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2번째 미국은행 파산...2008년 리먼 부라더스 사태 재현되나
역대 2번째 미국은행 파산...2008년 리먼 부라더스 사태 재현되나
  • 정연미 기자 kotrin3@hanmail.net
  • 승인 2023.03.11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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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의 돈줄' 40년 역사 실리콘밸리은행(SVB) 10일 뱅크런 맟아 '전 지점 폐쇄' 조치
@SVB 홈페이지 캡쳐
@SVB 홈페이지 캡쳐

역대 2번째 규모의 미국은행이 파산해 글로벌 금융업계에 충격을 주고 있다.

10일(현지시간) 외신들은 일제히 미국 서부 실리콘밸리 투자 생태계의 큰 축으로 성장한 스트타업 전문은행 실리콘밸리뱅크(SVB)가 파산했다고 앞다퉈 보도했다. 

일각에서는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불러 온 '리먼 부라더스' 은행의 파산 사태가 재현된 것 아닌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날 미 캘리포니아주 금융보호혁신국은 유동성 부족과 지급 불능 등을 이유로 SVB의 전 지점을 폐쇄하고 미 연방예금보험공사(FDIC)를 파산 관재인으로 임명했다고 전했다. FDIC는 '산타클라라 예금보험국립은행(DINV)'이라는 법인을 세워 SVB의 기존 예금을 모두 이전하는 한편 보유자산 매각을 추진하기로 했다.

40년 역사의 SVB는 최근 대량 예금인출과 주가 폭락 사태가 맞물리면서 허무하게도 이틀도 안 돼 몰락한 것으로 전해졌다.

글로벌 금융업계는 SVB가 미국에서 두 번째로 큰 규모의 은행이라는 점에서 이번 사태가 금융권 전반으로 확산해 지난 2008년과 같은 글로벌 금융위기를 불러 오는 것은 아닌지 우려의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파산한 SVB는 미국 산타클라라에 본사를 둔 벤처캐피탈(VC) 전문은행으로 1983년 설립됐으며, 캘리포니아주·매사추세츠주 등에 총 17개 지점을 보유하고 있다. 주로 VC 투자를 받은 기술 스타트업에 대출을 해주고 이들 기업의 예금을 유치하는 방식으로 성장했다. 스타트업들이 VC로부터 받은 투자금을 SVB에 예치하고, SVB는 이 자금을 다른 스타트업에 대출해 수익을 올리는 구조로 운영해 왔다.

미국 내 기술·헬스케어 스타트업의 44%가 이 은행의 고객사다. 글로벌 음원 스트리밍 플랫폼 스포티파이, 미국 최대 스트리밍 하드웨어업체 로쿠, 사이버 보안업체 크라우드스트라이크, 게임 플랫폼 로블록스 등이 이 은행을 이용해 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FDIC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SVB의 총 자산은 2090억달러(약 276조원), 총예금은 1754억달러(약 232조원)로 미국 내 16위 규모 은행이다.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 문을 닫은 저축은행 워싱턴뮤추얼(총 자산 3070억달러·약 406조원) 이후 역대 두 번째로 큰 규모의 은행 파산으로 기록됐다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SVB의 위기는 지난해 3월부터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를 공격적으로 올리면서다. 지난 2021년 '제로(0)' 금리 수준의 미국 국채를 대거 사들였던 SVB는 갑작스런 금리 인상에 돈 줄이 말랐고 유동성 위기를 맞았다. SVB는 보유했던 국채와 모기지증권 등 80%를 대거 팔아치웠지만 채권금리가 가파르게 상승하면서(채권가격 하락) 세후 18억달러(2조4000억원)에 달하는 손해가 났다.

올들어 SVB는 보유 채권을 대거 처분하고도 자금이 부족해 22억5000만달러(약 3조원) 규모의 신주를 발행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이것이 스모킹 건이 되고 말았다. 증시에선 SVB의 증자 발표 직후 투매사태가 벌어져 주가가 60% 폭락하고. SVB의 채권가격은 선순위 액면가 1달러당 45센트, 후순위의 경우 1달러당 12.5센트로 폭락했다.

SVB의 이같은 행보는 투자자들로부터 재무건전성 우려를 낳았고 주요 고객인 스타트업 기업들과 벤처자본가들이 예금을 대거 인출하는 뱅크런 사태로 이어졌다.

미 정부는 일단 SVB 파산과 관련한 과도한 시장의 우려를 차단하고 나섰다.

미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는 "우리 금융당국은 은행 시스템의 회복력을 강화할 수 있는 도구를 갖고 있다"며 "10여년전 금융위기 때와는 근본적으로 다르다"고 밝혔다.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도 SVB 사태를 긴급 논의한 뒤 "몇몇 은행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으며 문제를 해결할 효과적인 수단이 있다"며 "추후 진행 상황에 따라 관련 조치를 내놓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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