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수능 생명과학Ⅱ 20번 문항 정답 취소 판결..전원 정답 처리
법원, 수능 생명과학Ⅱ 20번 문항 정답 취소 판결..전원 정답 처리
  • 이광효 기자 leekwhyo@naver.com
  • 승인 2021.12.16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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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생명과학Ⅱ 20번 문항./사진: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제공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생명과학Ⅱ 20번 문항./사진: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제공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생명과학Ⅱ 20번 문항에 대해 정답 취소 판결이 내려졌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이 문항에 대해 전원 정답으로 처리하기로 결정했다. 강태중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원장은 출제 오류 책임을 지고 사퇴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제6부(이주영: 부장판사)는 15일 수능 생명과학Ⅱ 응시자 92명이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을 상대로 낸 정답 결정 처분 취소 소송에 대해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생명과학Ⅱ 20번 문항 정답을 5번으로 결정한 평가원의 처분을 취소하라는 것.

재판부는 “이 사건 문제에서 제시한 조건을 사용해 동물 집단의 개체 수를 계산할 경우 특정 유전자형의 개체 수가 음수(-)로 나타난다”며 “동물 집단의 개체 수가 음수일 수 없어 이 문제에는 주어진 조건을 충족하는 집단 Ⅰ·Ⅱ가 존재하지 않는 명백한 오류가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수능 과학탐구 영역은 문제에 포함된 정보를 바탕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추리·분석·탐구 능력을 측정하기 위한 것이다”라며 "출제자는 수험생들이 논리성·합리성을 갖춘 풀이 방법을 수립해 문제 해결을 시도할 경우 정답을 고를 수 있도록 문제를 구성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수험생들은 피고가 의도한 풀이 방법과 정확히 일치하지는 않으나 충분한 논리성·합리성을 갖춘 방법으로 문제 해결을 시도했고, 그 과정에서 문제의 오류로 인해 정답을 선택할 수 없게 됐다“며 ”이런 상황에서 정답을 5번으로 선택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문제에 명시한 조건 일부 또는 생명과학 원리를 무시한 채 답을 고르라는 것이다. 5번을 정답으로 선택한 수험생과 그러지 않은 수험생 사이에 유의미한 수학능력 차이가 있다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만약 정답을 5번으로 유지하면 수험생들은 앞으로 수능 과학탐구 영역에서 과학 원리에 어긋나는 오류를 발견해도 출제자의 실수인지 의도된 것인지 불필요한 고민을 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수험생들은 지난 2일 생명과학Ⅱ 20번 문항에 오류가 있어 정답을 찾을 수 없음을 주장하며 평가원을 상대로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해당 문항은 주어진 지문을 읽고 두 동물 종 집단 가운데 하디·바인베르크 평형이 유지되는 집단을 찾고, 이를 바탕으로 선택지 3개의 진위를 가려낼 수 있는지 평가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소송을 낸 수험생들은 “지문에 따라 계산하면 집단 개체 수가 음수가 되는 오류가 있어 풀 수 없는 문제다”라고 주장했다. 반면 평가원은 “문항의 조건이 완전하지 않아도 학업 성취 수준을 변별하는 데 문제가 없다”고 반박했다.

강태중 원장은 15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회견을 해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2022학년도 수능 생명과학Ⅱ 정답 결정 취소 소송에 대한 서울행정법원 제6재판부의 판결을 무겁고 겸허한 마음으로 받아들이면서, 무엇보다도 수험생과 학부모님 그리고 학교 선생님을 포함한 모든 국민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원장직을 사퇴할 것임을 밝혔다.

강 원장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이번 일이 빚어진 데 대해 더 통렬하게 성찰하고 새로운 교육평가기관으로 거듭나기 위한 방안을 조속히 마련할 것이다"라며 "대입전형의 일정에는 더 이상 혼선이 일지 않도록 남아 있는 2022학년도 대학교 입학시험 전형 절차를 지원하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김동영 한국교육과정평가원  대학수학능력시험본부장은 “5번 문항에 대해서 정답 결정 취소 처분을 법원에서 내렸기 때문에 해당 문항에 대한 적절한 정답이 없는 것으로 인정할 수 있어서 '정답 없음' 처분으로 성적을 재산출해 제공할 것이다”라며 “고난도 문항이기 때문에 풀이 과정이 굉장히 복잡하고 어렵다. 검토위원들이 검토 과정에서 문제를 푸는 데서 필요 없는 조건이라고 하는 부분을 그냥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으로 판단하고 지나갔던 것 같다”며 이번 판결에 항소하지 않을 것임을 밝혔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이번 판결 결과를 반영한 생명과학Ⅱ 과목의 재채점 결과를 15일 공개했다.

사진: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제공
사진: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제공

생명과학Ⅱ를 응시한 수험생은 15일 오후 6시부터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수능 성적증명서 온라인 발급 시스템을 통해 성적을 조회할 수 있다.

수험생 진학 지도를 위해 기배포했던 ‘영역/과목별 등급 구분 표준점수 및 도수분포’ 자료도 생명과학Ⅱ 과목의 재채점 결과를 반영해 다시 배포했다.

사진: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제공
사진: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제공

전원 정답 처리로 평균이 올라가 표준점수 최고점(만점)은 69점에서 68점으로 하락하고 최고점자 수는 6명에서 13명으로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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