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족들, 이태원 특별법 거부권 행사에 “우리 요구는 재정적 지원 아닌 오직 진상규명”
유가족들, 이태원 특별법 거부권 행사에 “우리 요구는 재정적 지원 아닌 오직 진상규명”
  • 이광효 기자 leekwhyo@naver.com
  • 승인 2024.01.30 2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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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10·29 이태원 참사 시민대책회의’ 제공
사진: ‘10·29 이태원 참사 시민대책회의’ 제공

윤석열 대통령의 이태원 특별법 거부권 행사에 대해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은 강하게 반발했다.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는 30일 입장문을 발표해 “우리는 안전사회로 나아가기 위한 기회를 또다시 놓쳤고, 재난참사의 위협에서 단 한 발자국도 나아가지 못했다”며 “최소한의 명분도 근거도 없는 대통령의 거부권 남용은 국민적 심판을 피하지 못할 것이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진실은 반드시 드러날 것이고 참사의 진상규명과 정의를 바라는 국민의 뜻은 기필코 이뤄질 것이다”라며 “10·29 이태원 참사의 진상이 규명될 때까지 우리는 멈추지 않을 것이다”라고 밝혔다.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는 “대통령의 거부권은 무제한으로 행사할 수 있는 권한이 아니다. 국민의 기본권을 중대하게 침해하는 법안이거나 국민적 반대 여론이 거센 경우에만 예외적으로 절제돼 행사돼야 마땅하다”며 “그런데도 윤석열 정부가 이태원 참사 특별법을 말도 안 되는 이유를 대며 거부하는 것은 결단코 정당화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10·29 이태원 참사의 진상을 규명하고 나아가 우리 사회를 안전 사회로 만들기 위한 법이다”라며 “이 법을 거부한 것은 국민의 뜻을 거부하는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과 정부 관료들, 국민의힘 의원들은 자신들의 무책임하고 어리석은 결정으로 역사에 남을 죄를 지었다”고 비판했다.

유가족협의회는 “(10·29이태원참사 진상규명과 재발방지를 위한) 특별조사위원회의 구성이 공정하지 않다는 주장은 결국 대통령 마음대로 특별조사위원회 위원장을 임명하고 싶다는 것 아닌가? 정부를 조사해야 하는 특조위 위원장을 정부의 수반이 임명해야 공정하다는 것인가?”라며 “윤석열 정부가 조사의 대상이 되고 진실이 규명되는 것이 두려운 것이 아니고서야 어떻게 이렇게 뻔뻔할 수 있는가? 제대로 된 진상조사를 위해선 정부의 영향에서 자유로운 조사기구를 구성해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이치 아닌가?”라고 반박했다.

유가족협의회는 “유가족들이 언제 재정적 지원과 배상을 요구했는가? 유가족들이 오직 바라는 것은 진상규명이었다”며 “꼬리자르기로 끝난 경찰 ‘이태원 사고 특별수사본부’ 수사, 거짓증언과 자료미제출 등으로 퇴색된 국회 국정조사에서 참사에 대한 정부의 책임 소재는 따져 보지도 못했다”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 홍익표 원내대표는 30일 국회에서 개최된 원내대책회의에서 “(이태원 참사에 대한) 실제 책임과 진상 규명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 정부의 어떠한 배상과 보상도 이뤄질 수가 없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당대표는 29일 국회에서 개최된 최고위원회의에서 “온전한 진상규명으로 국가의 책임을 바로 세워야 한다”며 “민주당은 국민과 함께 끝까지 이태원 참사의 책임과 진상을 분명하게 하겠다”고 밝혔다.

정의당도 30일 서울특별시 용산구에 있는 전쟁기념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해 이태원 특별법의 즉각 공포를 촉구했다.

한편 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는 30일 국회에서 개최된 원내대책회의에서 “다음달 1일 본회의에서 여야가 첨예하게 부딪히고 있는 문제 법안들을 처리해야 남은 21대 임기 동안 밀린 민생 법안 및 쟁점 법안들을 다룰 여유가 생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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