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월성1호기 조기폐쇄 감사원 감사결과에 '정면 충돌'
정치권, 월성1호기 조기폐쇄 감사원 감사결과에 '정면 충돌'
  • 이광효 기자 leekwhyo@naver.com
  • 승인 2020.10.22 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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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성ㆍ경제성 상실”vs“책임자 형사고발, 탈원전 정책 폐기해야”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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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이 20일 발표한 ‘월성1호기 조기폐쇄 결정의 타당성 점검’ 감사결과를 놓고 정치권이 정면으로 충돌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은 원자력발전소 월성1호기가 안전성 등 뿐만 아니라 경제성도 상실했음을 강조하며 월성1호기 조기폐쇄에 대한 소모적인 논쟁을 하지 말고 탈원전 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는 반면 국민의힘은 관련 책임자를 형사고발할 것임을 밝히며 탈원전 정책 폐기를 촉구하고 나섰다.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는 21일 국회에서 개최된 최고위원회의에서 “감사원 감사는 월성1호기 폐쇄와 관련한 여러 판단 요인 중 한가지인 경제성 평가에 대해서만 점검한 것”이라며 “월성1호기 조기 폐쇄는 경제성뿐만 아니라 안전성과 주민수용성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한 결과다. 월성1호기는 잦은 고장과 성능 문제가 반복되면서 안전성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노후한 원전에 대한 불안감으로 원전 주변 주민들의 집단 이주 요구와 소송도 계속됐다. 월성1호기에 대한 무용한 소모적 논쟁은 이제 멈춰야 한다”고 말했다.

김태년 원내대표는 “감사원 감사는 정부의 에너지 정책에 대한 판단이 아니다”라며 “국민의힘은 감사원 결과를 아전인수하면서 정쟁으로 끌고 가려는 시도를 중단하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더불어민주당 김종민 최고위원은 “월성1호기에 대한 변하지 않는 진실은 분명하다. 첫 번째, 월성1호기는 1983년 운전을 개시했으며 설계 수명은 30년, 2012년까지다. 두 번째, 월성1호기는 우리나라 원자력 사고 레벨2에 해당하는 4건의 사고 중 2건을 발생시킨 원전이다. 2008년부터 2017년까지 6번이나 불시 정지된 원전이다. 세 번째, 경주 지진 당시 월성 원전의 삼중수소 측정값이 8배까지 늘어났으며 주민들 몸속에선 삼중수소가 끊임없이 검출되고 있다. 마지막으로 네 번째, 월성1 호기와 동일한 가압중수로 방식으로 1982년 운전을 개시한 캐나다의 젠틀리2호기는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수명 연장을 중단하고 2012년에 폐쇄 결정을 내렸다”며 “지난 10년 매해 1000억원 가량의 적자가 발생했다는 것은 논외로 하더라도 월성1호기는 안전성에 심각한 문제가 있는 원전이라는 점은 분명하다. 이제 야당도 월성1호기를 정쟁의 소재로 보지 말고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먼저 생각해 줄 것을 당부 드린다. 이른바 탈원전과 관련된 정쟁, 이번에 중단되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사단법인 ‘에너지전환포럼’은 올 4월 14일 발표한 보도자료에서 “수명 연장된 월성1호기는 가동 중에 자주 멈춰섰다. 2016년에는 계획예방정비 후 가동한 지 한 달 만에 불시정지됐고 재가동한 지 2개월 만에 고장으로 멈추기를 반복해 이용률이 53.3%밖에 되지 않았다”며 “그러다 보니 월성1호기 수명연장 후 경영실적은 매년 적자를 기록했다. 2017년까지 5년간 월성1호기 경영실적은 5272억원 적자를 기록했는데 연평균 1000억원이 넘는 적자 수준이다. 이용률 95.8%를 기록한 2015년에도 마이너스 455억원으로 적자를 기록했다. 이용률이 높아도 월성1호기로 전기를 생산하는 발전단가는 항상 원전 판매단가보다 높아서 가동할수록 적자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 구조였다”고 지적했다.

정의당 강은미 원내대표는 21일 서면으로 대체된 의원총회에서 “경제성에 한정하더라도 월성1호기는 이미 경제성을 상실했다. 아직도 갈 곳을 찾지 못해 헤매고 있는 사용 후 핵연료와 그 처리 비용은 차치하고서라도 월성1호기는 이미 운영 중에도 손실을 보고 있었다”며 “에너지전환포럼이 지난 4월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월성1호기 경영실적은 2017년까지 5년간 5272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계속 가동에 따라 발생하는 안전개선 비용, 유지관리 비용, 방사성폐기물 처리 비용 등의 증가를 고려하면 추가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강은미 원내대표는 “무엇보다 월성1호기의 안전성과 주민 수용성 등 지역 주민들과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간과해선 안 된다. 이를 배제한 채 월성1호기 폐쇄에 대한 타당성을 논할 수는 없다. 특히 월성1호기의 내진 설계는 국내 원자력발전소 가운데 최저 수준이며 월성1호기가 들어선 경주는 5.8 규모의 지진을 겪은 지역”이라며 “문재인 대통령이 공약한 월성1호기의 즉각 폐쇄를 다시 한번 강력히 요구한다. 탈핵 에너지 전환의 국정 의지를 다시 한번 다지시길 바란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보다 중요한 것은 없다. 마지막으로 ‘국민의힘’에 경고한다. 이번 감사 결과를 악의적으로 이용하지 마라. 사업자만을 위한 경제성을 근거로 국민의 안전을 위협하는 행위는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개최된 비상대책위원장-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월성1호기는 언제 멈추냐’는 대통령의 한 마디가 위법부당한 폐쇄의 단초가 됐다. 백운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을 비롯한 공직자들이 감사 전날 무려 444건의 원전 관련 서류를 파기한 것도 원전 조기 폐쇄가 잘못됐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드러내고 있다”며 “우리 국민의힘은 이 부당한 폐쇄 과정에서 감사를 방해하고, 직권을 남용하고, 공용 서류를 손상한 관련 책임자들을 모두 형사고발 조치하겠다. 고발당하는 공무원들도 억울한 점이 있을 것이다. 위에서 시켜서 피할 수 없이 했는데 왜 우리에게만 책임을 묻냐는 억울함이 있겠지만 공무원이라고 하더라도 위법 부당한 지시는 거부할 의무가 있는 것이고, 또 관련된 공문서를 심야에 들어가서 파기한 것 자체는 용서받을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수사ㆍ재판 과정에서 억울한 것이 있으면 누가 몸통이고 어떻게 해서 피할 수 없이 이렇게 위법한 과정으로 월성1호기를 폐쇄하게 됐는지 밝히면 책임이 감형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감사원 감사 결과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는 2019년 11월 26일 감사원으로부터 ‘월성1호기와 관련된 최근 3년간의 내부 보고자료·청와대 협의 및 보고자료·한국수력원자력주식회사와 협의자료 일체’ 등을 요구받자, 같은 해 11월 27일과 11월 28일 감사원의 담당 감사관에게 이메일로 ‘월성1호기 및 신고리5ㆍ6호기 소송 동향’ 등 일부 자료를 제출하면서 지난 2018년 4월 3일 청와대 대통령비서실에 보고한 문서 등 대부분의 문서를 누락했다.

그 뒤 산업통상자원부는 감사원의 추가 자료제출 요구가 2019년 12월 2일(월)로 예상되자 같은 해 12월 1일 오후 11시 24분 36초부터 12월 2일 오전 1시 16분 30초까지 약 2시간 동안 ○○과 사무실 컴퓨터에 저장돼 있던 월성1호기 관련 자료(총 122개 폴더)를 삭제한 후, 산업부는 위 자료를 감사원에 제출하지 않았다.

감사원이 이번 감사기간 중 디지털 포렌식을 한 결과 위 122개 폴더에는 총 444개의 문서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는데 그 중 324개는 문서의 내용까지 복구됐고 나머지 120개의 경우 내용은 복구되지 않았다.

백운규 당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2018년 4월 3일 산업통상자원부 A과장이 같은 해 4월 2일 청와대의 한 행정관으로부터 들은 대로 청와대의 한 보좌관이 월성1호기를 방문하고 돌아와서 외벽에 철근이 노출됐다는 점을 청와대 내부보고망에 게시하자, 이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이 월성1호기의 영구 가동중단은 언제 결정할 계획인지 질문했음을 설명하자 “한수원 이사회가 경제성, 지역수용성 등을 고려해 폐쇄를 결정한다고 하면 다시 가동하는 것이 이상하지 않느냐”라고 질책하면서 한수원 이사회의 조기폐쇄 결정과 동시에 즉시 가동중단하는 것으로 재검토하도록 지시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이날 KBS 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와의 인터뷰에서 “부당한 조기 폐쇄 결정에 관여한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부터 위로는 청와대 몸통까지 법ㆍ역사적 책임을 물을 것”이라며 “그래서 책임 있는 분들에 대해서 우리 당이 직권남용, 업무상 배임, 공용물건 손상 이런 죄명으로 고발하겠다”고 말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조기 폐쇄의 잘잘못을 판단하려면 경제성, 안전성, 지역 주민의 수용성을 다 봐야 되는데 그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요소가 경제성”이라며 “그 경제성을 조작하고 일부러 낮추고 한 것으로서 경제성 평가가 잘못됐다면 조기 폐쇄도 잘못됐다고 결론을 내려야 된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김예령 대변인은 “결국 정권의 이념에,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국가 백년지대계인 에너지 산업이 이리저리 흔들린 것”이라며 “정권의 맹목적인 탈원전 정책으로 세계 최고 수준의 원전산업은 처참히 붕괴되고 있다. 문재인 정부는 이제라도 탈원전 정책을 전면 폐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국민의당 안혜진 대변인은 “이번 사안은 내부 징계로 그칠 것이 아니라, 수사기관은 월성1호기 관련 자료를 무단 삭제한 공무원에 대해 산업부 상부의 지시가 있었는지, 감사원 감사 방해 등에 대한 한 점의 의혹 없는 수사 결과를 내놔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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