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ㆍ정의, 검찰의 '월성 1호기 평가조작 의혹' 압수수색에 강력 반발
민주ㆍ정의, 검찰의 '월성 1호기 평가조작 의혹' 압수수색에 강력 반발
  • 이광효 기자 leekwhyo@naver.com
  • 승인 2020.11.06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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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월성원자력발전소 1호기’(이하 월성 1호기) 경제성 평가 조작 의혹 등 고발 사건을 수사하는 검찰이 5일 정부세종청사 내 산업통상자원부, 경상북도 경주시 한국수력원자력(주) 본사, 대구광역시 한국가스공사 본사 등을 대대적으로 압수수색한 것에 대해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 등은 강하게 반발했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는 6일 국회에서 개최된 최고위원회의에서 “어제 검찰이 월성1호기 원전과 관련해 산업자원부, 한수원, 가스공사 등에 대해 대대적인 압수수색을 벌였다”며 “그 문제를 감사했던 감사원은 수사 의뢰도 하지 않았는데 야당이 고발한 정치공세형 사건에 검찰이 대대적으로 대응한 것이다. 에너지 전환은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공약이자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는 중요 정책이다. 이에 대한 사법적 수사는 검찰이 이제 정부 정책의 영역에까지 영향을 미치겠다는 것으로 해석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것은 정치수사이자 검찰권 남용”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앞서 지난달 22일 국민의힘은 “원전 경제성 평가 조작과 조기 폐쇄 결정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백운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채희봉 한국가스공사 사장(조기 폐쇄 당시 청와대 대통령비서실 산업정책비서관실 산업정책비서관), 정재훈 한수원 사장 등 12명을 직권남용·업무방해 등 혐의로 대전지방검찰청에 고발했다.

이낙연 대표는 “야당이 이 사건을 대전지검에 고발한 지 이주일 만에, 윤석열 검찰총장이 대전지검을 방문한 지 일주일 만에 전격수사가 이뤄진 점도 의심을 부를 만하다. 야당과 일부 정치검찰이 짜고 정부를 공격한다고는 믿고 싶지 않다”며 “그러나 혹시라도 그런 의도가 있다면 국민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 당은 묵묵히 소임을 다하는 다수 검사들의 명예를 위해서라도 일부 정치검사들의 이런 행태를 좌시하지 않을 것이다. 검찰은 위험하고도 무모한 폭주를 당장 멈춰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도 “검찰의 국정개입 수사 행태에 매우 유감을 표한다. 유감이라고 말씀은 드렸지만 제가 쓸 수 있는 가장 점잖은 표현이다. 어제 검찰이 정부의 월성1호기 폐쇄 결정과 관련해 산자부와 한수원에 대해 전방위적인 압수수색을 벌였다. 이번 수사는 명백한 검찰권 남용이다. 정부의 에너지전환 정책을 수사 대상으로 삼은 것은 검찰의 과잉 수사”라며 “권력형 비리가 있었던 것도 아니지 않느냐. 권력형 부패가 있었던 것도 아니지 않느냐. 검찰이 수사권을 남용해 국정 운영에 개입하는 것은 위험 수위를 넘는 국정 흔들기”라고 비판했다.

김태년 원내대표는 “월성1호기 폐쇄는 안전성, 경제성, 주민수용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정책적 결정이다. 안전성과 관련해선 2017년에 서울행정법원이 수명연장을 위한 안전성 평가 등에 잘못이 있었다는 사유로 월성1호기 수명연장 처분을 취소하라고 판결한 바 있다”며 “경제성에 관해서도 월성1호기는 매년 1000억원의 적자가 발생하고 있었고 계속 운전을 위해서는 막대한 추가 비용을 들여야 하는 상황이었다. 월성1호기와 동일한 노형인 캐나다 젠틀리2호기의 경우, 안전성을 유지하면서 계속 운전을 위한 비용이 총 4조원으로 추산돼 수명 연장을 포기한 바 있다. 정부는 이런 다양한 요인들을 종합적으로 판단해서 정책결정을 내린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검찰의 이번 압수수색은 단순한 수사 이상의 의심스러운 정황이 많다. 감사원의 고발이나 수사 의뢰는 없었다. 이번 수사는 국민의힘이 고발장을 제출하고 불과 2주 만에 이뤄졌다. 윤석열 총장의 대전지검 방문 후 1주일 만에 착수된 것이기도 하다. 그리고 대전지검장은 윤석열 총장의 최측근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정황을 보면서 검찰의 수사 의도를 의심하는 국민이 많다”며 “검찰이 그런 정치적 의심을 받는다는 사실 자체가 너무나 안타까운 일이다. 정부 정책을 수사 대상으로 삼는 것은 다른 의도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만에 하나 검찰이 특정 정당과 유착해 정부 정책을 공격하기 위해 수사를 한 것이라면, 이는 검찰의 정치중립과 독립성을 훼손하고 민주주의에 도전하는 명백한 정치개입 행위다. 검찰이 정치적 목적을 갖고 수사를 한다면 민주당은 묵과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의당 조혜민 대변인도 6일 국회에서 한 브리핑에서 “월성 1호기 조기 폐쇄와 관련해 검찰이 지난 5일 대대적인 압수수색을 벌였다. 탈원전 정책에 관한 판단의 적정성을 들여다보려는 것으로 해석되는 한편, 검찰의 압수수색 대상은 지난달 22일 국민의힘이 '원전 경제성 평가 조작과 조기 폐쇄 결정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고발한 점과 동일하다”며 “검찰의 지나친 개입이 아닐 수 없다. 감사원은 탈원전 공약에 따른 정책 결정은 감사 대상이 아니라고 판단했음에도 이 같은 행태를 보이는 것은 과도한 정치 수사를 하겠다고 자임하는 것이다. 또한 불필요한 논란과 공방을 이어가고자 한 국민의힘에 힘 실어주기 하는 꼴인 검찰의 정치적 수사를 꼬집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조혜민 대변인은 “검찰은 제 역할에나 충실하길 바란다. 국민의힘의 고발 조치가 있음과 함께 신속한 수사가 이뤄졌다는 점에서 수사에 대한 검찰의 취사선택이 이뤄진 것이 아닌지 의심스럽기까지 하다”며 “국민 안전을 우선에 둔 에너지 정책에까지 우를 범하지 말길 바란다”고 말했다.

열린민주당 최강욱 대표는 이날 KBS 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와의 인터뷰에서 “고발을 한다고 해서 무조건 수사에 착수해 대대적으로 신속하게 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예를 들면 저희가 선거기간 중에 윤석열 씨 장모나 부인에 대한 문제를 고발했는데 4월이다. 지금 11월 아니냐? 그간에 어떻게 진행되고 있었는지 한번 생각해 보시면 어떤 차이가 있는지 아실 것”이라고 밝혔다.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개최된 의원총회에서 “지금 민주당 상태가 너무 안 좋은 것 같다”며 “산 권력에 대한 수사를 해야 한다고 하면서 권력에 대해 수사를 하면 늘 방해하고 비판하면서, 공수처는 또 산 권력에 대한 수사를 하기 위해서 필요하다고 하니까 정말 제정신인지 아닌지 뭐라고 비난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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