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남 군사행동계획 보류" 김정은의 깊은 뜻은?..3일 만에 대남 확성기 10여개 철거
"대남 군사행동계획 보류" 김정은의 깊은 뜻은?..3일 만에 대남 확성기 10여개 철거
  • 이광효 기자 leekwhyo@naver.com
  • 승인 2020.06.24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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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오전 인천광역시 강화군 평화전망대에서 바라본 북한 황해북도 개풍군 한 야산 중턱에 어제까지 설치돼 있었던 대남 확성기가 철거돼 있다./사진=연합뉴스
24일 오전 인천광역시 강화군 평화전망대에서 바라본 북한 황해북도 개풍군의 한 야산 중턱에 어제까지 설치돼 있었던 대남 확성기가 철거돼 있다./사진=연합뉴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회 위원장이 대남 군사행동계획을 보류하고 북한은 재설치 3일 만에 대남 확성기 10여개를 철거해 지난 2017년 이후 최악으로 치닫던 남북 관계가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24일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23일 조선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예비회의를 주재하고 대남 군사행동계획을 보류했다.

조선중앙통신은 “예비회의에서 조선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는 조성된 최근 정세를 평가하고 조선인민군 총참모부가 당 중앙군사위 제7기 제5차 회의에 제기한 대남군사행동계획들을 보류했다”고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은 “예비회의에선 당 중앙군사위원회 제7기 제5차 회의에 상정시킬 주요 군사정책 토의안들을 심의했으며 본회의에 제출할 보고, 결정서들과 나라의 전쟁억제력을 더욱 강화하기 위한 국가적 대책들을 반영한 여러 문건들을 연구했다”고 덧붙였다.

이번 보류 결정은 대내용 매체인 노동신문 1면에도 보도돼 전 주민에게 알려졌지만 예비회의 관련 사진은 따로 공개되지 않았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정부 소식통은 24일 “북한이 강원도 철원군 평화전망대 인근 최전방 일부 지역에서 재설치한 대남 확성기 10여개를 철거하고 있다”고 밝혔다. 철거 작업 동향은 이날 오전부터 포착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지난 21일 오후부터 전방 지역에서 대남 확성기 방송 시설 재설치 작업을 했다. 최소 30여 곳에 대남 확성기가 재설치된 정황이 포착됐다.

이런 가운데 북한 대외선전매체의 대북전단 살포 비난 기사 여러 건이 일시에 삭제됐다. 24일 '조선의 오늘'과 '통일의 메아리', '메아리' 등 대외 선전매체 홈페이지에서 이날 새벽 보도된 대남비난 기사 13건이 반나절도 안 돼 모두 삭제됐다.

이에 대해 통일부 여상기 대변인은 24일 서울 통일부 청사에서 한 브리핑에서 “남북 간 합의는 지켜야 한다는 정부의 기본 입장에서는 변함이 없으며, 이와는 별도로 대북전단 살포 등 남북 간 긴장을 조성하고 접경지역 주민의 안전을 위협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앞으로도 단호하고 엄정하게 대처해 나갈 방침”이라며 “어제 화상회의는 김정은 위원장이 화상회의를 주재했다는 점에서 매우 이례적인데, 북한 보도를 기준으로 보았을 때 김정은 위원장이 화상회의를 개최한 것은 처음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치권은 북한의 이번 조치를 한목소리로 환영하면서도 상반된 반응을 나타냈다. 더불어민주당 등은 남북 합의 이행과 소통과 협력을, 미래통합당은 대북 경계를 늦추지 말 것을 촉구했다.

더불어민주당 송갑석 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한 브리핑에서 “더불어민주당은 북측의 이번 결정을 환영하며, 이를 계기로 남북 간 군사적 긴장이 완화되기를 기대한다. 대결이 아닌 대화야말로 한반도 평화의 유일한 길”이라며 “그동안 한반도 정세를 평화로 전환하고자 했던 남북의 노력이 헛되지 않도록, 4ㆍ27 판문점 선언과 9ㆍ19 평양공동 선언의 합의정신을 토대로 남북 간 소통과 협력이 조속히 재개되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개최된 최고위원회의에서 “우리는 그 어떤 도발도 용납하지 않고 전쟁을 억제할 단호한 의지와 강한 힘을 가진 동시에 한반도 평화를 위한 여정을 결코 멈출 수 없다. 한반도 평화는 하루아침에 이뤄지지 않는다”며 “남북의 정부와 국민 모두 인내심과 서로를 존중하는 지속적인 대화, 적극적인 교류협력을 통해서만 한반도 평화를 만들어 낼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군사조치 보류를 저희 당은 환영한다. 이에 남북 양측이 다시 건설적인 대화의 장에 마주앉기를 다시 한 번 촉구한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본인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북측이 대남 군사조치를 보류하기로 했다. 환영한다. 진정한 안보는 평화를 정착시키는 것이다. 남북관계 악화는 결국 남과 북 모두의 손실로 귀결된다”며 “신뢰는 약속을 지키는 것에서 출발한다. 우리부터 무슨 수를 써서라도 약속을 지켜나가야 한다. 국회는 가장 빠른 시기에 4ㆍ27 판문점 선언을 비준하고 대북전단금지법을 입법해야 하며, 합의에 반하는 대북전단을 철저히 통제하고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재명 지사는 지난 22일 파주시에서 대북전단을 살포했다고 주장하는 단체에 대한 긴급 수사를 지시했다.

이재명 지사는 24일 경기도특별사법경찰단에 “도민의 생명과 안전을 돈벌이 수단으로 활용하는 행위에 관용이란 없다”며 “관련 단체의 전단 살포에 대해 즉시 수사를 개시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따라 경기도 특사경은 관련 단체 대표를 중심으로 해당 단체의 경기도 행정명령 위반사실 여부에 대해 내사단계에 돌입했다.

정의당 김종철 선임대변인은 “남북관계가 벼랑 끝을 치달아가던 상황에서 북한 스스로 제동을 건 것으로써 환영의 뜻을 보낸다. 매우 현명한 판단이라 평가한다. 오늘을 기점으로 북한은 4ㆍ27 판문점 합의와 9ㆍ19 군사합의 복원과 이행에 적극적으로 나서기 바란다”며 “특히 북한의 최고지도자인 김정은 위원장이 직접 움직여 유화적인 움직임을 보여준 것은 남북관계를 다시 진전시키고 싶다는 신호로 읽힌다. 정부는 이에 적극적으로 응답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종철 선임대변인은 “무엇보다 남북관계 경색의 기폭제가 된 대북전단의 살포를 비롯해 남북 간의 합의를 어기는 모든 그릇된 시도를 차단하도록 나서야 한다”며 ▲대북전단 살포 금지법 제정 ▲판문점 선언 국회 비준 및 남북군사합의 전면 이행 ▲한미연합훈련 최소화를 촉구했다.

정의당 김종대 한반도평화본부장은 24일 KBS 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와의 인터뷰에서 “김정은 위원장은 만류를 했는데, 거듭되는 군부 간언에 의해서 ‘그래, 너희들이 정 그렇다면 내가 어쩔 수 없이 허락한다’는 식으로 군사행동이 재개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박진 미래통합당 외교안보특별위원회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개최된 ‘비상대책위원ㆍ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북한의 대남 군사행동계획 보류에 대해 “일단 다행이고 북한의 강온양면 전략으로 보인다. 현 시점에서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키는 것이 북한에도 도움이 안 된다고 판단한 것 같다”며 “그러나 대남 군사행동계획 자체나 대남 대적선언이 철회된 것은 아니다. 때문에 우리 정부는 대북경계태세를 늦추고 이완시키면 안 된다. 계속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대응태세를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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