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디락스 분위기에 찬물 끼얹는 국제유가 급등세... 두바이유, 10개월 만에 배럴당 90달러 돌파
골디락스 분위기에 찬물 끼얹는 국제유가 급등세... 두바이유, 10개월 만에 배럴당 90달러 돌파
  • 정연미 기자 kotrin3@hanmail.net
  • 승인 2023.09.10 1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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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주유소 기름값도 9주 연속 상승...휴발유 1750원 '5원↑'·경유 1640원 '10.6원↑'
@SK네트웍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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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가오는 골디락스(Goldilocks) 분위기에 국제유가가 10개월 만에 배럴당 90달러대로 치솟으며 찬물을 끼얹었다.

국제유가 급등은 미국 연방준비제도 이사회의 금리동결 또는 금리인하 가능성에 직간접적으로 악영향을 끼칠수 있다. 지난 주까지 미국 경제는 안정된 고용시장과 물가상승 분위기에 골리락스가 올 것이라는 기대가 한껏 부풀어지고 있었다.

골디락스란 영국 동화에 나오는 소녀의 이름으로 곰 세마리와 가장 적당한 온도의 부드러운 죽을 먹으로 행복감을 느낀다는 의미의 '최적상태의 완만한 경제성장'을 일컫는 경제용어다.   

그런데  최근 유가가 고공행진하며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들이 금리 인하나 동결이 아니라 추가적인 통화 긴축으로 선회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7일(현지시간)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는 7거래일 연속 상승했던 브렌트유 선물이 0.68달러(-0.8%) 하락한 배럴당 89.92달러로 마감했다. 전날 브렌트유는 지난해 11월16일 이후 처음으로 90달러를 웃돌았다.

같은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0월 인도분 미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종가는 배럴당 86.87달러를 기록했다.  WTI 선물 역시 9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간 뒤 10거래일만에 소폭 하락했다.

국내 수입 원유 가격의 기준이 되는 두바이유의 경우도 10개월 만에 90달러를 돌파하며 전주보다 3.5달러 오른 배럴당 90.2달러로 마감했다. 

국제유가가 잠시 주춤했지만 더이상 오르지 않을 것으로 안심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산유국들의 감산 정책이 계속되면서 연내 100달러를 웃돌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OPEC+의 리더인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가 최근 현재 하루 130만배럴에 달하는 원유 생산량의 자발적 감산조치를 연말까지 연장하기로 하면서 국제 유가를 자극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하루 100만 배럴의 자발적 감산을 연말까지 연장하기로 했고, 러시아는 9월부터 연말까지 하루 30만 배럴 감산을 연말까지 유지하기로 했다.

또 미국의  허리케인에 따른 멕시코만 석유 생산 차질과 OPEC(석유수출국기구) 회원국인 가봉의 쿠데타로 인한 정치불안 등도 국제유가에 상승압력을 높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미국의 대형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주요국들이 원유 생산 감축 연장 계획을 철회하지 않는다면 내년에는 브렌트유가 배럴당 107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국제유가의 급등은 물가를 자극해 경상수지와 경제성장률에 악역향을 미치는 등 우리 경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우리나라 경상수지는 5월부터 7월까지 석달 연속 흑자를 기록했는데, 이는 국제유가 하락에 따른 수입 감소 영향이 컸다. 지난 6월까지 우리나라가 주로 수입하는 두바이유 가격은 배럴당 75달러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6~7월 2%대로 낮아졌던 소비자물가도 국제유가 타격에 8월에는 3.4%로 치솟았다. 경제 부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국제유가까지 100달러 시대를 맞이하게 되면 스테그플레이션(경제불황 속 물가상승)이 우려에서 현실로 닥칠 수도 있다.

한국은행은 8월 경제 전망을 통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4%로 제시했고, 경상수지는 270억 달러 흑자를 예상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 예상치는 3.5%다. 이는 모두 하반기 브렌트유의 가격이 배럴 당 84달러를 유지한다는 가정아래 나온 수치다.

이동원 한은 경제금융통계부장은 지난 8일 '7월 국제수지' 설명회에서 "국제유가의 가파른 오름세가 지속되면 경상수지 흑자를 제약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도 이달초 '경제동향'을 통해 "유가 상승으로 대내외 경기 불확실성이 높아졌다"면서 "국제유가 상승으로 인해 소비자물가 상승세가 확대되면서 경기부진이 완화되는 흐름을 일부 제약할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고유가는 인플레이션을 자극해 통화당국의 금리인하 또는 동결 움직임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인플레이션이 오르면 각국 통화당국도 추가 긴축을 고민할 수밖에 없다.

이렇게 되면 지금까지 기준 금리를 올려 가며 연내 긴축 마무리를 예상하고 있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노력이 물거품이 될 수 있다.

시장에서는 미국 연준이 올해 안에 금리 인상을 끝내고 내년 초부터는 금리 인하에 나설 수도 있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으나 유가의 고공행진은 금리 인하 시점을 내년 하반기로 늦출 수 있다. 이 경우 우리나라 역시 미국과의 금리 격차와 물가 경계심리에 조기 금리 인하 가능성을 낮출 수 밖에 없다.

한 금융 전문가는 "유가가 높게 치솟을 경우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금리 인하 시점이 뒤로 밀릴 가능성도 있다"면서 "경기 부진을 막기 위해 금리 인하로 전환해야 하는 미국 통화당국의 고민이 깊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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