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세연 불출마 선언..“자유한국당 해체하고 황교안ㆍ나경원 물러나야”
김세연 불출마 선언..“자유한국당 해체하고 황교안ㆍ나경원 물러나야”
  • 이광효 기자 leekwhyo@naver.com
  • 승인 2019.11.17 1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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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석 전 비서실장도 불출마 선언 “통일운동에 매진”
자유한국당 김세연 의원이 17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자유한국당 김세연 의원이 17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자유한국당 김세연 의원(부산 금정구, 보건복지위원회, 3선, 47)이 오는 2020년 4월 15일 시행될 제21대 총선에 불출마할 것을 선언하며 자유한국당의 해체와 황교안 대표, 나경원 원내대표의 사퇴를 촉구했다. 김세연 의원은 현재 (재)여의도연구원 원장,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위원장 등을 맡고 있다. 김무성 의원과 유민봉 의원, 김성찬 의원에 이은 4번째 자유한국당 의원 불출마 선언이다.

김세연 의원은 17일 국회에서 한 기자회견에서 “나이 50을 지천명(知天命)이라고 했다. 지명(知命)은 삼지(三知), 즉 지분(知分), 지족(知足), 지지(知止)로 풀이된다. 즉 분수를 알고, 만족할 줄 알며, 그칠 때를 알라는 것”이라며 “과유불급(過猶不及)이다. 내일 모레 50세가 되는 시점에서 스스로를 돌아보니, 이제는 정치에서는 그칠 때가 됐다. 권력의지 없이 봉사정신만으로 이곳에서 버티는 것이 참으로 어렵게 된 사정”이라며 제21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김세연 의원은 “자유한국당은 이제 수명을 다했다. 이 당으로는 대선 승리는커녕, 총선 승리도 이뤄낼 수 없다. 무너지는 나라를 지켜낼 수 없다. 존재 자체가 역사의 민폐”라며 “창조를 위해선 먼저 파괴가 필요하다. 깨끗하게 해체해야 한다. 완전한 백지 상태에서 새로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금 계시는 분들 중에 인품에서나 실력에서나 존경스러운 분들이 많이 계시다. 나라를 위해서 공직에서 더 봉사하셔야 할 분들이 분명히 계시다. 하지만, 대의를 위해서 우리 모두 물러나야 할 때이다. 우리가 버티고 있을수록 이 나라는 더욱 위태롭게 된다”며 “나라를 사랑하고, 나라를 살리는 마음으로 우리 다 함께 물러나자. 황교안 당 대표님, 나경원 원내대표님, 열악한 상황에서 악전고투하시면서 당을 이끌고 계신 점, 정말 경의를 표한다. 그리고 우리 당의 훌륭하신 선배, 동료 의원님들, 감사하고, 존경한다. 그러나 정말 죄송하게도 두 분이 앞장서시고 우리도 다 같이 물러나야만 한다. 미련 두지 말자. 모두 깨끗하게 물러나자”며 의원들의 총사퇴를 촉구했다.

김세연 의원은 “광화문 광장에서 자유한국당이 주최하는 집회는 조직 총동원령을 내려도 5만명 남짓 참석하지만, 자유한국당이 아닌 시민단체에서 주최하는 집회에는 그 10배, 20배의 시민이 참여한다”며 “민주당 정권이 아무리 폭주를 거듭해도 자유한국당은 정당 지지율에서 단 한번도 민주당을 넘어서 본 적이 없다. 조국 사태가 마무리된 이후에는 오히려 그 격차가 빠르게 더 벌어졌다. 엊그제는 정당 지지율 격차가 다시 두 배로 벌어졌다”고 말했다.

이어 “이것이 현실이다. 한 마디로 버림받은 것이다. 비호감 정도가 변함없이 역대급 1위다. 감수성이 없다. 공감능력이 없다. 그러니 소통능력도 없다”며 “사람들이 우리를 조롱하는 걸 모르거나 의아하게 생각한다. 세상 바뀐 걸 모르고, 바뀐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면, 도태될 수밖에 없다. 그것이 섭리다. 섭리를 거스르며 이대로 계속 버티면 종국에는 역사의 죄인이 될 것이다. ‘물러나라, 물러나라’ 서로 손가락질은 하는데 막상 그 손가락이 자기를 향하지는 않는다”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발언하는 거의 모든 사람이 자기는 예외이고 남 보고만 용퇴하라, 험지에 나가라고 한다. 국민들은 지금 우리가 어떻게 하는지 두 눈 부릅뜨고 지켜보고 계시다. 모두 내 탓”이라며 “책임에서 자유로운 사람은 아무도 없다. 모두가 함께 책임져야 한다. 함께 물러나고, 당은 공식적으로 완전하게 해체하자”고 말했다.

이어 “완전히 새로운 기반에서, 새로운 기풍으로, 새로운 정신으로, 새로운 열정으로, 새로운 사람들로 다시 시작해야 한다. 경험 있는 사람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거나 새로운 사람은 경험이 모자라서 안 된다고 반론을 펴고 싶을 수도 있다”며 “그러나 지금은 경험이 약이 아니라 독이 될 수 있는 시대다. 오만과 간섭은 금물이다. 이전에 당에 몸 담고 주요 역할을 한 그 어떤 사람도 앞으로 대한민국을 제대로 지키고 세워나갈 새로운 정당의 운영에 관여해선 안 된다. 뜻밖의 진공상태를 본인의 탐욕으로 채우려는 자들의 자리는 없다. 만약 그렇게 하려는 사람이 있다면 누구든 반드시 응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남은 6개월여의 임기 동안 국회 보건복지위원장으로서, 여의도연구원장으로서, 금정구 출신 국회의원으로서 더욱 열심히 의정활동에 임하겠다”며 “또한, 20대 국회에서 심혈을 기울여 온 의원연구단체 ‘Agenda 2050’의 활동을 잘 마무리하는 데에도 최선을 다하겠다. 그리고는 원래 제가 있어야 할 곳으로 돌아간다. 비록 공적인 분야에 있지 않더라도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의 공적 책무감을 간직하면서 더 나은 공동체를 만들어나가는 데 미력이지만 늘 함께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불출마 선언은 우리 당의 변화와 쇄신을 위한 또 하나의 출발점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여러 가지 얘기한 부분은 잘 검토해서 우리 당 발전의 디딤돌이 될 수 있도록 그렇게 하겠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이해식 대변인은 “진단은 정확하나 이유는 말하지 못했다. 자유한국당이 왜 ‘역대급 비호감’인지 왜 국민으로부터 ‘버림’을 받았는지 알지 못하면 새 출발을 해도 소용없다”며 “역사와 상황이 변하는데도 분단과 냉전에 뿌리박은 정체성을 바꾸지 않는다는 점, 국정농단 사태의 책임으로부터 완전히 자유롭지 못하다는 점, 당리당략을 우선해 의회 민주주의를 외면하고 거리 정치에 의존하는 점 등이 대표적”이라고 지적했다.

이해식 대변인은 “김 의원의 반성이 한계는 있지만 그동안 자유한국당에서 나온 목소리 중에서는 가장 주목을 끌고 있음은 부인할 수 없다”며 “부디 자유한국당이 김 의원의 자성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보다 새로운 면모로 일신해 국민의 사랑을 받는 야당으로 다시 태어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 비서실장도 이날 본인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저는 이제 처음 정치를 시작할 때 마음 먹은대로 제도권 정치를 떠나 원래의 자리로 돌아가려 한다. 앞으로의 시간은 다시 통일 운동에 매진하고 싶다”며 “예나 지금이나 저의 가슴에는 항상 같은 꿈이 자리잡고 있다. 한반도 평화와 남북의 공동번영. 제겐 꿈이자 소명인 그 일을 이제는 민간 영역에서 펼쳐보려 한다. 서울과 평양을 잇는 많은 신뢰의 다리를 놓고 싶다”며 제21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한 기자간담회에서 “(임종석 전 비서실장 불출마 선언을) 전혀 알지 못했다. 본인은 이 중요한 국면에 통일운동에 전념하고 싶다는 취지였다고 들었는데, 그것도 그것대로 장하고 훌륭한 뜻”이라며 “김세연 의원은 보수 혁신에 나름대로 역할을 할 수 있는 분이었다고 생각한다. 공천 혁신과 쇄신 이런 측면으로만 되는 부분은 아쉽다. 새로운 정치문화와 질서가 디자인될 수 있는 지혜는 없는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인영 원내대표는 본인을 포함해 86그룹에 대해 자기희생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에 대해선 “지금 이 시점에서 진퇴의 문제와 관련해 결부짓는 것은 원하지 않는다”며 “여러 고민도 있고 후배들한테 어떻게 도움이 될 것인가 구상도 있지만, 지금 제 앞에 있는 일이 워낙 중대해서 이 문제가 어느 정도 정리될 때까지는 다른 이야기는 하지 않으려 한다”고 밝혔다.

이어 “출마 이전에 우리 후배들에게 어떻게 새로운 대한민국과 정치를 발전시켜 가려고 하는지, 함께 도전하면 좋겠다”며 “그 입장에서 김세연 의원이나 임 전 실장 이야기를 하고 싶지, 한 사람의 거취 문제로 이야기를 하고 싶지 않다”고 덧붙였다.

유력 정치인들의 연이은 불출마 선언에 대해선 “일관된 입장은 개개인의 판단도 존중해야 되겠지만, 꼭 일해야 할 사람은 일하는 과정으로 헌신하고 기여하면 좋겠다”며 “한 사람의 불출마 이런 식으로 이어지는 방식보다, 새로운 정치를 디자인하는 방법이 있으리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바른미래당 강신업 대변인은 “김 의원의 총선 불출마 결단과 자성적 현실 진단을 높이 평가한다. 우리 국민은 이미 오래 전에 망국적 양당제를 용도폐기했다”며 “그럼에도 거대 양당은 권력 노름에 빠져 국민들 손가락질 하는 것도 모르고 당리당략과 사리사욕만 좇아왔다. 그나마 여기서 멈추지 않으면 국민과 역사에 씻을 수 없는 죄를 짓는 것이다. 자유한국당은 이제라도 국민에 참회하는 자세로 선거제 개혁법안 처리를 비롯한 정치 개혁에 적극 나서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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