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민 KBS 사장이 경영이 정상화될 때까지 본인과 임원들 임금을 30% 반납할 것임을 밝혔다. 구조조정 시행 가능성도 시사했다.
박민 KBS 사장은 14일 KBS아트홀에서 기자회견을 해 “KBS는 국민으로부터 지난해 7천억원의 수신료를 받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효율적이고 방만한 경영으로 지난해 100억원이 넘는 적자를 낸 데 이어 올해는 약 800억원의 적자가 예상된다”며 “그리고 국민의 신뢰 상실로 인한 수신료 분리 징수로 과거 IMF(International Monetary Fund, 국제통화기금)나 금융위기보다 더한 비상 상황을 맞게 됐다. 기존 경영 방식으로는 이 위기를 헤쳐 나갈 수 없는 만큼 특단의 경영 혁신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박민 사장은 “우선 저 자신과 임원들은 경영이 정상화 될 때까지 솔선수범해 임금 30%를 반납하겠다. 나머지 간부와 직원들도 동참하는 방안을 마련하겠다”며 “명예퇴직을 확대 실시해 역삼각형의 비효율적인 인력 구조를 개선하겠다. 그래도 인력 운용의 효율화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구조조정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박 사장은 “인사·승진·예산 제도도 전면 쇄신하겠다. 입사하면 성과와 관계없이 누구나 상위직급으로 올라가는 일은 이제 없을 것이다”라며 “이렇게 되면 많은 비판을 받아온 무보직 고임금 직원, 기둥 뒤의 직원도 사라질 것이다”라고 말했다.
박 사장은 “예산에서 가장 큰 부분인 제작비 낭비는 원천적으로 차단하겠다. 제작진의 능력과 무관한 순번식 제작 관행을 없애고 능력 있고 검증된 연출자를 집중 지원하겠다”며 “프로그램별로 예산 투입과 수익 구조를 정밀하게 분석해 제작비용의 효율성을 극대화하겠다”고 밝혔다.
박민 사장은 “지금 KBS는 절체절명의 생존 위기에 직면해 있고 그 중심에는 신뢰의 위기가 자리하고 있다”며 “공영방송으로서 핵심 가치인 공정성을 훼손해 국민의 신뢰를 잃어버린 상황에 깊은 유감을 표하며 국민 여러분께 정중히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박 사장은 “불공정·편파 보도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해당 기자나 PD(Producer)는 즉각 업무에서 배제하고 최대한 엄정하게 징계하겠다”며 “오보 사례의 재발을 막기 위해 주요 불공정 방송의 경위와 진상을 철저히 규명하고 백서를 발간하겠다. 회사 측이 해당 사안에 대해 적절한 조치를 취했는지 살펴서 필요하다면 추가 조치도 취하겠다”고 밝혔다.
박민 사장은 “불공정·편파 논란을 차단하기 위한 강도 높은 대책도 시행하겠다. 우선 무분별한 속보 경쟁은 하지 않겠다”며 “확인된 사안과 그렇지 않은 사안은 분명하게 구분하고 익명 보도는 최대한 자제하겠다. 팩트체크를 활성화해 오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고 그래도 오보가 발생했다면 바로 사과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정정보도는 원칙적으로 뉴스 첫머리에 보도하겠다. 불공정 보도로 논란이 될 경우 잘잘못을 따져 책임을 묻겠다”며 “특히 의도적이고 중대한 오보에 대해선 국장과 본부장 등 지휘라인까지 문책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