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초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 최종 후보로 김진욱 헌법재판소 선임헌법연구관을 지명했다.
청와대 강민석 대변인은 30일 청와대에서 한 브리핑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2월 28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후보추천위원회가 추천한 2명의 후보 중 김진욱 헌법재판소 선임헌법연구관을 공수처장 최종 후보로 지명했다”며 “오늘 지명된 김진욱 후보자는 앞으로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임명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은 “국회에서 오랜 논의 끝에 공수처장 후보자를 추천했고, 초대 공수처장으로 오늘 최종 후보자를 지명한 만큼 법률이 정한 바대로 국회 인사청문회가 원만하게 개최돼 공수처가 조속히 출범될 수 있도록 국회에 협조를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청와대 한 핵심관계자는 이날 청와대에서 기자들과 만나 “두 후보 모두 훌륭했으나 김 후보자는 판사, 변호사, 헌법재판소 선임연구관에 더해 특검 특별수사관 등의 다양한 법조 경력을 갖고 있다"며 "전문성과 균형감, 역량을 갖췄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어 “김 후보자는 법치주의와 민주주의 등 헌법가치 수호에 노력했고, 변협 사무차장을 비롯한 공익활동도 활발히 수행했다. 공수처 출범은 권력기관 간 견제와 균형, 부패없는 사회를 위한 약속"이라며 "김 후보자가 공수처의 중립성을 지키며 권력형 비리를 성역 없이 수사하고, 또 공수처가 인권 친화적 반부패 수사기구로 자리매김하는 데 크게 기여하리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정치권은 상반된 반응을 나타냈다.
더불어민주당은 공수처가 차질 없는 출범하도록 하고 검찰개혁을 강력히 추진할 것임을 밝힌 반면 야권은 일제히 김진욱 후보자에 대한 철저한 검증을 예고했다.
더불어민주당 신영대 대변인은 30일 국회에서 한 브리핑에서 김진욱 후보자 지명에 대해 “초대 공수처장으로 정치적 중립성과 공정함으로 공수처를 이끌어 주실 것을 기대한다”며 “20년 넘게 기다려 왔던 권력기관 개혁의 제도화가 시작됐다. 더불어민주당은 인사청문회를 포함해 공수처 출범이 차질 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철저하게 준비하겠다. 법 앞에 만인이 평등할 수 있도록 권력기관 개혁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김종민 최고위원은 이날 국회에서 개최된 최고위원회의에서 “단순한 검ㆍ경수사권 조정만으론 안 되고 근본적인 수사ㆍ기소 분리까지 가야 제대로 된 검찰개혁이라는 국민적 인식이 더 강해지고 넓어졌다”며 “이러한 검찰개혁 민심이 검찰이나 법원 등 사법권력에 의해 반영되지 않는다면 국회가 책임져야 한다. 민주당 의원들이 수사ㆍ기소 분리라는 개혁목표에 대부분 뜻을 함께 한 것은 엄청난 성과”라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윤호중 검찰개혁특별위원회 위원장은 30일 국회에서 한 기자간담회에서 “앞으로 검개특위를 운영하면서 수사와 기소의 완전분리를 위한 로드맵을 완성하고 조속히 법제화하겠다”며 “막연하게 검찰개혁을 논의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분명한 일정과 시한을 정해서 논의를 조속히 마무리할 것이다. 최소한 내년 2월 내에는 법안을 제출할 것이다. 내년 상반기 중에는 법안이 국회에서 심의ㆍ의결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이날 본인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공수처 준비기획단(남기명 단장)은 지난 6월 ‘공수처 내에서 수사부와 공소부를 분리해 내부에서도 상호 견제의 원리가 작동하도록 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며 “따라서 수사권과 기소권을 모두 가지는 공수처에 대한 막연한 야당의 우려는 근거가 없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최형두 원내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조만간 월성원자력발전소 1호기 경제성 조작 감사 방해 사건, 청와대의 울산광역시장 선거개입 의혹 사건을 '공직자 수사처'가 앗아가는 순간, ‘청와대 사수처’의 정체가 드러날 것”이라며 “도덕성도 실력도 검증 안 된 ‘묻지마 공수처’는 고위공직 범죄 수사처가 아니라 ‘친문 청와대 사수처’가 될 뿐이다. 국민의힘은 대통령과 여당이 야당 추천권을 원천 박탈하며 지명한 공수처장 후보자가 국민들 우려대로 ‘친문 청와대 사수처장’이 될 것인지 철저히 검증하고 따져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는 30일 KBS 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와의 인터뷰에서 “(공수처장은) 살아있는 권력, 대통령 권력을 수사할 수 있는 강단이나 경륜, 조직 장악력이 가장 중요하다. 지금 윤석열 검찰총장이 살아있는 권력에 대해서 수사를 하니까 민주당이나 추미애 법무부 장관, 청와대까지 나서서 쫓아내려고 난리를 치는데 아마 공수처장이 살아있는 권력을 수사하려고 하면 비슷한 상황에 직면할 것”이라며 “그런 것을 돌파할 만한 배짱과 강단이 있느냐? 이런 것이 다 증명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의당 정호진 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한 브리핑에서 “정의당은 일관되게 초대 공수처 출범의 핵심은 '중립성'과 '독립성'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를 실현할 뚝심 있는 강력한 의지가 초대 공수처장에게 요구되는 지점”이라며 “김진욱 초대 공수처장 후보자가 고위공직자 비위 근절과 권력기관의 견제 및 균형을 바라는 국민의 염원을 이행할 수 있는 적임자인지 정의당은 꼼꼼히 검증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