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 투자 실패 원한에 납치·살인..경찰, 이경우 등 3인조 관련 혐의로 송치
가상화폐 투자 실패 원한에 납치·살인..경찰, 이경우 등 3인조 관련 혐의로 송치
  • 이광효 기자 leekwhyo@naver.com
  • 승인 2023.04.10 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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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 40대 여성 납치·살해 3인조. 왼쪽부터 이경우(1987년생, 남성, 만 35세), 황대한(1987년생, 남성, 만 35세), 연지호(1993년생, 남성, 만 29세)./사진: 서울경찰청 제공
서울 강남 40대 여성 납치·살해 3인조. 왼쪽부터 이경우(1987년생, 남성, 만 35세), 황대한(1987년생, 남성, 만 35세), 연지호(1993년생, 남성, 만 29세)./사진: 서울경찰청 제공

지난달 말 발생한 ‘서울 강남 40대 여성 납치·살해 사건’은 가상화폐 투자 실패에 대한 원한으로 인한 ‘청부살인’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수서경찰서는 9일 이런 것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서울 강남 40대 여성 납치·살해 사건’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경찰 수사 결과에 따르면 이번 사건 배후로 지목된 재력가 유 모(51, 구속)·황 모(49) 씨 부부가 가상화폐 투자 실패의 책임을 놓고 피해자 A(48)씨와 민·형사 소송을 벌였고 이 과정에서 갈등이 극도로 악화해 투자자들 중 한 명인 이경우를 시켜 A씨를 살해했다.

주범 이경우는 A씨 납치ㆍ살해를 구상하고 유 씨 부부, 범행을 직접 저지른 황대한·연지호에게 각각 제안했다.

서울수서경찰서는 “이경우가 유 씨 부부에게 피해자 A씨와 그의 남편의 납치·살인을 제안했고 유 씨 부부가 작년 9월 착수금 2천만원 등 총 7천만원을 지급하면서 동의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유 씨 부부는 지난 2020년 10월 피해자 A씨를 통해 미세먼지 관련 P코인에 약 1억원을 투자하고 함께 홍보·마케팅에도 나섰다.

P코인은 2020년 11월 국내 가상화폐거래소에 상장됐고 이후 한 달여 만에 1만원대까지 오르고 급락했다. 투자자들 사이에선 시세조종 세력에 대한 의혹이 확산했다.

A씨와 이경우는 유 씨 부인 황 씨를 의심해 일부 투자자들과 함께 2021년 3월 서울의 한 호텔에 투숙하고 있었던 황 씨를 찾아가 4억원 상당의 가상화폐를 빼앗았다.

가상화폐 투자 실패로 8천만원을 잃고 어려움을 겪고 있던 이경우는 2021년 9월 유 씨 부부를 찾아가 공갈 사건을 사과했다.

◆경찰 “이경우가 유 씨 부부에게 피해자와 그의 남편 납치·살인 제안”

이에 황 씨는 이경우에게 “사실대로 말해줘서 고맙다”며 차용증을 쓰고 3500만원을 빌려준 후 법률사무소 사무장으로 취업도 시켜줬다.

비슷한 시기 황 씨는 공갈 사건 배후에 A씨가 있는 것으로 생각해 A씨를 상대로 P코인에 투자한 1억원을 돌려줄 것을 요구하는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이경우는 이 소송에 필요한 정보를 A씨로부터 빼내 알려주며 신뢰를 얻었다.

유 씨 부부와 가까워진 이경우는 2022년 7∼8월 A씨 납치ㆍ살해를 구상했다. 이경우는 황대한에게 A씨의 직업과 재산, 재력가 부부와의 갈등 관계를 알려 주며 "코인(가상화폐)을 뺏고 현금 세탁하는 것을 재력가 부부에게 부탁해 보자“고 말했다.

당시 A씨와 유 씨 부부는 각종 소송전을 벌이며 관계가 매우 나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유 씨 부부도 이경우의 A씨 납치ㆍ살해 제안에 동의했다. 

유 씨 부부는 "A씨에게 코인이 몇십억원 있을 것이다. 잘해 보자”며 “코인을 옮기고 현금 세탁하는 것을 도와주겠다"며 착수금 2천만원을 포함해 모두 7천만원의 범행자금을 제공했다.

경찰은 2022년 9월 유씨 부부의 계좌에서 7천만원이 인출됐고 이경우의 부인 계좌로 2695만원, 10∼12월 수백만원씩 모두 1565만원이 입금된 것을 확인했다. 이 중 1320만원을 건네받은 황대한은 대포폰을 구입하고 연지호를 끌어들이는 등 범행을 준비했다.

유 씨 부부는 A씨가 납치된 이후에도 범행에 구체적으로 개입했다. 경찰은 이경우와 유 씨가 대포폰을 사용하고 유 씨가 이경우에게 A씨의 가상화폐 소유 여부를 확인하도록 지시한 것도 파악했다.

황대한과 연지호는 지난달 29일 오후 11시 46분께 서울특별시 강남구 역삼동에서 귀가하는 A씨를 납치해 휴대전화 4대와 현금 50만원이 든 가방을 빼앗았다. 

이들은 대전광역시로 가던 중 경기도 용인시에서 이경우를 만나 휴대전화 등을 전달했다. 이경우는 지난달 30일 오전 1시께 용인시에 있는 한 호텔에서 유 씨에게 A씨 휴대전화를 넘기며 황대한이 캐낸 비밀번호를 알려 줬다.

◆피해자 시신 부검으로 정확한 사망 시각과 사인 밝힐 계획

계좌조회 결과 A씨가 가상화폐를 보유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되자 일당은 애초 계획대로 A씨를 살해하고 대전에 있는 대청댐 인근 야산에 시신을 암매장했다.

황대한과 연지호는 지난달 30일 오전 2시 30분께 대청댐 인근에 도착해 그곳에서 A씨를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했다. 

황대한은 경찰 조사에서 ”암매장을 마무리하던 시점에 이경우에게 전화를 걸었다“며 ”A씨 계좌에 20억∼30억원 상당의 코인이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를 현금화해 본인이 5억원가량 받은 뒤 절반을 연지호에게 나눠주려 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지난달 30일 오전 2시 30분께부터 이들이 통화한 오전 5시 16분 사이 A씨가 살해된 것으로 추정하고 부검을 통해 정확한 사망 시각과 사인을 밝힐 계획이다.

경찰은 유 씨와 이경우의 통화기록, 용인 호텔의 CCTV(Closed-circuit Television, 폐쇄회로 텔레비전) 등을 확보해 두 사람의 접촉 사실을 확인했다.

이경우는 지난달 30일 오후 2시께 유 씨를 다시 만나 황대한과 연지호의 도피자금으로 모두 6천만원을 요구했지만 유 씨는 "당장 그런 돈을 구할 수는 없다. 배를 알아보라"며 밀항을 제안했다.

유 씨의 부인 황 씨는 범행 이후 이경우의 아내 B씨를 만나 휴대전화를 없앨 것을 지시했다. B씨는 황 씨 지시대로 휴대전화를 부쉈음을 주장하고 있다.

경찰은 9일 이경우 등 3인조를 강도살인·사체유기·'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전날 체포한 부인 황 씨에게는 강도살인교사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은 황 씨 구속영장이 발부되면 관련 법률에 따라 부부의 신상을 공개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유 씨 부부는 현재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경찰은 일당에게 마취제와 주사기를 넘겨준 이경우의 아내 B씨도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 범행 모의 과정에 가담한 혐의(강도예비)로 9일 송치된 20대 이 모 씨를 포함해 이번 사건 관련 피의자는 7명으로 늘었다.

서울수석경찰서의 한 관계자는 9일 ‘통일경제뉴스’와의 통화에서 ”살해 방법 등은 공개 못한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시신 감정 결과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며 ”이번 사건 수사는 검찰과 합동으로 하는 않고 검찰과 경찰 따로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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