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뜬금없는' 초전도체주 광풍...오갈데 없는 투자자들 테마주로 '여름앓이'
'뜬금없는' 초전도체주 광풍...오갈데 없는 투자자들 테마주로 '여름앓이'
  • 정연미 기자 kotrin3@hanmail.net
  • 승인 2023.08.04 2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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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계 진위 논란에 4일 테마주 일제히 하락
@KBS 화면 캡쳐
@KBS 화면 캡쳐

폭우와 폭염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한국 증시에 '뜬금없는' 초전도체주 광풍이 불어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투자자들이 몰려 '여름앓이'를 하고 있다. 

4일 여의도 증권가에 따르면 가상화폐의 폭락이후 나타난 테마주 쏠림 현상이 2차전지, 초전도체로 이어지며 변동성이 커지며 주식시장이 투기판으로 변질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날 최근 급부상한 초전도체 테마주들이 줄줄이 급락했다. 국내 연구진이 개발했다고 발표한 상온 초전도체 ‘LK-99’를 둘러싼 과학계 논란이 커진 영향 때문이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대창(-26.00%) LS전선아시아(-21.59%) 서원(-14.64%) 덕성(-5.26%) 등 초전도체 테마주가 일제히 크게 떨어졌다. 코스닥 시장에 상장된 신성델타테크(-24.65%) 모비스(-28.30%) 파워로직스(-26.24%) 국일신동(-25.00%) 등도 급락했다.

덕성과 모비스는 투자경고 종목으로 지정됐으며, 이미 투자경고 종목으로 지정된 서남은 이날 하루 동안 매매가 정지됐다.

초전도체 테마주의 급락 배경으로는 국내 초전도체 전문가로 구성된 한국초전도저온학회의 잠정 결론 발표가 꼽힌다. 학회 검증위는 전날 ‘LK-99’에 대해 현재까지 공개된 데이터로는 상온 초전도체라고 입증하기에 부족하다고 밝혔다. 이런 입장은 증시 마감 이후에 나왔고 그 여파가 이날 초전도체 테마주의 낙폭을 키운 것으로 보인다.

뉴욕타임스(NYT)는 3일(현지시간) ‘LK-99’와 관련해 “많은 전문가들이 조심스럽게 회의적 의견을 펴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 메릴랜드대 응집물질이론센터의 산카르 다스 사르마 박사는 “(한국의 논문에 제시된) 데이터는 극도로 추정적이며 확실하지는 않다”면서 부정적 견해를 밝혔다.

전날까지 이들 종목은 초전도체 테마주로 불리며 대부분 2~3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하고 장중 상한가와 하한가를 오가는 등 한여름 증시에서 몸살을 앓았다. 서남과 덕성, 신성델타테크 등의 평균 주식 거래량은 연초 대비 최소 20~60배 이상 뛰었고, 거래대금 역시 10배 이상 급증했다.

지난주 한국의 한 연구진은 납 인회석이라는 비교적 흔한 광물에 소수의 구리 원자를 합성해 ‘LK-99’라고 불리는 초전도체 합성물을 만드는 방법을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두 과학자 이석배, 김지훈의 영어 이름과 물질의 발견 연도인 1999년을 따서 LK-99로 명명된 이 물질은 납과 구리로 만든 화합물로 발표 즉시, 한국과 중국, 일본의 초전도체 테마주가 일제히 급상승했다.

상온에서 작동하는 초전도체는 오랫동안 과학자들의 로망으로 여겨져 왔을 만큼 획기적이다. 초전도체는 저항 없이 전류를 흐를 수 있는 물질로, 상온에서 작동한다면 송전 과정에서 에너지가 손실되는 전력망은 물론 전기 저항이 속도 제한으로 작용하는 컴퓨팅 칩과 같은 첨단 분야에서 혁신을 가져올 수 있는 물질이다.

그러나 초전도체라는 개념은 사실 한 세기가 넘은 낡은 개념이다. 이전에도 비슷한 원소가 만들어졌지만 영하 180도 이하의 극저온과 같이 고도로 통제된 조건이 필요했기에 실용적이지 못했다. 지금도 초전도체는 병원 MRI나 자기부상열차 등 초저온 조건을 맞춘 기기 안에서 널리 쓰이고 있다. 따라서 적절한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많은 전력이 소모되고 상온, 상압에서 사용할 수 없다면 신소재의 가치는 없는 것이나 다름없다. 

외신에 따르면 많은 전문가들은 한국 과학자들이 발표한 자료가 설득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여전히 부정적인 시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메릴랜드대 응집물질이론센터의 산카르 다스 사르마 박사는 “초전도체에 대해 어떤 결론을 내리기는 너무 이르다”면서도 “(논문에 나온) 이 데이터는 매우 추정적이며 확실하진 않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 정도로 엄청난 주장은 매우 조심스럽게 검토돼야 한다”며 “‘승리 선언’을 하기 전에 독립적인 집단들이 가능한 수단을 모두 동원해 LK-99를 구현해 낼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다고 믿는다고 해서 이런 일이 일어났다는 의미는 아니다”라고도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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