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통합당, 親호남정당 탈바꿈 본격화..비례 당선권 25% 호남 추천
미래통합당, 親호남정당 탈바꿈 본격화..비례 당선권 25% 호남 추천
  • 이광효 기자 leekwhyo@naver.com
  • 승인 2020.08.21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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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5ㆍ18에 무릎 꿇고 사죄
미래통합당 정운천 국민통합특별위원회 위원장이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발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미래통합당 정운천 국민통합특별위원회 위원장이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미래통합당이 지금까지의 비(非)호남정당에서 친(親)호남정당으로의 탈바꿈을 본격화하고 있다.

국회의원 비례대표 당선권 20위 이내에 25%를 호남지역 인사로 추천하도록 당헌ㆍ당규에 명문화하기로 했고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은 광주광역시에서 보수정당 대표로는 최초로 무릎을 꿇고 5ㆍ18 광주 민주화 운동에 대해 사죄했다.

정운천 미래통합당 국민통합특별위원회 위원장은 20일 국회에서 한 기자회견에서 “호남 인재 육성을 위해 ‘호남지역인사 비례대표 우선추천제’를 추진하겠다”며 “국회의원 비례대표 당선권 20위 이내에 25%를 호남지역 인사로 추천하도록 하는 내용을 당헌·당규에 명문화 해 지역주의 극복에 근본적인 해결방법을 찾고자 한다”고 말했다.

정운천 미통당 국민통합특별위원회 위원장은 “미래통합당 전체의원을 대상으로 호남지역 전체 41개 지방자치단체를 대상으로 명예의원을 위촉하고자 한다”며 “각 의원들이 해당 지자체와 자매결연을 맺고, 중점추진 예산과 법안, 지역현안 사업 해결을 위한 소통창구를 구축하게 될 것이다. 코로나19 추이를 고려해 지역방문 계획도 추진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제는 발목 잡는 정당이 아니라 호남민들이 원하는 실질적인 정책을 민생현장으로 찾아가 직접 듣고 해결하는 ‘非호남 정당’이 아닌 ‘親호남 정당’으로 거듭나겠다”며 “이번 호남지역 수해현장 봉사활동을 계기로 벌써 여러 의원들이 연고가 있거나 관심 있는 지자체를 신청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운천 국민통합특별위원회 위원장은 “국민통합 차원에서 민주당 의원들과도 동서화합을 모색하고자 한다”며 “여야가 함께 하는 의원연구단체인 ‘국민통합포럼’을 활성화하고, ‘전주~김천 간 동서횡단철도 사업’과 같은 영호남 공동사업을 발굴·추진해 국회 내 지역갈등부터 해소시켜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미래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개최된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어제 김종인 위원장께서 광주 5ㆍ18 묘역을 참배하고 광주시민과 전라남도민들, 나아가 국민들에게 진심어린 사죄의 말씀을 하고 꿇어앉았다”며 “저희 당으로서 진작에 했어야 할 일인데, 또 당연히 했어야 할 일인데 너무 늦었다. 늦었지만 5ㆍ18에 대한 진심어린 참회를 해 주신 김종인 위원장님의 결단과 고려에 대해서 감사드리고, 저희 당이 정강정책에도 5ㆍ18 관련 내용들이 포함될 것이지만, 더이상 우리 당 구성원들의 언행으로 5ㆍ18 민주화 운동과 관련해서 국민들이나 광주시민, 전남도민들에게 상처입히는 일이 없도록 구성원들이 각자 명심하고 노력해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광주시민들께서도 지켜보겠다고 담담히 받아들여 주셔서 감사하고 저희들이 더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미래통합당 부산광역시당 위원장인 하태경 의원(부산 해운대구갑, 국방위원회, 정보위원회, 3선)은 이날 발표한 성명서에서 “부산시당은 우리 당원들이 또다시 5ㆍ18 정신을 훼손하는 것을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다. ‘5ㆍ18이 폭동이니 또는 북한군이 개입했니’ 등 5ㆍ18 폄하 망언을 하거나 호남 차별 발언을 하는 당원들에겐 절대 불관용 원칙을 적용하겠다"며 "5ㆍ18 민주항쟁을 비하하거나 모욕하는 당원이 있다면 무조건 제명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미래통합당 황보승희 의원(부산 중구영도구,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초선)은 20일 YTN라디오 ‘출발 새아침’과의 인터뷰에서 “‘저희 당이 과거처럼 특정 지역에 의존해서 호남을 배제하거나 소외하는 식의 정치, 이제 종결지어야 한다’고 103명의 의원들이 다 그렇게 동의하고 있다”며 “마음을 열고, 또 울림을 주는 행동하는 정치를 통해서 호남 주민들께서도 통합당에 손을 내밀어 주실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19일 광주광역시 북구에 있는 ‘국립5ㆍ18민주묘지’ 앞에서 낭독한 사과문에서 “비상계엄이 전국으로 확대된 1980년 5월 17일 저는 대학연구실에 있었다. 그 이틀 전 학생들이 시위를 중단할 것이라는 발표를 듣고 밀려 있는 강의 준비에 열중하던 중이었다. ‘광주에서 발포가 있었고 희생자가 발생했다’는 소식은 얼마간의 시간이 지난 뒤에야 알게 됐다”며 “위법행위에 직접 참여하는 것도 잘못이지만 알고도 침묵하거나 눈 감은 행위, 적극 항변하지 않은 소극성 역시 작지 않은 잘못이다. 역사의 법정에서는 이것 또한 유죄다. 신군부가 집권하고 만든 국가보위비상대책위원회에 저는 재무분과 위원으로 참여했다. 그동안 여러 기회를 통해 그 과정과 배경을 말씀드리며 용서를 구했지만 결과적으로 그것은 상심에 빠진 광주 시민, 군사정권에 반대했던 국민들에게는 쉽게 용납하기 어려운 선택이었다. 다시 한번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고 사과했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광주에서 그런 비극적인 사건이 일어났음에도 그것을 부정하고 5월 정신을 훼손하는 일부 사람들의 어긋난 바람과 행동에 저희 당은 더욱 엄중한 회초리를 들지 못 했다”며 “저희 당의 일부 정치인들까지 그에 편승하는 듯한 태도까지 보였다. 표현의 자유라는 명목으로 엄연한 역사적 사실까지 부정할 수는 없다. 그동안의 잘못된 언행에 당을 책임지는 사람으로서 진실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김종인 위원장은 낭독을 마치고 추모탑에 헌화하고 약 15초가량 무릎을 꿇었다.

김종인 위원장은 이날 광주광역시 서구에 있는 한 식당에서 5ㆍ18 3단체(5·18민주유공자회, 5·18민주화운동부상자회, 5·18구속부상자회) 관계자들과 한 만찬을 겸한 비공개 간담회에서 더불어민주당이 당론으로 채택한 5ㆍ18 3법에 대해 “민주당과 함께 법안 통과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5ㆍ18 3법’은 ‘역사왜곡금지법안’(더불어민주당 양향자 의원 대표발의), ‘5·18민주유공자예우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더불어민주당 이용빈 의원 대표발의), ‘5·18민주화운동 관련자 보상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더불어민주당 민형배 의원 대표발의)이다.

‘역사왜곡금지법안’의 주요 내용은 5·18 민주화 운동 등에 관한 역사적 사실을 부인 또는 현저히 축소·왜곡하거나 허위의 사실을 유포하는 행위를 처벌하는 것 등이다.

‘5·18민주유공자예우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의 주요 내용은 5·18 민주 유공자와 그 유족이 친목을 도모하고 회원의 권익을 향상하기 위해 ‘5·18민주화운동부상자회’, ‘5·18민주유공자유족회’, ‘5·18민주화운동공로자회’를 설립할 수 있도록 하는 것 등이다.

‘5·18민주화운동 관련자 보상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의 주요 내용은 이 법에 따른 관련자의 정의에 ‘5·18 민주화 운동과 관련해 성폭력 피해를 입은 사람과 5·18 민주화 운동을 이유로 해직된 사람’을 추가하고 성폭력 피해를 입은 사람에 대한 신체적·정신적 회복지원을 하는 것 등이다. 이 법에 따른 보상금 및 지원금의 신청 기간에 관한 규정을 삭제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더불어민주당은 앞으로 추가적으로 발의될 법률안들과 함께 심사하며 5ㆍ18 3법을 당론으로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더불어민주당 윤관석 정책위원회 수석부의장은 20일 국회에서 개최된 정책조정회의에서 “미래통합당에 촉구한다. 사과의 생명이 진정성과 실천인 만큼 5ㆍ18 민주화 운동을 폄훼하고 망언한 미래통합당의 정치인들에게 일단 철저하게 책임을 묻고 제명해야 할 것이다”라며 “그렇지 않으면 국민들은 ‘김종인 위원장의 사과는 개인 차원의 사과이며 쇼에 불과하다’고 생각할 것이다. 또한 5ㆍ18 진상규명을 포함한 유가족 지원 등의 5ㆍ18 3법에 대해서 ‘국회 통과에 함께 앞장서겠다’는 약속을 공개적으로 해야 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정의당 심상정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개최된 상무위원회에서 “저는 김종인 위원장의 무릎사과를 긍정적인 신호로 생각하고 싶다. 만시지탄이지만, 미래통합당의 진정한 역사인식과 인권감수성 회복을 위한 출발점이 되기를 바란다”며 “일시적으로 영입된 비대위원장이 무릎을 꿇고 다른 행동을 보였다는 것만으로 미래통합당의 변화를 믿을 국민은 없다. 망언 정치인 제명 등 당 차원의 집단적인 성찰 의지를 보여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역사적 화해와 통합은 진실의 토대 위에서만 이뤄질 수 있다. 40년이 지나도록 발포 명령자가 누군지조차 규명되지 않았고, 아직 시신의 행방을 찾지 못한 희생자들도 많다”며 “미래통합당이 5ㆍ18 3법을 포함한 진상 규명에 앞장서기 바란다. 더 나아가 공인된 역사인 5ㆍ18 민주화 운동과 6월 항쟁의 정신을 헌법 전문에 포함하는 것을 동의해 주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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