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총선부터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 선거법 개정안 국회 통과
내년 총선부터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 선거법 개정안 국회 통과
  • 이광효 기자 leekwhyo@naver.com
  • 승인 2019.12.29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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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문희상 국회의장이 자유한국당 의원들의 저지를 뚫고 의장석에서 ‘공직선거법 일부개정법률안에 대한 수정안’을 통과시키고 있다./사진=연합뉴스
27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문희상 국회의장이 자유한국당 의원들의 저지를 뚫고 의장석에서 ‘공직선거법 일부개정법률안에 대한 수정안’을 통과시키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오는 2020년 4월 15일 있을 제21대 국회의원 총선거에서부터 연동률 50%인 준연동형 비례대표제가 실시된다.

국회는 27일 본회의에서 여야 4+1(더불어민주당ㆍ바른미래당 통합파ㆍ정의당ㆍ민주평화당+대안신당) 협의체가 제출한 ‘공직선거법 일부개정법률안에 대한 수정안’(바른미래당 김관영 의원 대표발의, 이하 수정안)을 재석 167명, 찬성 156명, 반대 10명, 기권 1명으로 통과시켰다. 이 과정에서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강하게 반발했다.

이날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수정안의 주요 내용은 ▲국회의원 정수는 현재와 같이 지역구국회의원 253명, 비례대표 국회의원 47명으로 함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해당 정당의 비례대표 국회의원 선거 득표비율과 해당 정당의 지역구 국회의원 당선인 수 등에 따라 수정안에 규정된 공식으로 비례대표 국회의원 의석 배분) ▲2020년 4월 15일 실시하는 비례대표 국회의원 선거의 의석 배분은 47석의 비례대표 의석 중 30석에만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적용하고 나머지는 병립형 제도 적용 ▲선거연령 만 19세→만 18세로 인하 등이다.

수정안에 규정된 비례대표 국회의원 의석 배분 공식은 <(국회의원 정수-의석할당 정당이 추천하지 않은 지역구 국회의원 당선인 수)×해당 정당의 비례대표 국회의원 선거 득표비율-해당 정당의 지역구 국회의원 당선인 수>÷2이다.

이에 대해 자유한국당 심재철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발표한 입장문에서 “패스트트랙(신속처리대상안건)에 태운 선거법안과 오늘 불법 처리된 수정안은 본질적으로 다르다. 국회법이 정한 원안의 수정 범위를 넘어선 것으로 상정과 처리 자체가 불가능하다”며 “지역구 의석과 비례의석을 연동하는 것은 직접선거 원칙에 어긋나는 것으로, 국민의 신성한 주권행사를 심각하게 침해한다. 이에 대해서는 법안의 위헌 여부를 가려 달라는 헌법소원을 곧바로 낼 것”이라고 말했다.

심재철 원내대표는 “우리는 계속 가열차게 투쟁하고 법적으로 다툴 것은 모두 다툴 것”이라며 “헌법재판소가 헌법 정신에 맞게 제대로 판단한다면 이 '괴물선거법'은 퇴장당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심 원내대표는 “문 의장이 이 불법원천 무효 법안을 정부에 이송할 것인데, 문재인 대통령은 즉각 거부권을 행사해 의회민주주의를 유린한 여당의 불법에 사과의 뜻을 보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심 원내대표는 문희상 국회의장에게는 “부끄러운줄 알라. 헌정사는 당신을 최악의 국회의장, 의회민주주의를 파괴한 의장으로 기록할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이에 앞서 심재철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개최된 원내대책회의에서 “정체불명의 ‘4+1’ 자신들끼리 밥그릇 나눠먹기에만 골몰하다가 돌고 돌아서 253+47로 되돌아왔다”며 “지난 4월 선거법을 패스트트랙에 태우면서 내걸었던 명분은 정치개혁, 선거개혁, 사표 방지 등이었다. 그렇지만 결국 대국민 사기극으로 끝나가고 있다. 의석 밥그릇 싸움이라는 추악한 뒷거래의 결과이다. 이제 선거법은 한번 쓰고 버리는 일회용, 유권자인 국민들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깜깜이, 그리고 누더기 걸레가 되어 버렸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제 앞으로는 선거구 획정이라는 더 추악한 뒷거래가 일어날 것”이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 다수의 폭거로 법안이 강행 처리된다면 우리는 헌법소원도 제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심 원내대표는 “우리 당이 비례정당을 만든다고 하니까 집권여당은 ‘비례민주당’ 운운하면서 대책 마련에 고심한다고 한다. 이대로라면 우리 국민들은 내년 4월 수많은 정당이 난립하는 전대미문의 총선을 치러야 한다. 아직 늦지 않았다”며 “정부여당 지금이라도 당장 위헌 선거법안 철회하시기 바란다. 그렇게 되면 우리 당은 비례정당을 만들 이유가 없다”고 촉구했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는 이날 본인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대한민국 민주주의가 죽었습니다”라며 “2019년 12월 27일 대한민국 국회에서...그러나, 다시 살려 내겠습니다. 국민 여러분과 함께”라고 말했다.

자유한국당 박용찬 대변인은 “철저하게 제 1야당을 무시하고 배제한 독재적 선거법이 끝내 통과됐다. 누굴 뽑는지도 모르는 채 투표하게 만드는 깜깜이 선거법, 그것도 민주당과 군소야당의 입맛대로 이리 찢기고 저리 찢겨 누더기로 얼룩진 선거법”이라며 “오늘 통과한 선거법은 처음부터 끝까지 그 내용과 절차, 과정 모든 면에서 불법으로 점철됐으므로 원천적으로 무효”라고 강조했다.

반면 4+1 협의체 정당들은 일제히 수정안 국회 본회의 통과를 환영했다.

더불어민주당 홍익표 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한 브리핑에서 “2020년 4월에 치러지는 21대 국회의원 선거부터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일부 도입됨으로써 국민의 지지와 정당의 의석 확보가 일치하지 않았던 비례성의 문제가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부족하고 아쉬운 점이 많지만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으로 국회가 소수 정당의 의회진출 등 다양한 국민의 목소리를 담아 대다수 국민을 제대로 대변하는 민의의 전당으로 한 걸음 나아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아울러 선거연령이 18세로 낮아짐에 따라 앞으로의 대한민국을 만들고 이끌어갈 청년들이 스스로 자신들의 미래를 선택하고 책임짐으로써 민주주의의 지평이 넓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개최된 의원총회에서 “아마 저희 당은 30석 연동형 비례대표 때문에 의석을 이전보다 상당히 못 얻게 되는 상황이 될 것 같다”며 “그러나 국민들의 사표를 방지하는 뜻에서 소수당에 양보하는 의미로 저희 당은 선거개혁안을 받아들였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는 이날 확대간부회의에서 “우리는 마지막 순간까지 문을 열고 기다렸지만, 자유한국당에서 끝끝내 돌아 온 답은 위성정당뿐”이라며 “국민 다수가 ‘더 이상 표결처리를 늦추지 말라’고 명령하신다. 오늘 반드시 선거법 개정안을 통과시키고 국민의 명령을 집행하겠다. 민심을 제대로 의석에 반영하는 국회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정의당 김종대 수석대변인은 “기나긴 여정을 거쳐 비례성과 대표성이 확대되는 선거제도 개혁 법안이 통과됐다. 정치 개혁을 완수하라는 준엄한 명령을 내리고 정의당에 힘을 보태주신 국민 여러분의 성원에 힘입은 결과”라며 “모든 것이 국민 여러분 덕분이다.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김종대 수석대변인은 “그러나 민심을 그대로 닮은 국회를 만들겠다는 정의당의 오랜 꿈은 기득권 정치 세력의 제동으로 아직은 완전히 완성되지 못했다”며 “기존의 제도에선 국민께서 아무리 정의당에 힘을 보태도 그 힘이 제대로 실리지 않았다. 선거제 개혁으로 이제는 더 큰 힘을 얻을 수 있게 됐다. 21대 국회에서는 기필코 원내 교섭단체를 이뤄 남은 정치 개혁을 반드시 완수하고야 말 것이라는 굳은 약속을 드린다. 정의당에 힘을 실어주시길 간청 드린다”고 말했다.

정의당 심상정 대표는 이날 국회 정의당 농성장에서 한 패스트트랙법 즉각 통과 정의당 비상행동 30일차 국회농성 모두발언에서 “이번 선거제도 개혁은 주권자의 뜻에 따라 각 정당의 의석수가 구성되도록 주권자의 권리를 강화하는 법임에도 불구하고, 자유한국당은 그동안 부당하게 누려온 기득권을 내려놓지 않기 위해 이번 선거법 개정을 오직 밥그릇 싸움으로 오염시키고 있다”며 “낡은 기득권을 지키기 위한 자유한국당의 드센 저항과 꼼수를 뚫고 마지막까지 긴장을 늦추지 않고 오늘 반드시 선거법을 통과시키겠다”고 밝혔다.

바른미래당 최도자 수석대변인은 “선거법 개정안이 통과됐다. 원안보다 한참 후퇴한 개정안이 못내 아쉽다. 하지만 우리 정치에 변화의 숨결을 불어넣기 위한 대승적인 결단”이라며 “국민의 명령이자 시대과제인 선거법 개정으로 진짜 정치개혁이 시작됐다. 거대양당 중심의 극단의 정치가 이제는 우리 사회에 다시 발붙일 수 없도록, 국민 여러분들의 관심과 응원을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대안신당(가칭) 최경환 수석대변인은 “이번 선거제 개혁안이 충분하지는 않지만 연동형 비례제를 반 발짝이라도 내디뎠다는 데 의미가 있다. 특히 내년 총선부터는 만 18세 이상부터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된 것도 의미가 크다”며 “가장 큰 소득 중 하나는 소멸돼 가는 농어촌 지역구가 지켜지게 됐다는 것이다. 인구감소와 농어촌의 붕괴는 국가적 과제다. 이번에 정치권이 앞장서 농어촌 지역구를 지켜냄으로써 최소한의 버팀목을 세웠다고 자평한다”고 말했다.

최경환 수석대변인은 “지난 예산안 처리와 이번 선거제 개혁안 처리 과정에서 얻은 교훈은 개혁입법 연대의 중요성과 다당제 합의제 민주주의의 필요성을 분명하게 확인했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안신당 유성엽 창당준비위원회 위원장은 이날 상임운영위원회에서 “농산어촌 지역의 대표성을 반영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것은 이미 공직선거법 25조에 명시돼 있는 사항”이라며 “현재도 농산어촌의 경우 서로 생활권이 전혀 다르고 3~4개의 시군, 심지어는 다섯 개 지역까지도 한명의 의원이 대표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유성엽 위원장은 “이에 반해 수도권에선 그 반대로 한 개의 자치단체에 4명, 심지어는 다섯 명까지 의원이 존재하고 있다”며 “지역 대표성, 형평성이 심각하게 훼손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민주평화당 박주현 수석대변인은 “너무 미흡하긴 하지만, 그래도 새로운 선거법으로 인해 승자독식의 체제에 확실하게 균열이 생길 것”이라며 “정당 지지율에 따른 의석 수 배분으로 ‘민심을 제대로 반영하는’ 새로운 제도로, 87년 체제의 양당제에서 2020체제의 다당제로 전환하는 길을 열었다고 본다”고 말했다.

박주현 수석대변인은 “이번 선거법 개정이 기존 정치체제에서 소외되고 차별받아온 사회적 약자들이 정치에 직접 참여해서 공존의 사회로 가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며 “비례한국당과 같은 편법 탈법으로 선거제 개혁의 의미가 침탈당하지 않도록 개혁국민과 함께 철저하게 감시하고 대비해 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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