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와 배현진 최고위원이 유튜브 등을 통해 생중계되고 있는 가운데 비공개 회의를 놓고 최고위원회의에서 원색적으로 충돌했다. 이 과정에서 고성과 반말이 오갔다.
우리나라를 포함해 전 세계적으로 경제 위기가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국정의 무한 책임을 져야 할 집권 여당이 소모적인 내부 갈등만 반복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이준석 대표는 20일 국회에서 개최된 최고위원회의에서 “오늘 저는 별다른 모두발언은 없다”며 “회의가 공개 부분과 비공개 부분으로 나눠서 진행되는데 비공개 부분들이 자꾸 언론에 따옴표까지 인용돼 보도되는 상황이 발생해 최고위원회의 의장 직권으로 오늘부터 비공개 회의에서 현안 논의를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준석 대표는 16일에도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배현진 최고위원은 “그동안 저희가 최고위원회의를 할 때마다 참 답답했다. 비공개 회의가 아니라 이 순간의 미공개 회의로 저희가 최고위원들의 속사정을 터놓고 이야기할 수 없을 정도로 그 내용들이 낱낱이 언론에 공개되면서 참 낯부끄러울 때가 한두 번이 아니었다”며 “현안 논의를 하지 않아야 하는 것이 아니라 비공개 회의를 좀 더 철저하게 단속해서 당내에서 필요한 내부 이야기는 건강하게 이어가야 한다”며 반기를 들었다.
그러나 이준석 대표는 회의 말미에 “비공개 회의는 오늘 진행되지 않을 것이고 국제위원회 위원장 임명 건 관련 의견이 있는 분은 제시해 달라”고 말했다.
그러자 배현진 최고위원은 “비공개 회의를 그렇게 일방적으로 없애면 어떻게 하나?”라며 “제가 회의 단속을 해 달라고 누차 제안하지 않았나?”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권성동 원내대표가 말렸지만 두 사람의 설전은 지속됐다.
이준석 대표는 배현진 최고위원에게 “발언권을 득해서 말하라”며 "특정인이 참석했을 때 유출이 많이 된다는 이야기까지 나오기 때문에 이 상황을 더 이상 묵과할 수 없다“고 말했다.
배 최고위원은 ”대표님이 많이 유출하지 않았나?“라며 ”누구 핑계를 대며 지금 비공개 회의를 탓하나?“라고 반박했다.
배현진 최고위원은 "최고위의 건전한 회의 기능과 권한에 대해 대표가 의장 직권으로 여태 단속을 제대로 안 했다”고 지적했고 이 대표는 "한번 단속해 볼까요?“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논의할 사항이 있으면 의사권을 권 원내대표에게 이양하고 나가겠다”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어 배 최고위원이 “(이 대표) 본인이 (비공개 내용을) 제일 많이 유출했다”고 말하자 이 대표는 다시 자리로 돌아오며 “내 이야기를 내가 유출했다고”라며 불쾌감을 나타냈다.
16일 국회에서 개최된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안철수 의원(경기 성남시분당구갑, 3선)이 추천한 최고위원 인선안에 대해 이준석 대표는 “땡깡부린다”며 반대 입장을 밝혔다.
이에 대해 배현진 최고위원은 “졸렬해 보인다”며 이준석 대표를 비판했고 이준석 대표는 “지도부 구성을 바꾸는 중요한 문제”라고 반박했다.
13일 국회에서 개최된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배현진 최고위원은 이준석 대표가 설치한 혁신위원회에 대해 “혁신위가 자잘한 사조직으로 오해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배현진 최고위원은 20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당 지도부가 수시로 방송에 출연하며 ‘나는 다 알아요’ 식으로 지도부 회의 내용을 전파했을 때 그 작은 영웅담이 우리 스스로를 얼마나 우습게 만드는지 안타깝게 지켜봐 왔다”며 “지도자의 한 마디는 천금 같아야 한다. 비공개라면 철석같이 비공개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이준석 대표는 이날 KBS 라디오 ‘주진우 라이브’와의 인터뷰에서 “저는 영웅담을 한 적이 없다”며 “제가 뭘 유출하나? 저는 할 말이 있으면 밖에 나가서 하는 스타일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회는 오는 22일 저녁 7시에 회의를 열어 지난 4월 징계 절차가 시작된 이준석 대표의 ‘성 상납 증거인멸 교사 의혹’ 관련 서면 소명 자료를 검토하고 김철근 국민의힘 당 대표 정무실장을 불러 사실관계 확인 절차를 진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