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기업공개(IPO) 시장에 개미들을 울리는 ‘뻥튀기 상장’ 의혹이 확산하면서 금융당국의 대응이 주목된다.
'뻥튀기 상장'은 기업의 내부 경영실상과 달리 상장을 위한 형식적 요건만을 구비해 과장허위 광고로 코스닥이나 코스피에 상장한 후 주가 하락을 통해 개미들을 울리는 전형적인 부실 상장 수법이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24일 한국거래소, 금융투자협회, 5개 증권사(미래·KB·신한·대신·신영)와 ‘IPO 시장의 공정과 신뢰 제고를 위한 간담회’를 개최했다고 26일 밝혔다.
이는 최근 불거진 반도체 팹리스 업체 ‘파두’의 상장 후 주가폭락 사태를 계기로 기업공개(IPO) 시장의 재무정보 투명성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지난 8월 기술특례 기업으로 상장한 파두는 올해 연간 매출액 추정을 1천202억 원으로 제시했으나 2분기(4∼6월) 매출이 5천900만 원에 그치는 등 투자설명서에서 투자위험요소를 제대로 고지하지 않았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어 3분기 매출이 3억2081만원이라고 공시하자 주가가 폭락해, 상장 당시 공모가 3만1000원이 지난 24일 종가 기준 2만2850원까지 떨어졌다.
파두가 상장하면서 투자자를 기만했다는 논란에 금감원은 주관 증권사와 파두를 대상으로 심사 당시 실적을 제대로 제출했는지 확인에 나선 바 있다.
금감원은 이번 간담회에서 지난 7월 발표한 △일주일 내 신속심사·대면협의 △투자자 이슈가 있는 건에 대한 중점심사 원칙을 유지하되, 향후 IPO 증권 심사 시 직전 월까지의 매출액·영업손익 등이 투자위험요소가 기재됐는지 여부도 확인하기로 했다.
특히 투자 판단에 필요한 정보를 충실히 공시하도록 하고 중요한 정보가 누락되거나 거짓으로 기재된 경우 불공정거래 조사를 실시할 방침이다.
아울러 이번 간담회에서 금감원은 공모가 산정과 인수인 실사의견 기재방식을 표준화하고 필수 정보가 누락되지 않고 이해되도록 정비할 방침을 밝혔다. 부실기재 사항은 공식 정정요구를 거쳐 효력을 재기산하고 경미한 자진정정 일정 변경은 최소화될 예정이다.
증권신고서 제출기업·주관사별 과거 심사내역을 분석할 수 있는 전자공시시스템(DART) 검토시스템 기능을 확충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이 밖에 내년 중 업계·유관기관 공동으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내부통제기준 강화, 기업실사 준수사항, 공모가 산정 회사 표준모델, 수수료 체계 개선방안을 마련하겠다고 금감원은 전했다.
이와 함께 한국거래소도 지난 7월 발표한 ‘기술특례 상장제도 개선방안’에 따라 투자자 보호를 강화할 예정이다. 기술특례상장기업의 상장 후 조기부실을 방지하기 위해 상장주선인의 책임을 강화하고 기술특례상장 관련 정보 시스템 구축을 완료해 시장 감시·견제 기능을 확대한다는 것이다. 자본잠식 상태인 기술기업에 대한 상장 심사 시 자본잠식 해소 계획을 기재해 제출하도록 요구하는 내용도 담겼다.
금융투자협회도 기업실사 내부통제기준 마련·운영 여부를 인수업무규정으로 의무화해 내부통제를 강화하고, IPO 기업실사 관련 업무 프로세스를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김정태 금융감독원 공시·조사 부원장보는 간담회 모두발언에서 "안타깝게도 최근에 상장 직후 부진한 실적을 공개한 기업의 주가가 급락하면서 시장의 신뢰가 훼손되는 일이 발생했다"라며 "고의로 투자자를 기망해 시장의 신뢰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경우 금감원의 조사역량을 총동원해 불공정거래 등 위법 여부를 확인하고 엄정히 조치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