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WP 인터뷰에 여야 '딴 목소리'
윤석열 대통령 WP 인터뷰에 여야 '딴 목소리'
  • 이광효 기자 leekwhyo@naver.com
  • 승인 2023.04.27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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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총리 말로 착각” vs “DJ 발언과 같은 맥락”
사진: 통일경제뉴스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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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워싱턴포스트(WP)와의 인터뷰에서 한일 관계 정상화와 관련해 “100년 전 일을 갖고 (일본에) '무조건 무릎 꿇어라'라고 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한 것에 대해 정치권은 상반된 반응을 나타냈다.

야권은 친일·굴욕 발언임을 강조하며 맹비난한 반면 국민의힘은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발언과 같은 맥락임을 주장했다.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는 25일 국회에서 개최된 원내대책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은) 대한민국 대통령이 아닌 일본 총리의 말인 줄 착각하고도 남을만큼 매우 무책임하고 몰역사적인 인식을 드러냈다”며 “일본은 피해자에 대한 사죄와 반성은커녕 강제동원 사실조차 부정했다. 초등학교 교과서 역사 왜곡을 더 강화했고, 대놓고 독도 영유권을 주장하는 외교청서를 발표했다. 기시다 (후미오) (내각)총리(대신)는 야스쿠니 신사에 공물을 봉납하고, 일본 의원 90여 명은 직접 참배까지 했다”고 비판했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윤 대통령은 더 이상 우리 국민을 부끄럽게 만들지 말기 바란다. 과거 일본 제국주의에 무참하게 침탈당한 우리의 아픈 역사도 모자라, 100년 전 우리 민족에게 행한 과오에 대해 진정한 반성도 뉘우침도 없는 일본을 향해 ‘절대 무릎 꿇지 말라’고 애걸이라도 하겠다는 것이냐?”라며 “오늘날까지 독일의 사과는 계속되고 있다. 빌리 브란트 전 서독 총리가 폴란드 바르샤바 유대인 위령탑 앞에서 무릎을 꿇고 나치의 유대인 학살에 대해 사죄한 것은 그 자체가 역사가 됐다. 그 바탕 위에 오늘날 유럽공동체가 존재함을 대통령은 진정 모르는 것이냐?”라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지금과 같은 무능한 굴욕외교로는 결코 한일관계를 평화와 번영의 동반자로 격상시킬 수 없다”며 “오욕의 과거사를 미화하며 반성하지 않는 일본한테 지울 수 없는 역사를 팔아 우리의 미래를 살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정의당 강은미 의원(비례대표, 보건복지위원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 초선)은 25일 국회에서 개최된 의원총회에서 “일본은 불법적 식민지배를 왜곡하고 정당화하면서 군국주의 과거로 회귀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데, 대한민국 대통령은 한미일 군사동맹에만 매달려 굴욕적인 대일외교를 지속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장동혁 원내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브리핑을 해 “윤석열 대통령은 외신과 인터뷰에서 한일 양국이 미래로 나아가기 위한 관계개선 방안에 대해 소신을 밝혔다”며 “발언의 취지는 명확하다. 북한의 핵이 고도화되고 연일 미사일 실험을 감행하는 대한민국의 안보 상황을 고려해 일본과 더욱 적극적으로 협력해 나가야 한다는 취지다”라고 말했다.

이어 “일본은 과거사 문제에 대해 이미 50여 차례 이상 사과했고, 한일 양국도 잘못된 과거에 대해 충분히 인식을 공유하고 있는 만큼 이제는 과거사를 딛고 앞으로 나아가자는 의지를 밝힌 것이다”라며 “한일관계 정상화를 위해 ‘김대중-오부치 선언’(21세기 새로운 한·일 파트너십 공동선언)을 이끈 김대중 대통령이 ‘50년도 안 되는 불행한 역사 때문에 1500년에 걸친 교류와 협력의 역사 전체를 무의미하게 만든다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라고 말씀하신 것과 같은 맥락이다”라고 강조했다.

장동혁 원내대변인은 “양국관계를 개선하고 미래로 나아가자고 하면서 한 발 뗄 때마다 거듭거듭 상대의 무릎을 꿇릴 생각부터 한다면 일본과의 관계는 단 한 걸음도 앞으로 나아갈 수 없을 것이다"라며 "그것은 외교 관계의 기본이자 기초 상식임을 더불어민주당도 모르지는 않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는 25일 국회에서 개최된 원내대책회의에서 “국익 앞에 여야 없다는 평범한 진리가 대한민국 국회에서 실종된 현실이 너무 안타깝다”며 “민주당은 외교까지 정쟁의 수단으로 삼는 나쁜 관성에서 벗어나 무엇이 진정 국가와 국민을 위한 길인지 다시 생각해 보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국민의힘 김정재 의원(경북 포항시북구, 국토교통위원회, 재선)은 이날 YTN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와의 인터뷰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WP 인터뷰에 대해 “일본이 무조건 무릎을 꿇으라고 하는 것은 일본이 받아들일 수 없다. ‘일본’이라는 주어가 해석에서 빠진 것 같다”고 말했다.

해당 인터뷰를 한 WP 도쿄/서울지국장인 한국계 미셸 예희 리 기자가 25일 트위터에 공개한 윤 대통령 발언 녹취록에는 “지금 유럽에선 참혹한 전쟁을 겪어도 미래를 위해서 전쟁 당사국들이 협력하고 하는데 100년 전의 일을 갖고 ‘무조건 안 된다’ ‘무조건 무릎 꿇어라’라고 하는 이것은 저(윤석열 대통령)는 받아들일 수 없다"라고 쓰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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