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세계 최초로 실시간 자동통역 등 인공지능(AI) 기술이 적용된 '갤럭시 S24' 시리즈를 출시하고 애플에 뺏긴 스마트폰 1위 자리 탈환에 나섰다.
외신들은 즉각 "AI가 주도하는 스마트폰의 새 시대가 시작될 수 있다"고 기대감을 쏟아냈다.
17일(현지시간) 삼성전자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 SAP센터에서 열린 '갤럭시 언팩 2024' 행사에서 업계 처음으로 인공지능(AI)을 탑재한 갤럭시 S24 시리즈를 전격 공개했다.
갤럭시 S24 시리즈는 16개 언어에 대한 실시간 통역 통화 등의 기능을 제공하고 카메라 성능을 대폭 업그레이드 한 게 특징이다. 온디바이스 AI와 클라우드 AI를 결합한 일종의 하이브리드형 AI 스마트폰으로 별도의 애플리케이션 없이도 AI 기능을 활용할 수 있다. 온디바이스 AI는 네크워크에 연결하지 않고도 기기 자체에서 AI 기능을 구현하는 기술이다. 네트워크에 연결되지 않아 보안성도 뛰어나고 클라우드 기반의 AI 기능이 결합되면 활용도가 더욱 높아진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만 가지고 있으면 네트워크에 연결하지 않고도 어디서든 AI를 활용할 수 있는 세상을 만들겠다는 의지를 담았다고 전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S24 시리즈 출시를 기점으로 AI 스마트폰 시대를 만들어나가겠다는 포부다. 2020년 폴더블폰을 최초로 내놓은 뒤 시장을 새롭게 만든 것처럼 AI 스마트폰 생태계를 형성해 나겠다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언팩 예고 광고에 “또 한 번 새로운 시대의 시작”이라는 문구를 삽입했다.
삼성전자는 오는 31일부터 국내를 포함해 전 세계에 갤럭시 S24 시리즈를 순차 출시할 계획이다. 한국에서의 사전 판매는 19∼25일 진행된다. 모델별 판매가격은 갤럭시 S24와 S24+는 각각 전작과 같은 115만5000원과 135만3000원부터, 울트라는 10만원가량 오른 169만8400원부터다.
주요 외신들은 'AI 범용폰 시대의 개막'이라는 제하에 삼성전자가 AI 스마트폰으로 ‘애플 천하’를 깨는 게임체인저가 될지 주목하고 있다.
미 CNN방송은 이날 S24 시리즈에 포함된 실시간 통역, 이미지 자동검색 등 AI 기능을 소개하며 "사람들이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방식에 있어, 새로운 시대를 열 것"이라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삼성이 AI에 올인하고 있다"면서 "몇 년간 혁신이 정체된 스마트폰 시장에서 자사 제품을 차별화하고 흥미를 불러 일으키고자 하는 노력의 일환"이라고 전했다.
경제매체 CNBC 역시 새롭게 공개된 갤럭시 S24 시리즈가 하드웨어 측면에서는 상당 부분 기존 S23 울트라 모델과 크게 다르지 않다면서도 "AI가 핵심"이라고 짚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삼성이 AI를 통해 갤럭시 S24를 더 스마트하게 만들고 있다"면서 "스마트폰 판매가 정체된 상황에서 AI가 매출의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지난해 반도체와 스마트폰 부문에서 동시에 세계 1위 자리를 내준 삼성전자는 이번 'AI폰' 갤럭시 S24를 통해 다시 1위를 탈환하겠다는 의지를 강조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12년간 부동의 1위를 지키던 스마트폰 영역에서 지난해 애플에 선두를 뺏겼다. 시장조사업체 IDC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스마트폰 2억2660만 대를 출하해 같은 기간 2억3460만 대를 내놓은 애플에 밀렸다. 점유율로는 애플이 전년보다 1.3% 오른 20.1%, 삼성전자가 2.3% 내린 19.4%였다.
반도체 부분에서도 삼성전자는 최근 인텔에 1위를 내어줬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반도체 매출은 전년 대비 11% 줄어든 5330억 달러였는데, 이 중 인텔은 16% 감소한 487억 달러, 삼성전자는 37% 떨어진 399억 달러를 기록했다. 삼성전자가 주력으로 내세운 메모리 반도체 실적이 부진한 동안 인텔은 서버와 PC칩 등으로 사업 영역을 분산해 매출 감소폭을 줄였다.
시장 전문가들은 "(스마트폰 분야에서) 삼성전자와 달리 경쟁사인 애플은 안드로이드가 아닌 자체 운영체제를 사용하는 터라 다른 AI 업체들과 협업이 어렵다는 평가를 받는다"면서 "향후 AI 스마트폰이 대중화하면, 이를 선점한 삼성전자의 경쟁력이 애플을 뛰어 넘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