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제가 수출 부진에도 불구하고 배당소득 덕에 겨우 적자를 면하는 기적(?)을 연출했다.
일부에서는 선진국형 경제구조의 전환이라고 평가하지만 원화가 글로벌 기축통화가 아닌 이상 수출회복 없이는 오래가지 못할 것이란 우려를 던진다.
한국은행이 10일 발표한 ‘2023년 3월 국제수지(잠정)’ 보도자료에 따르면 올 3월 경상수지는 2.7억 달러 흑자를 기록, 3개월만에 적자를 탈출했다. 경상수지는 올 1월(-42.1억 달러), 2월(-5.2억 달러) 연속 적자를 기록했었다.
이번에 경상수지가 흑자를 기록한 것은 해외투자에 따른 배당소득, 즉 본원소득수지가 36.5억 달러 흑자를 기록한 데 따른 것이다. 배당소득 흑자 규모는 지난해 3월 2.9억 달러에서 올 3월 31.5억 달러로 늘었다.
이에 따라 한국 경제가 점차 선진국형으로 바뀌는 것 아니냐 하는 기대감도 나오지만 흔히 결산후 배당이 들어오는 3월 이외엔 다시 적자로 돌아설 가능성이 커 수출 등 상품수지가 회복되지 않는 한 오래가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올해 경상수지 흑자폭은 배당소득의 약진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3월 67.7억 달러보다 크게 감소해 한국 경제가 전반적으로 활력을 잃어가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를 낳고 있다.
올 3월 ‘상품수지’는 수출이 감소하며 11.3억 달러 적자로 14개월째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서비스수지’도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확산을 막기 위한 규제가 전 세계적으로 완화되면서 해외여행 수요 증가 등으로 다시 19억 달러 적자로 반전됐다. 무상 이전에 따른 ‘이전소득수지’ 역시 3.5억 달러 적자를 각각 기록해 경제 전반에 '돈줄'이 말라가고 있다.
수출만 따로 보면 올 3월 전년 동월 대비 13.6% 감소한 551.1억 달러를 기록, 7개월째 감소했다. 품목별로 보면 승용차 등은 다소 늘었으나 가전제품, 반도체 등은 큰 폭의 감소세를 기록했다. 지역별로는 미국, 중동 등으로의 수출은 증가했고 동남아시아, 중국 등으로의 수출은 감소했다.
수입은 올 3월 597.4억 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6.4% 감소했다. 이는 최근 국제유가 등의 하락에 따른 결과이다.
반면 올해 배당소득의 증가는 지난해 12월 31일 개정돼 올해 1월 1일부터 시행되고 있는 현행 법인세법에 따라 ‘제18조의4’가 새로 삽입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 조항에 따르면 내국법인이 의결권 있는 발행주식총수 또는 출자총액의 100분의 10 이상을 출자한 외국자회사로부터 받은 이익 배당금의 95%에 해당하는 금액은 각 사업연도의 소득금액을 계산할 때 익금에 산입하지 않는다.
한편 올 3월 금융계정은 순자산이 전년 동월 대비 13.8억 달러 감소했다.
전년 동월 대비로 ‘직접투자’는 내국인 해외투자는 45.2억 달러, 외국인 국내투자는 26.4억 달러 증가했다.
‘증권투자’는 내국인 해외투자가 30.2억 달러 늘었고 외국인 국내투자는 33.3억 달러 줄었다.
‘파생금융상품’은 10.5억 달러 증가했다. ‘기타투자’는 자산이 6.8억 달러 감소하고, 부채는 88.3억 달러 증가했다.
‘준비자산’은 11.5억 달러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