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형법상 간첩죄 적용 범위를 모든 국가로 확대하는 것을 추진한다.
'국제 스파이들의 놀이터'라고 불리는 한국이 적국인 북한을 제외하고 미국, 일본, 중국 등 수교국들의 간첩행위를 처벌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은 4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개최된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지금 국가기밀을 유출하는 간첩죄의 범위가 적국에 대한 유출로 한정돼 있다. 이것은 1983년 이래 유지되고 있는 것”이라며 “이건 다른 나라와 차이가 있다. 다른 나라들도 다 간첩죄를 강력하게 처벌한다. 그런 나라들은 간첩 행위의 대상을 ‘적국’이라는 개념으로 한정하지 않고 ‘외국’이라고 규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의 경우 적국인 북한을 제외한 나머지 중국이나 미국에 불법적으로 국가기밀을 누설하는 것을 간첩죄로 처벌할 수가 없다”며 “적국이라는 말을 외국이라고만 바꾸면 해결되는 문제다”라고 말했다.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은 “중국에서 만약에 우리 국민이 간첩 행위를 했다면 당연히 중국에선 강하게 처벌될 것이다. 반대의 경우 우리는 처벌하지 못한다”며 “이건 불공정하고 우리의 중요 자산들이 해외로 유출되는 것을 막기가 어렵다”며 제22대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승리하면 관련 법률 개정을 추진할 것임을 밝혔다.
현행 형법 제98조제1항은 “적국을 위하여 간첩하거나 적국의 간첩을 방조한 자는 사형, 무기 또는 7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고, 제2항은 “군사상의 기밀을 적국에 누설한 자도 전항의 형과 같다”고 규정하고 있다.
총대는 지난달 19일 더불어민주당 탈당을 선언하고 4일 국민의힘에 입당한 김영주 의원(서울 영등포구갑, 보건복지위원회, 4선)이 멜 전망이다. 김 의원은 지난 2022년 9월 19일 제98조제3항 “외국을 위하여 간첩한 자는 15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는 조항을 추가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형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했다.
김영주 의원은 4일 당사에서 개최된 입당식에서 “저는 이번 선거에서 최선을 다해 승리하겠다”며 “정치인은 국가의 발전과 국민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일을 해야 된다. 개인의 사리사욕을 위한 도구로 쓰여져선 안 된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한동훈 비대위원장은 4일 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거대정당 사이에 어떤 차이가 있고, 이슈에 대해 어떤 입장인지, 당 대표들을 불러 TV(Television) 토론을 생방송으로 장기간 하는 것이 언론이나 국민이 많이 바라는 일이다”라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당대표에게 자신과의 양자 TV 토론에 응할 것을 촉구했다.
한편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 비서실장은 4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당의 결정을 수용한다”며 이번 총선에서의 공천 배제에도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하지 않을 것임을 밝혔다.
임종석 전 비서실장이 출마하려고 했던 ‘서울 중구성동구갑’에 전략공천된 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회 위원장은 4일 CBS(Christian Broadcasting System, 기독교방송)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임종석 전 실장이) 정말 어려운 결단을 해 주셨다”며 “제가 빠른 시일 내에 찾아뵙고 이번 성동갑 선거에서 수락을 해 주시면 선거대책위원회 위원장으로 모시고 함께 힘을 모아서 원팀이 돼 반드시 승리하겠다”고 말했다.
이 선거구에는 국민의힘 윤희숙 전 국회의원이 지난달 19일 총선 공천이 확정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