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당대표와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전 당대표의 최후 담판이 결렬됐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당대표와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전 당대표는 30일 오전 10시쯤부터 10시 45분쯤까지 서울특별시 중구에 있는 한 음식점에서 배석자 없이 비공개로 회동했지만 서로의 입장차만 확인하고 회동을 마쳤다.
이에 따라 이미 출발한 국민의힘 계열의 이준석 신당과 더불어 이낙연 전 대표가 추진해 온 제3지대 신당의 파괴력이 커질지 주목된다.
더불어민주당 박성준 대변인은 30일 회동이 끝난 후 이 음식점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날 비공개 회동 결과에 대해 “이재명 대표는 회동에서 이낙연 전 대표에게 ‘당은 기존 시스템이 있다. 당원과 국민의 의사가 있어서 존중해야 한다’며 ‘따라서 (나의 당대표직) 사퇴나 비대위를 수용하기 어렵다’고 말했다”며 “이 대표는 또 ‘엄중한 시기인데 (이낙연 전 대표가) 당을 나가는 것보다 당 안에서 가능한 길을 찾는 게 중요하다’며 ‘특히 이낙연 대표님이 민주당의 정신과 가치를 지키려면 당을 나가는 게 아니라 당 안에서 지켜 나가야 한다’고 했다”고 밝혔다.
박성준 대변인은 “이재명 대표는 ‘무엇보다 중요한 건 단합이다’라며 ‘당 안에서 함께 노력해 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박 대변인은 “이낙연 전 대표는 이재명 대표에게 ‘지난 7월 이 대표를 만났을 때부터 혁신을 통한 단합을 강조했으나 혁신이 이뤄지지 않고 그 반대로 갔다’며 우려를 표명했다”며 “이 전 대표는 ‘양당을 떠난 국민도 국민이고, 민주당을 떠나는 국민을 모셔 오는 것도 정치 발전에 도움이 된다’며 ‘당이 잘 되기 위해선 수십 년간 지켜 온 가치와 품격을 유지해야 하지만 지금 당에 그런 기대를 갖긴 어렵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이재명 대표와 이낙연 전 대표가 추가로 회동할 가능성에 대해 박성준 대변인은 “그런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박성준 대변인은 “오늘 회동 분위기는 상당히 엄중했다. 탈당이나 신당 창당, 공천 상황과 관련한 대화는 없었다”며 “이낙연 전 대표가 통합 선거대책위원회 위원장을 맡거나 이낙연 전 대표에게 공천권을 주는 등의 제3의 중재안도 거론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현행 더불어민주당 당헌 제112조의3제1항은 “당대표 및 최고위원 과반 이상이 궐위되는 등 당에 비상상황이 발생한 경우, 중앙위원회는 안정적인 당 운영과 비상상황 해소를 위해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한다”며 “비상대책위원회가 구성되면 최고위원회는 즉각 해산되며, 비상대책위원회는 최고위원회의 권한을 행사하고 비상대책위원장은 당대표의 권한을 행사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재명 당대표가 비상대책위원회를 수용하기 위해선 자신이 당대표직을 사퇴해야 하는 것.
더불어민주당에 따르면 이날 회동에서 이재명 당대표는 이낙연 전 당대표에게 “당에 부족함이 많다고 생각될 수 있고 실제로 기대치에 부족한 점이 있겠지만, 당을 나가시는 것이 길은 아닐 것이다”라며 “어떤 경우에도 가능한 길을 찾아서 단합을 이뤄내고 그 힘으로 절망적인 상황을 이겨내자. 다시 한번 깊이 재고해 달라”며 탈당을 만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낙연 전 대표는 “윤석열 정부의 형편없는 폭주에도 불구하고 민주당이 국민으로부터 대안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것은 단합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변화하지 않았기 때문이다”라며 이재명 당대표의 당대표직 사퇴와 통합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을 촉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낙연 전 대표는 30일 회동 후 기자들에게 “오늘 (더불어민주당의) 변화 의지를 이 대표로부터 확인하고 싶었으나 안타깝게도 확인할 수 없었다”며 “좀 더 가치 있는 일을 위해서 제 갈 길을 가겠다”며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할 것임을 시사했다.
이에 앞서 이낙연 전 대표는 13일 SBS ‘편상욱의 뉴스브리핑’과의 인터뷰에서 “신당 창당 진짜로 할 것이냐?”라는 질문에 “예. 새해 초에 새 희망과 함께 말씀드리겠다”고 답했다.
“민주당이 지금이라도 이낙연 전 대표의 마음에 들 만큼 개혁과 쇄신 작업을 해서 거듭난다면, 신당 창당 작업을 접을 용의도 있느냐?”라는 질문엔 “민주당 스스로 변해야 한다”며 “저를 위해서 변하는 것이 아니라, 민주당을 위해서, 그리고 대한민국을 위해서 변해야 한다. 그건 저하고 흥정할 대상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재명 대표와 이낙연 전 대표의 30일 회동도 아무 성과 없이 끝나 이낙연 전 대표는 조만간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하고 신당 창당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비이재명계 의원들을 중심으로 추가 탈당이 계속되면 최악의 경우 더불어민주당 분당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