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정상 회담] 일본의 사과나 배상없이 "김대중-오부치 선언 계승"으로 과거사 봉합
[한일 정상 회담] 일본의 사과나 배상없이 "김대중-오부치 선언 계승"으로 과거사 봉합
  • 이광효 기자 leekwhyo@naver.com
  • 승인 2023.03.17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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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기시다 총리 공동 기자회견 "다양한 분야에서 양국 관계 개선" 합의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내각총리대신이 16일 일본 도쿄에 있는 총리 관저에서 정상회담을 한 후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내각총리대신이 16일 일본 도쿄에 있는 총리 관저에서 정상회담을 한 후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 대통령실 제공

한일 정상이 일제 강제징용 문제 등에 대한 일본측의 직접적인 사과나 배상 없이 ‘김대중-오부치 선언’ 등을 계승하는 것으로 과거사를 봉합했다. 대신 다양한 분야에서의 양국 관계 개선에 합의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내각총리대신은 16일 일본 도쿄에 있는 총리 관저에서 정상회담을 한 후 공동 기자회견을 해 이같이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은 “한국과 일본은 자유·인권·법치의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고 안보·경제·글로벌 어젠다에서 공동의 이익을 추구하는 가장 가까운 이웃이자 협력해야 할 파트너다”라며 “오늘 회담에서 저와 기시다 총리는 그간 얼어붙은 양국 관계로 인해 양국 국민들께서 직간접적으로 피해를 입어 왔다는 데 공감하고 한일 관계를 조속히 회복, 발전시켜 나가자는 데 뜻을 같이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양국의 미래를 함께 준비하자는 국민적 공감대에 따라 안보, 경제, 인적ㆍ문화 교류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을 증진시키기 위한 논의를 더욱 가속화하기로 했다”며 “양국의 풍요로운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 경제, 안보와 첨단 과학뿐만 아니라 금융, 외환 분야에서도 머리를 맞대고 함께 고민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 지소미아 완전 정상화 선언

이어 “이를 위해 외교ㆍ경제 당국 간 전략 대화를 비롯해 양국의 공동 이익을 논의하는 협의체들을 조속히 복원하기로 합의했다. 앞으로 NSC(National Security Council, 국가 안전 보장 회의) 차원의 한일 경제안보 대화 출범을 포함해 다양한 협의체가 소통을 이어 나가기를 기대하겠다”며 “우리 두 정상은 양국 정부가 긴밀히 소통하고 머리를 맞댄 결과 우리 정부의 강제징용 해법 발표를 계기로 양국이 미래지향적 발전 방향을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논의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됐다고 평가했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미래 세대가 교류하며 상호 이해를 심화할 수 있도록 양국 정부가 지원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찾아야 한다는 점에도 서로의 생각이 일치했다. 이런 차원에서 오늘 양국 경제계는 한일 미래 파트너십 기금을 설립하기로 합의했다”며 “이번 기금의 설립이 양국의 미래지향적 협력을 위한 의미 있는 교류와 협력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준비하고 지원해 주시기를 당부드린다”고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은 “오늘 아침 북한은 안보리(국제연합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위반해 또다시 장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조금 전 회담에서도 기시다 총리와 심도 있는 의견을 교환했다”며 “저와 기시다 총리는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이 한반도와 동북아시아 그리고 세계 평화를 위협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 또한 날로 고도화되고 있는 북핵ㆍ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한미일, 한일 공조가 매우 중요하며 앞으로 적극 협력해 나가자는 데 의견이 일치했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번 (징용) 해법 발표로 양국 관계가 정상화하고 발전한다면 양국이 안보 위기에 대응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라며 “저도 조금 전 (한일)정상회담에서 우리 지소미아(General Security Of Military Information Agreement, 군사정보보호협정) 완전 정상화를 선언했다"고 밝혔다.

이어 ”북한 핵·미사일 발사와 항적에 대한 정보를 양국이 공유하고 대응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한국의 자유·평화·번영의 인도-태평양 전략과 일본의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의 추진 과정에서도 국제사회와 함께 긴밀히 연대하고 협력해 나아갈 것이다”라며 “아울러 자유·인권·법치라는 보편적 가치에 기반한 국제질서가 세계의 평화와 번영을 이뤄온 만큼 이를 지겨 나가는 데 함께 힘을 모으기로 했다”고 말했다.

◆기시다 후미오 ”역사 인식에 관한 역대 내각 입장 전체적으로 계승“

윤석열 대통령은 “올해는 과거를 직시하고 상호 이해와 신뢰에 기초한 관계를 발전시키고자 1998년 발표된 김대중-오부치 공동선언이 25주년이 되는 해다. 이번 회담은 김대중-오부치 공동선언의 정신을 발전적으로 계승해 양국 간 불행한 역사를 극복하고 한일 간 협력의 새 시대를 여는 첫걸음이 됐다”며 “앞으로도 우리 두 정상은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필요하면 수시로 만나는 셔틀외교를 통해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협력해 나아갈 것이다”라고 밝혔다.

기시다 후미오 총리는 “일전에 한국 정부는 옛 한반도 출신 노동자 문제에 관한 조치를 발표했다. 일본 정부로선 이 조치를 매우 어려운 상태에 있던 양국 관계를 건전한 관계로 되돌리기 위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며 “그때 일본 정부는 1998년 10월에 발표한 한일 공동선언을 포함해 역사 인식에 관한 역대 내각의 입장을 전체적으로 계승하고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 앞으로 조치의 실시와 함께 양국 간 정치, 경제, 문화 등 분야에서 교류가 힘차게 확대될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지난 1998년 10월 8일 도쿄에서 당시 김대중 대통령과 오부치 게이조 일본 내각총리대신은 ‘21세기 새로운 한·일 파트너십 공동선언’을 발표해 “오부치 총리대신은 금세기의 한·일 양국관계를 돌이켜보고 일본이 과거 한때 식민지 지배로 인해 한국 국민에게 다대한 손해와 고통을 안겨줬다는 역사적 사실을 겸허히 받아들이면서 이에 대해 통절한 반성과 마음으로부터의 사죄를 했다”며 “김대중 대통령은 이러한 오부치 총리대신의 역사인식 표명을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이를 평가하는 동시에 양국이 과거의 불행한 역사를 극복하고 화해와 선린우호·협력에 입각한 미래지향적인 관계를 발전시키기 위해 서로 노력하는 것이 시대적 요청이라는 뜻을 표명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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