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국민의 뜻으로, 국민과 함께 혁신위원회’가 국민의힘 이준석 전 당 대표와 홍준표 대구광역시 시장 등의 징계를 해제하는 '일괄 대사면'을 당 지도부에 건의한다.
혁신위는 30일 국립서울현충원 인근 카페에서 회의를 열어 이같이 의결했다. 징계 해제 여부는 11월 2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결정된다.
이에 앞서 혁신위는 당 화합 차원에서의 대사면을 '1호 안건'으로 논의해 왔다.
현재 당원권 정지 등 징계를 받은 이준석 전 당 대표와 홍준표 대구광역시장, 김재원 최고위원 등이 대상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오신환 혁신위 위원은 30일 카페에서 기자들에게 “(징계 해제를) 누구부터 누구까지 할 것이냐는 지도부가 판단할 문제다”라며 “('사면'이라는 용어는) 이해하기 쉽게 정치적인 용어로 승화시켜서 쓴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준석 전 대표는 '성 상납 증거인멸 교사 의혹', 윤석열 대통령과 당에 대한 거듭된 공개 비난 등의 사유로 1년 6개월 당원권 정지 징계가 내려져 내년 1월에 징계가 풀린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수해 골프' 논란으로 당원권 정지 10개월 징계를 받았다. 정지 기간은 내년 5월까지다.
김재원 최고위원은 광주 민주화 운동, 제주4ㆍ3사건 등에 대한 연이은 설화로 당원권 정지 1년 징계를 받았다. 정지 기간은 내년 5월까지다.
하지만 당사자들은 강하게 반발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30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사면은 죄를 지은 자를 용서해 주는 대통령의 권한이다. 당에 무슨 대통령이 있느냐?”라며 “단순히 징계를 취소해 버리면 될 것을 대사면 운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홍준표 시장은 29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권력의 힘으로 당 대표가 되더니 헛된 꿈을 꾸기 시작하면서 나를 잠재적인 경쟁자로 보고 상임고문 해촉하고 말도 안 되는 사유를 들어 징계하는 모욕을 주고 이제 와서 사면하겠다는 제스처를 취한들 내가 그것을 받아 주겠나?”라며 “영남 안방 방구석 4선으로 총선 지휘할 역량이 되겠나?”라며 현재 국민의힘 당 대표인 김기현 의원(울산 남구을, 행정안전위원회, 4선)에게 직격탄을 날렸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 박정하 수석대변인은 30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홍 시장은 지난 7월 수해가 심했던 상황에서 골프를 한 것을 이제 와서 아무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는 것인지, 당시 중앙윤리위원회 위원들의 의견도 들어본 것인지 반문하고 싶다”며 “당시 중앙윤리위원회 징계 결정을 다시 돌아보라”고 지적했다.
박정하 수석대변인은 “홍 시장이 주말 내내 글을 굉장히 많이 올렸는데 일부 댓글을 보니 '홍카콜라인 줄 알았더니 쉰카콜라구나'라는 글이 있었다”며 “당이 어렵고 힘든 상황인데 당을 오래 지켜온 중진으로서 감안하고 해 줬으면 한다. 각각의 이야기를 뱉어내듯 쏟아내는 것은 자중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 이준석 당 대표는 30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제발 사면 받아줘’는 이제 그만 하자. 좀스럽고 민망하다”며 “그리고 이준석한테는 몰라도, 홍준표 시장에게는 그러면 안 된다. 쉰카콜라라는 말이 당 대변인 입에서 나오는 것이 말이 되느냐?”라고 비판했다.
이준석 대표는 이날 SBS ‘김태현의 정치쇼’와의 인터뷰에서 “지금까지 굉장히 정당의 윤리위 징계를 희화화하면서 사용해 왔던 사람들이 이것(징계 해제)을 무슨 대단한 시혜적 조치인 것처럼 하고 있다”며 “저는 이해가 지금 안 간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