인 상임대표의 의정활동을 영상으로 기록하는 역할을 해오고 있다”며 “어제의 촬영 역시 이태원 참사의 진상을 규명하기 위한 국정조사 전반을 기록하기 위한 촬영이었다. ‘바이든 날리면’ 논란으로 놀란 심정은 이해하나 사적인 말을 몰래 촬영하겠다는 파렴치한 생각을 하고 실행할 만큼 기본소득당은 한가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11월 24일 국회 본회의에서 의결된 ‘용산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과 재발방지를 위한 국정조사 계획서’에 따르면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기간은 2022년 11월 24일∼2023년 1월 7일이지만 기간을 연장할 필요가 있으면 본회의 의결로 연장할 수 있다.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 협의회‘ 이종철 대표는 30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3차 청문회를 하면서 다 밝혀질 수 없는 것은 (국정조사) 기간 연장을 해서라도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