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 문화의 그늘] 방송 단역 연기자들, 열정페이 이제 그만!
[한류 문화의 그늘] 방송 단역 연기자들, 열정페이 이제 그만!
  • 이광효 기자 leekwhyo@naver.com
  • 승인 2023.10.25 11: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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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종일 촬영해도 출연료 못 받을 가능성..회차별 지급 방식이 합법적 임금체불 조장"
사진: 한국방송실연자권리협회 홈페이지 캡처
사진: 한국방송실연자권리협회 홈페이지 캡처

단역 연기자들의 열악한 처우 개선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방송 회차별로 출연료를 지급하는 현재의 출연료 지급 방식이 단역 연기자들이 ‘합법적인 임금체불’을 당하게 할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사진: 한국방송연기자노동조합·한국방송실연자권리협회 제공
사진: 한국방송연기자노동조합·한국방송실연자권리협회 제공

24일 ‘통일경제뉴스’가 입수한 ‘연기자 임금제도 실태조사 및 개선방안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방송연기자노동조합·한국방송실연자권리협회 조합원 및 회원 42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92.2%가 방송 회차별로 출연료를 지급받고 있었다.

주연 연기자들의 경우 출연료 자체가 매우 고액이고 드라마 촬영 후 편집 과정에서 본인이 연기하는 모습이 통편집될 가능성이 거의 없지만 매우 낮은 금액의 출연료를 받는 단역 연기자들은 통편집되는 일이 매우 많다.

문제는 나중에 통편집돼도 단역 연기자들도 많은 시간 동안 촬영에 임해야 해 단역 연기자들은 일은 일대로 힘들게 하고도 출연료를 전혀 받지 못할 수가 있는 것.

사진: 한국방송연기자노동조합·한국방송실연자권리협회 제공
사진: 한국방송연기자노동조합·한국방송실연자권리협회 제공

설문조사 결과 연기자들의 방송 1회당 평균 촬영 일수는 2.63일, 하루 평균 촬영 시간은 6.11시간, 하루 평균 대기 시간은 3.88시간이었다.

현재 드라마 제작 현장에서 통용되고 있는 최저 출연료는 1회 방영 회차당 20만원∼30만원이다.

이에 대해 보고서는 “방영회차라는 것은 실제 방송으로 송출되는 회차를 기준으로 출연료가 책정되는 것이다. 이는 실제 촬영일수나 시간을 기준으로 출연료가 책정되는 미국이나 영국, 프랑스 등의 해외 사례와 구분되는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며 “방영회차라는 모호한 범주는 실제 연기를 위해 투여된 노동력과 시간을 반영하지 못한다. 과거 녹화시스템이 없던 시기에는 실제 방영시간과 촬영시간이 등치될 수 있었기에 방영회차를 기준으로 한 출연료 책정이 타당할 수도 있었겠지만, 현재와 같은 녹화방식의 방송시스템에선 실제 투여된 노동시간과 방영시간은 등치될 수 없다. 즉, 방영회차 방식의 출연료시스템은 노동시간에 대한 고려가 부족한 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사진: 한국방송연기자노동조합·한국방송실연자권리협회 제공
사진: 한국방송연기자노동조합·한국방송실연자권리협회 제공

설문조사 결과 방송 촬영을 위한 지출에 대해서도 ‘계약 시 출연료에 포함해 계약’이 51.9%, ‘별도의 보상이나 지원 없이 개인 지출’은 43.8%인데 ‘출연료 이외에 추가적으로 제작사에서 지원’은 1.9%에 불과했다.

이에 대해 보고서는 “소위 ‘통계약’이라고 불리는 출연료에 대한 포괄적 산정은 출연료에 교통·숙박비 같은 제경비와 모든 수당을 포함하는 방식이다”라며 “일정을 관리해 줄 소속사가 있는 상대적으로 출연료의 금액이 높은 주연급 배우의 경우에는 포괄 계약 방식을 적용해도 별다른 불이익이 없지만 상대적으로 출연료가 낮은 단역 배우들의 경우에는 출연료에서 제경비를 제외하면 실제 수령하게 되는 시간당 출연료는 최저임금에도 못 미치거나 마이너스인 경우가 발생하기도 한다”고 밝혔다.

사진: 한국방송연기자노동조합·한국방송실연자권리협회 제공
사진: 한국방송연기자노동조합·한국방송실연자권리협회 제공

설문조사 결과 연기자들의 연평균 방송소득은 1000만원 미만이 40.4%, 1000만원 이상-2000만원 미만이 25.2%였다.

이런 상황에서도 단역들은 목소리를 내기 어려운 상황이다. 항의하면 앞으로 드라마 등에 캐스팅이 안 돼 연예인으로서의 생명이 끝장날 가능성이 높기 때문.

단역들이 받는 부당한 처우 등을 톱스타가 되기 위해 참고 겪어야 하는 ‘과정’ 정도로 여기는 풍토도 문제다.

주우 한국방송연기자노동조합 탤런트지부장은 23일 YTN과의 인터뷰에서 “제작사가 비용을 줄이기 위해서 굉장히 낮은 출연료를 제시해도 신인들은 기회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기회비용, 열정페이라는 생각에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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