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북남 모든 통신 연락선 차단ㆍ폐기, 대남사업→대적사업 전환” 선언
北 “북남 모든 통신 연락선 차단ㆍ폐기, 대남사업→대적사업 전환” 선언
  • 이광효 기자 leekwhyo@naver.com
  • 승인 2020.06.09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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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9월 18일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회 위원장이 평양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본부 청사에서 정상회담장으로 이동하는 모습. 앞쪽에 김 위원장 동생인 김여정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이 보인다./사진=연합뉴스
2018년 9월 18일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회 위원장이 평양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본부 청사에서 정상회담장으로 이동하는 모습. 앞쪽에 김 위원장 동생인 김여정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이 보인다./사진=연합뉴스

북한이 대북전단 살포를 이유로 9일 모든 남북 간 통신연락 채널을 완전히 차단·폐기할 것임을 밝혀 남북 관계가 지난 2017년 이후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실제로 이날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와 동·서해지구 군 통신선 및 함정 간 국제상선공통망(핫라인) 등 남북 간 연락채널은 북측의 무응답으로 먹통 상태다.

조선중앙통신은 9일 '북남 사이의 모든 통신연락선들을 완전 차단해 버리는 조치를 취함에 대하여'라는 제목의 '보도'에서 “6월 9일 12시부터 북남 공동연락사무소를 통해 유지해 오던 북남 당국 사이의 통신연락선, 북남 군부 사이의 동서해통신연락선, 북남통신시험연락선, 노동당 중앙위원회 본부청사와 청와대 사이의 직통통신연락선을 완전 차단·폐기하게 된다”고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은 “전날 대남사업 부서들의 사업총화회의가 열렸으며 김여정 당 제1부부장과 김영철 당 중앙위 부위원장이 대남사업을 철저히 대적사업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배신자들과 쓰레기들이 저지른 죗값을 정확히 계산하기 위한 단계별 대적사업 계획들을 심의했다”며 “우선 북남 사이의 모든 통신 연락선들을 완전히 차단해 버릴 데 대한 지시를 내렸다”고 전했다.

북한은 이날 오전 9시에 각각 있은 통일부와 군의 정기 통화 시도에 응답하지 않았다.

북한의 이런 강경 조치에 정부는 고심하고 있다.

통일부 당국자는 “남북 간 통신선은 소통을 위한 기본 수단이므로 남북 간 합의에 따라 유지돼야 한다”며 “정부는 남북합의를 준수하면서 한반도 평화와 번영을 위해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정치권은 한 목소리로 북한의 이번 조치를 비판하면서도 대북전단에 대해선 상반된 입장을 나타냈다.

더불어민주당 조정식 정책위원회 의장은 이날 국회에서 개최된 원내대책회의에서 “북한이 이같은 선언을 하게 된 가장 직접적인 원인은 일부 탈북자 단체의 대북전단 무단 살포에 대한 반발이다. 아울러 대남 압박 및 한반도 긴장 고조를 통해 장기간 교착 상태에 놓인 북미협상 재개의 실마리를 얻으려는 의도로도 분석된다”며 “그러나 어떤 명분과 이유로도 남북 두 정상이 3차례 정상회담을 거치며 어렵게 쌓아올린 신뢰와 믿음을 훼손하는 조치를 정당화 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조정식 정책위의장은 “남북 간 연락채널의 정상적 운영은 군사적 긴장 완화 및 전쟁 위험 억제 등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가장 기본적인 전제조건이다. 이를 폐기하는 것은 대결과 적대의 과거로 퇴행하자는 말과 마찬가지다. 더욱이 우리 정부는 북한이 반발하고 있는 대북전단 문제에 대해서도 남북 정상 사이의 합의정신에 따라 강력하게 대처하겠다는 뜻을 이미 밝혔다”며 “북한 당국 역시 우리 정부의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 의지에 화답해야 한다. 일부 극소수 집단에 의한 대북전단 무단 살포를 빌미로 남북화해와 협력의 새 시대를 향한 문에 빗장을 거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될 것이다. 모든 남북 연락채널을 폐쇄하겠다는 조치를 즉각 철회하고 판문점 선언과 평양선언 정신에 따라 남북 합의사안 이행에 적극 협력해 주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조정식 의장은 “대북전단 무단 살포 등 그동안 남북관계 발전에 장애물로 작용해 온 문제들도 이번 기회에 과감하게 정리할 필요가 있다”며 “특히 일부 보수단체가 오는 25일, 또다시 대북전단을 대량 살포하겠다고 나선 만큼 정부는 이에 대해 엄정하고 강력한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향후 유사한 사태가 재발되지 않도록 더불어민주당은 입법적 차원에서 적극적인 대응방안을 조속히 마련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송갑석 대변인은 “북한이 이같은 결정을 한 가장 직접적인 원인은 일부 탈북자 단체가 자행한 대북전단 무단 살포일 것이다. 우리 정부는 북한 당국이 강하게 문제제기 하고 있는 대북전단 살포와 관련해 강력하게 대처하겠다는 뜻을 이미 밝힌 바 있다”며 “더불어민주당은 입법으로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고 대응하겠다. 북한 당국도 정부와 여당의 입장에 화답하고 신중하게 행동할 것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윤건영 의원(서울 구로구을, 초선)은 9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의 이번 조치에 대해 “남북정상 간 있었던 합의사항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것에 따른 북측의 누적된 불만 같다”며 “대표적인 게 대북 전단지 살포인데 이게 분명하게 4ㆍ27 판문점 선언에서 남과 북 정상이 합의했던 부분이다. 양쪽에 남과 북의 정상들이 합의한 사항에 대해서 북측이 보기에는 제대로 안 지켜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지난 2018년 4월 27일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회 위원장이 합의해 발표한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을 위한 판문점선언’ 제2조1항은 “남과 북은 지상과 해상, 공중을 비롯한 모든 공간에서 군사적 긴장과 충돌의 근원으로 되는 상대방에 대한 일체의 적대행위를 전면 중지하기로 하였다”며 “당면하여 5월 1일부터 군사분계선 일대에서 확성기 방송과 전단살포를 비롯한 모든 적대행위들을 중지하고 그 수단을 철폐하며, 앞으로 비무장지대를 실질적인 평화지대로 만들어 나가기로 하였다”고 명시하고 있다.

정의당 김종철 선임대변인은 “지난 2018년 판문점 선언을 파기하는 그릇된 행위로서 대단히 유감이다. 외교 관계에서는 신뢰가 최우선이다. 비핵화 협상이 아무리 자신들의 뜻대로 흘러가지 않는다 하더라도 이렇게 일방적이고 극단적인 행보를 보여서는 안 된다”며 “모든 연락을 끊겠다는 북한의 엄포는 과거 실패했던 고립의 길로 다시 들어서는 것일 뿐이다. 대한민국 국민은 오로지 평화로운 한반도에서 북한의 동포와 상생·공존하기를 원하고 있다. 북한은 지금이라도 마음을 가다듬고 대화의 장으로 나오기 바란다. 대화와 협력 이외에 다른 선택지가 없다는 것을 모르지 않을 것”이라고 촉구했다.

이어 “정부는 끝까지 인내하며 북한과의 대화의 끈을 놓지 말아야 할 것”이라며 “한반도 평화를 위한 부단한 노력을 경주해 주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미래통합당 이종배 정책위의장은 이날 국회에서 개최된 원내대책회의에서 “지난 4일 북한 김여정 제1부부장이 대북전단 살포를 빌미로 경고한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철폐가 5일 만에 현실화되는 수순을 밟고 있다. 북한이 담화문을 통해 밝힌 시나리오대로라면 개성공단 철거, 9ㆍ19 남북군사합의 파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처럼 예고된 남북관계 파행에도 우리 관계당국은 이렇다 할 대책은커녕 아직도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며 “북한의 모욕적이고 그릇된 행보에도 일언반구 응대하지 못하면서 도리어 국민들을 행해서 대북전단 살포 금지법을 거론하면서 굴종적인 대북관을 강요하고 홀로 남북교류 협력 사업에 대한 열정만 비추고 있다. 참으로 한심하고 참담한 대북정책이 아닐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종배 의장은 “전문가들은 이처럼 능멸에 가까운 북한의 대남공세가 핵 역량 강화나 무력도발을 위한 초석일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정부의 굴종이 더 큰 안보위기를 불러일으킬 수도 있다는 의미로 보여진다”며 “정부의 침묵이 북한의 도발을 가속화시키고 한반도 평화를 매우 위태롭게 하고 있다고 보여진다. 정부는 더이상 굴욕적인 침묵으로 북한 눈치 보지 말고 북한 도발에 단호히 대처하고 혹시 모를 최악의 상황에 대비한 견고한 안보 태세를 갖춰줄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말했다.

미래통합당 배준영 대변인은 “북한의 입장에서 북한 주민들에게 세습독재 정권의 문제와 외부의 실상을 알리는 전단지가 싫은 것은 당연할 것”이라며 “하지만 왜, 북한도 아닌 우리 정부와 여당에서 북한의 편을 들고, 김여정의 말을 떠받드는가”라고 비판했다.

배준영 대변인은 “남북 정상이 합의한 판문점 선언 특히 일체의 적대적 행위를 하지 않기로 한 약속을 어긴 것은 북한이었다. 미사일 도발과 총격으로 남북 군사합의를 무력화한 것은 우리가 아닌 북한”이라며 “물론 전단 살포 지역 인근에 사는 주민들이 느끼는 공포심과 안전에 대한 우려는 당연하며 마땅히 정부가 해야 하는 조치다. 그렇다고 적반하장식으로 구는 불량 국가 북한을 비판하기는커녕 감싸기까지 하는, 저자세, 굴종적 자세로 일관하는 우리 정부의 태도는 주권국가의 정상적 대응이라고 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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