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 거부권 무력화 공수처법 개정안 국회 통과, 여야 대립 '극한으로' 
야당 거부권 무력화 공수처법 개정안 국회 통과, 여야 대립 '극한으로' 
  • 이광효 기자 leekwhyo@naver.com
  • 승인 2020.12.11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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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의 비토(거부)권을 무력화하는 내용을 담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대안)이 10일 국회 본회의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이 손팻말을 들고 기립해 항의하고 있는 가운데 찬성 187명, 반대 99명, 기권 1명으로 가결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야당의 비토(거부)권을 무력화하는 내용을 담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대안)이 10일 국회 본회의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이 손팻말을 들고 기립해 항의하고 있는 가운데 찬성 187명, 반대 99명, 기권 1명으로 가결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야당의 거부권을 무력화하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대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 여야 대립이 극한으로 치닫고 있다.

국회는 10일 본회의를 개최해 올 7월 15일부터 시행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대안)을 국민의힘 의원들이 거세게 반발하는 가운데통과시켰다.

이날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개정안의 주요 내용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후보추천위원회의 위원 구성 시 국회의장이 추천기한을 10일 이내로 정해 각 교섭단체에 추천위원의 추천을 요청할 수 있도록 하고, 추천기한 이내에 추천이 이뤄지지 않은 경우에는 국회의장이 직권으로 사단법인 한국법학교수회 회장과 사단법인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 이사장을 추천위원으로 위촉할 수 있도록 함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후보추천위원회의 의결정족수를 현행 6인 이상에서 재적위원(7인)의 3분의 2 이상으로 완화 ▲수사처검사의 변호사 자격보유 요건을 10년 이상에서 7년 이상으로 완화하고, 재판, 수사 또는 조사업무 실무경력 요건은 삭제 등이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후보추천위원회 위원들 중 야당 추천 위원은 2명이다. 개정안이 시행되면 야당의 비토권은 무력화된다.

이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자 국민의힘 의원들은 일제히 “문재인 독재자”, “독재로 흥한 자 독재로 망한다”고 외쳤다.

국민의힘 배준영 대변인은 이날 구두논평에서 “민주당은 역사 앞에 부끄러운 줄 알라. 이름이 아깝다. 공수처를 세우기 위해 의회의 70년 전통도, 윤리도 짓이겼다”며 “이제 정권은 형사처벌을 피할 수 있을 것 같아 안심인가. 공수처가 지금은 낳아준 정권을 위해 충견 노릇을 할지 모른다. 하지만 정권 말기에는 생존 논리로 갈 것이다. 그래서 정부·여당은 정권의 피붙이 수준의 공수처장을 찾는 것이다. 찾기가 어려워 조국 교수라도 임명하고 싶은 심정일 것”이라고 비판했다.

배준영 대변인은 “2017년 문재인 대통령에게 발탁된 윤석열 검찰총장은 2020년 현 정권의 중범죄를 도려내고 있다. 새로 임명되는 공수처장은 단단히 청문회를 준비하기 바란다”며 “울산광역시장 선거 개입, 라임·옵티머스 자산운용 청와대 연루 의혹, 월성원자력발전소 1호기 관련 조작사건 수사를 은폐, 조작한다면 훗날 형사처벌이 기다리고 있음도 알고 오기 바란다”고 경고했다.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은 10일 국회에서 개최된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문 대통령이 퇴임 이후 자신의 안전만을 위한 정권 안보에 주력하며 무리수를 둘수록 민심이반은 더욱 가속될 것”이라며 “국민과 싸워 이긴 정권은 없다. 문 대통령은 제2의 6ㆍ29 선언을 통해 혼란스러운 정국을 수습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국민의당 안혜진 대변인은 “오늘 공수처법 개정안이 민주당의 의회독재로 날치기 통과됐다. 통과된 공수처법 개정안에는 민주당이 국민과의 약속을 하며 내걸었던 국회에서의 제도적인 견제를 보장하는 야당의 비토권도 사라져 버렸다”며 “권력기관 개혁으로 포장돼 정권만을 비호하는, 그야말로 비밀경찰과도 같은 괴물 기구가 탄생하게 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안혜진 대변인은 “도대체 내 사람 공수처를 이토록 혼신의 힘을 다해 출범시키려는 이유가 무엇인가? 검찰의 칼끝이 윗선을 향하고 있기 때문인가? 권력 비리 때문인 것인가?”라며 “오늘 민의의 전당 국회에서 슬픈 역사가 한 줄 쓰여졌다. 유신 군부독재를 물리치고 쟁취한 수십여 년의 민주주의 정신이 하룻밤 사이에 홀연 망하고야 말았다”고 말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개최된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번 여당의 폭거는 현 정권은 민주주의를 부정하는 독재정권이라는 공식 선언”이라며 “이제 이 무도한 정권이 선을 넘은 이상, 야권은 스스로의 혁신을 바탕으로 독재정권에 대한 불복종과 강력한 투쟁을 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에 반해 더불어민주당은 권력기관 개혁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임을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허영 대변인은 10일 국회에서 한 브리핑에서 “10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공수처법이 통과됐다. 검찰개혁의 8부 능선을 넘었다. 더불어민주당은 좌고우면하지 않겠다. 권력기관 개혁에 더욱 박차를 가하겠다”며 “그동안 공수처 설치를 위한 공수처장 후보 추천위는 국민의힘의 ‘반대를 위한 반대’로 추천에 실패했다. 공수처법에 추천위원 7명 중 6명 동의 조항을 둔 것은 여권에 편향된 후보 추천을 막고 중립적이고 훌륭한 후보를 고르라는 취지였다. 그런데 국민의힘은 추천위를 공전시키며 야당에 부여된 비토권을 ‘파토권’으로 악용했다”고 강조했다.

허영 대변인은 “최근 라임자산운용 사태와 관련한 검사 술 접대 의혹이 사실로 밝혀졌지만, 검찰은 동석했던 현역 검사 중 2명을 불기소했다. 김학의 성 접대 사건도 마찬가지다. 기소권을 독점한 검찰 조직이 자의적으로 수사하고 권력을 행사한 대표적인 사례”라며 “검찰의 비리와 비위 관련 수사를 검찰 스스로에 맡겨선 안 된다는 교훈을 다시 한번 일깨워 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서울남부지방검찰청 검사 향응·수사 사건 수사전담팀(팀장: 김락현 형사6부장)은 8일 A 변호사와 B 검사,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 등을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했다.

이들은 지난해 7월 18일 저녁 9시 30분부터 다음 날 새벽 1시까지 서울특별시 강남구 청담동의 한 룸살롱에서 김 전 회장으로부터 536만원 상당의 술 접대를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당시 술자리에 있었던 다른 검사 2명의 경우 밤 11시 이전에 귀가했고, 이후 향응 수수액을 빼고 안분하면 1인당 접대금액이 100만원 미만이라 기소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허영 대변인은 “공수처법 통과는 정부 수립 이래 반복됐던 군부, 수사기관, 정보기관과 같은 권력기관의 견제받지 않는 특권을 해제하는 데 큰 의의가 있다. 특히 특권과 반칙을 없애고 나라다운 나라로 나아가게 하는 역사적 이정표가 될 것”이라며 “검찰도 국민의 감시와 통제를 받는 민주적 기관으로 재탄생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된 만큼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던 과거를 청산하고 투명하고 민주적으로 운영되는 국민의 검찰로 다시 태어나길 바란다. 반칙과 특권 없는 세상을 만드는 것은 국민 여러분의 숙원이다. 공수처는 이를 위한 일보 전진이다.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의 뜻을 무겁게 받아들이며 권력기관 개혁을 포함한 올바른 민주주의 국가로 거듭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는 10일 국회에서 개최된 정책조정회의에서 “공수처는 시대의 요청에 따른 필연적 개혁”이라며 “출범하게 될 공수처는 권력기관 개혁 그 이상의 시대적 가치를 만들어 내게 될 것이다. 최고의 공정성과 균형으로 청렴 사회를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 김남국 의원(경기 안산시단원구을, 법제사법위원회, 초선)은 10일 YTN라디오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과의 인터뷰에서 공수처 출범에 대해 “무소불위의 권력기관으로 어떤 견제도 받지 않았던 검찰을 이제 제도적으로 견제할 수 있는 기관이 탄생했다”고 말했다.

정의당 김종철 대표는 이날 국회 로텐더홀 농성장 앞에서 발표한 입장문에서 “오늘 정의당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의 당론 찬성을 결정했다”며 “물론 더불어민주당이 단독으로 발의한 공수처 설치법 개정안은 20대 국회에서 정의당과 함께 마련한 원안에서 분명히 후퇴한 안이다. 특히 공수처의 중립성과 독립성 측면에서 야당의 비토권을 사실상 없앤 조항은 반드시 보완돼야 한다”고 밝혔다.

김종철 대표는 “그러나 공수처 출범 자체가 계속 지연되는 것을 좌시할 수는 없다. 하기에 정의당은 우선적으로 공수처를 출범시키고 이후에 공수처의 중립성과 독립성을 강화한 개정안을 반드시 마련할 것”이라며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은 이러한 정의당의 노력에 함께 해야 할 것이다. 가장 먼저 양당의 후보 추천을 반납하고, 중립적인 기관에서 추천하는 후보를 받아들이기 바란다. 특히 집권당이자 원내 1당인 민주당이 공수처의 독립성 보장을 위해 결단할 것을 강력하게 촉구한다”고 말했다.

정의당 강은미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개최된 상무위원회에서 “저는 똑똑히 봤다. 더불어민주당이 마음만 먹으면 어떤 법도 처리할 수 있고, 또 그것이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이 돼야 한다는 의지도 확인했다”며 “이제 더는 누구도 더불어민주당에, 국회에 어떠한 면죄부도 줄 수 없다는 사실을 똑똑히 기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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