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선거제와 관련해 지금까지 국민들에게 한 약속들을 파기할 가능성을 시사해 당내외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확산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홍익표(사진) 원내대표는 5일 CBS(Christian Broadcasting System, 기독교방송)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선거제와 관련해 “약속은 지켜야 되는 것이지만 그 정당이 때로는 약속을 못 지키는 상황이 있을 수도 있다”며 “그런 경우엔 당당하게 약속을 못 지키게 된 상황을 설명하고 사과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홍익표 원내대표는 “김대중 전 대통령께서도 은퇴했다가 1995년에 정계에 복귀했다”며 “정계에 복귀하시면서 국민들께 정중히 사과하시고 내가 왜 다시 정치를 해야 되는지 설명했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당대표도 지난달 28일 유튜브 라이브 방송에서 “선거는 승부다. 이상적인 주장을 하고 멋있게 지면 무슨 소용이 있냐?”며 “내년 총선에서 우리가 과반을 확보하지 못하면, 지금 이 폭주와 과거로의 퇴행, 역주행을 막을 길이 없다”고 말했다.
이 발언들은 오는 2024년 4월 10일에 실시될 제22대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다시 병립형 비례대표제로 비례대표 국회의원 의석을 배분하도록 현행 ‘공직선거법’을 개정하는 것을 추진할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여겨져 논란이 확산됐다.
손학규 전 바른미래당 대표는 4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해 “여야가 합의해 연동형을 병립형으로 회귀시키고 권역별 비례대표제를 도입하면 이는 거대 양당의 적대적 공생관계를 공고화하고 정치적 대결구조를 심화시키는 커다란 후퇴다”라고 강조했다.
정의당 강은미 원내대변인은 5일 “홍익표 원내대표께 말씀드린다. 대국민 약속을 가볍게 여기는 정치, 국민의힘을 핑계 삼는 정치, 당리당략에 의해 정치개혁의 대의에 역행하는 정치는 결국 국민의 외면을 받을 것이다”라며 “국민이 기다리는 것은 거대 양당의 담합이 아니라, 제1야당의 막중한 책임에 걸맞은 과감한 기득권 포기 선언과 더 많은 민주주의임을 잊지 마시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비이재명계인 더불어민주당 조응천 의원(경기 남양주시갑,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정무위원회,재선)은 이날 BBS불교방송(Buddhist Broadcasting System) 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정치의 기본은 신뢰다”라며 “신뢰가 무너지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약속은 지켜야 된다”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지난해 제20대 대통령 선거에서 당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비례대표 확대와 위성정당 금지 등을 공약했다.
이재명 당대표는 지난해 9월 28일 국회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해 “국민의 다양한 의사가 정치로 수렴되려면 특정지역을 특정정당이 독식하는 국회의원 선출방식을 바꿔야 한다”며 “연동형 비례대표제 확대와 위성정당 방지를 통해 국민의 다양한 의지와 가치가 국정에 수렴될 수 있도록 선거법을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