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군 “북남합의에 따라 비무장화된 지대들에 군대 다시 진출”
북한군 “북남합의에 따라 비무장화된 지대들에 군대 다시 진출”
  • 이광효 기자 leekwhyo@naver.com
  • 승인 2020.06.16 2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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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과 금강산 등에 영향 가능성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북한군이 남북합의로 비무장화된 지역에 다시 진출하고 남쪽을 향해 삐라(전단)를 살포할 것임을 예고했다.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북한 인민군 총참모부는 16일 '공개보도' 형식으로 발표한 입장문에서 “우리 군대는 최근 각일각 북남관계가 악화일로로 줄달음치고 있는 사태를 예리하게 주시하고 있다”며 “우리는 당 중앙위원회 통일전선부와 대적 관계부서들로부터 북남합의에 따라 비무장화된 지대들에 군대가 다시 진출하여 전선을 요새화하며 대남 군사적 경계를 더욱 강화하기 위한 조치를 취할 수 있게 행동 방안을 연구할 데 대한 의견을 접수하였다”고 말했다.

북한 인민군 총참모부가 밝힌 ‘북남합의에 따라 비무장화된 지대들’에 대해 개성과 금강산 일대를 의미하는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개성은 과거 유사시 최우선 남침 통로로 여겨진 곳이다. 지난 2003년 개성공단 착공 이전까지 개성과 판문읍 봉동리 일대에는 2군단 소속의 6사단, 64사단, 62포병여단이 배치돼 있었다. 금강산도 그동안 남측 관광객이 이용하던 통로들에 군 부대를 배치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2018년 9월 19일 당시 송영무 국방부 장관과  북한 인민무력상 조선인민군 대장 노광철이 발표한 ‘역사적인 ’판문점선언‘ 이행을 위한 군사분야 합의서’에는 “쌍방은 비무장지대 안에 감시초소(GP)를 전부 철수하기 위한 시범적 조치로 상호 1km 이내 근접해 있는 남북 감시초소들을 완전히 철수하기로 하였다”고 명시돼 있다.

북한 인민군 총참모부의 이번 발표에 따라 GP(휴전선 감시 초소, Guard Post) 철수 조치도 철회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총참모부는 “지상전선과 서남해상의 많은 구역을 개방하고 철저한 안전조치를 강구하여 예견되어 있는 각계각층 우리 인민들의 대규모적인 대적삐라 살포 투쟁을 적극 협조할 데 대한 의견도 접수하였다”며 “우리는 이상과 같은 의견들을 신속히 실행하기 위한 군사적 행동계획들을 작성하여 당 중앙군사위원회의 승인을 받게 될 것이다. 우리 군대는 당과 정부의 그 어떤 결정 지시도 신속하고 철저히 관철할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 인민군 총참모부는 남한의 합동참모본부에 해당하는 조직이다. 북한의 모든 군사작전을 지휘하는 군령권을 행사한다.

이에 대해 국방부 최현수 대변인은 16일 서울 국방부 청사에서 한 브리핑에서 “현재 저희가 이번 상황에 대해선 엄중하게 보고 있고, 북한군 동향에 대해선 한미 간 긴밀한 공조 하에 면밀하게 감시·추적하고 있다. 그리고 우리 군은 어떤 상황에 대해서도 대비할 수 있도록 군사대비태세를 갖추고 있다”며 “9ㆍ19 군사합의는 준수돼야 한다는 것이 저희의 기본입장”이라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조정식 정책위원회 의장은 이날 국회에서 개최된 원내대책회의에서 “남북관계의 안정적 발전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하는 일도 시급한 과제다. 평화경제특구법 처리와 더불어 4ㆍ27 판문점 선언 국회 비준, 당론채택 절차를 신속히 마무리하겠다”며 “미래통합당에도 당부 말씀 드린다. 경제위기와 남북 문제 등으로 대내외 환경이 대단히 엄중한 상황이다. 단 1분 1초도 국회를 멈출 여유가 없다. 여야가 함께 머리를 맞대고 국난극복을 위해 힘을 모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미래통합당 배준영 대변인은 “9ㆍ19 군사합의 이후 남북이 가장 먼저 했던 행동이 비무장지대에서의 GP 철수였다. 그렇기에 오늘 북한의 협박은 시계를 2년 전으로 되돌리겠다는 선언이나 다름없을 것”이라며 “무엇보다 북한 김여정 제1부부장의 하명 아래, 우리 국민들을 윽박지르고 온갖 구차한 근거들까지 동원해 처벌하겠다던 그 ‘전단살포’를 북한이 하겠다고 나선 것은 참 어리둥절한 일”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북한이 올해만 5차례 미사일 도발을 강행해도, GP에 북한군의 총알이 박혀도, 침묵으로 일관해 오던 정부는 남북긴장 상황의 원인이 ‘대북전단’에 있는 것처럼 행동해 왔다”며 “‘남북 정상 간 합의를 정면 위반함으로써 남북 간 긴장을 조성했다’, ‘안보에 위해를 가져오는 행동에 대해 단호히 대응할 것’이라며 비난의 화살을 우리 국민들에게 겨눴던 정부가 그 말 그대로 북한에게 할 수 있는지 지켜볼 일”이라고 말했다.

민생당 전 의원인 박지원 단국대학교 석좌교수는 16일 YTN 라디오 ‘노영희의 출발 새아침’과의 인터뷰에서 “지금은 대화가 어렵지만, 우리가 인내하면서 새로운 방법을 모색하는 것이 좋다”며 “방호복을 입혀서라도 꼭 특사가 북한과 미국에 가 설득해서 남북 정상회담과 한미 정상회담을 빨리 열어 남북미 정상들이 머리를 맞대고 이러한 문제를 해결해 나갔으면 하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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