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이탈리아 소도시 마엔차를 찾은 이유는?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이탈리아 소도시 마엔차를 찾은 이유는?
  • 전선화 기자 kotrin3@hanmail.net
  • 승인 2024.03.11 1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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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 3000명, 빈집 1채가 단돈 1유로"…이 장관 등 공공행정협력단 지난 8일 지방소멸 막기 위해 '벤치마킹'
@사진 제공=행정안전부
@사진 제공=행정안전부

이상민(사진) 행정안전부 장관이 이탈리아 중부의 소도시 마엔차(Maenza)를 찾은 것으로 알려져 주목을 끈다.

11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이상민 장관은 지난 8일(현지시간) 공공행정협력단과 함께 마엔차를 찾았다. 이탈리아 로마 시내에서 차량으로 1시간30분 정도를 달리면 나오는 이 도시는 인구가 3000여명 남짓한 작은 도시로 관광객들의 발길마저 드문 곳이다.

마엔차는 12세기경 지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마엔차 성을 중심으로 한 때 번성했으나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도시 기능이 쇠퇴하면서 주민들이 하나 둘 떠났고, 빈집도 빠르게 늘었다. 하지만 최근 '1유로 프로젝트'로 소멸위기의 마을이 되살아나면서 전 세계적으로 주목을 끌고 있다.

행정안전부는 바로 이 점이 이상민 장관 등이 마엔차를 찾은 배경이라고 전했다. 이 장관 일행은 지난 8일 오전 이 곳을 찾아 클라우디오 스펠두티(Claudio Sperduti) 시장의 안내를 받으며 빈집을 돌아 보며 도시 재생의 노하우를 찾아 보는 벤치마킹을 진행했다. '1유로 프로젝트' 현장을 직접 시찰해 지방 도시의 인구 유출, 지방소멸 문제를 해결해 보려는 시도라는 설명이다.

'1유로 프로젝트'는 1유로(한화 약 1400원)에 빈집을 사들일 수 있는 유럽의 도시재생 프로그램을 말한다. 마엔차에선 개인과 법인이 모두 1유로 프로젝트에 참여할 수 있고 여러 채를 구매한 뒤 임대도 가능하다. 다만 지원금이나 세금 감면 혜택은 없다.

실제 매매가는 1유로가 맞지만 1유로만 내고 바로 거주할 수는 없다. 거래되는 빈집들은 대부분 낡고 방치돼 개보수가 필요하고, 매매 후 3년 안에 빈집을 리모델링 해야 하고, 3년 안에 완공해야 한다는 조건이 붙는다. 공사 완료 후 돌려받을 보증금 5000유로(약 720만원)도 내야 한다.

마엔차의 빈집을 리모델링하는 비용은 ㎡당 600~700유로(약 86만~100만원) 수준이다. 거주 가능한 마엔차의 집을 사들이는 비용이 ㎡당 약 1000유로(143만원)인 점을 감안하면 빈집을 리모델링하는게 더 유리한 셈이다. 빈집을 내놓은 주인들 입장에선 재산세 부담을 낮출 수 있다. 이탈리아에선 2주택 이상 다주택자들의 재산세 부담이 높다. 특히 도심지역에 실거주 주택을 소유한 경우 시골에 방치된 주택을 갖고 있으면 대부분 처분하길 원한다.

이런 상황에서서 마엔차는 지난 2021년 '투자는 거절합니다. 이웃을 원합니다'란 슬로건을 내걸고 1유로 프로젝트를 대대적으로 추진했다. 이후 2개의 빈집이 프로젝트 매물로 나왔고 105명의 신청자가 줄을 섰다. 붙어있던 이 집들은 이탈리아 건축가가 모두 사들인 뒤 허물고 새로 지어 가족들과 함께 거주할 계획이다. 현재 15채의 빈집이 1유로 프로젝트 대상으로 선정됐고, 이 중 3채가 곧 매물로 나올 예정이다.

클라우디오 스페르두티 마엔차 시장은 '1유로 프로젝트'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빈집 프로젝트를 통해 아무도 몰랐던 마엔차가 세계적으로 알려지는 효과가 생기면서 지난 2년간 '1유로 프로젝트'와 관계없이 27채의 집이 팔렸다"면서 "이 중 6채가 미국인과 노르웨이인 등 외국인에 의한 거래였다"고 설명했다. 이들이 숙박업소 등을 열어 관광객을 유치할 수 있다는게 스페르두티 시장의 기대다.

파비오 디 지로라모 마엔차 시의원도 "1유로 프로젝트는 장기 프로젝트"라며 "한국의 고위 관료가 마엔차에 처음으로 방문해준 사실만으로도 우리가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마엔차 사례는 행안부가 추진하고 있는 충북 충주시 관아골의 사례와 비슷하다. 2015년 절반이 넘게 비어있던 빈점포를 청년들이 고쳐 쓸 수 있도록 국토교통부와 충주시가 지원하고, 행안부의 로컬브랜딩 사업을 통해 관아골 공가율이 2016년 60%(총 70채 중 42채)에서 지난해 12%(9채)까지 줄었다.

이 장관은 "우리나라도 빈집이 무려 13만2000호에 달한다"면서 "마엔차의 활용 사례를 살펴보고 빈집 정비에 적용할 수 있는 정책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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