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시장, 북악산 숙정문 인근서 숨진 채 발견..“가족에게 미안”
박원순 시장, 북악산 숙정문 인근서 숨진 채 발견..“가족에게 미안”
  • 이광효 기자 leekwhyo@naver.com
  • 승인 2020.07.10 1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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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지난 9일 공관을 나와 연락이 두절됐던 박원순 서울특별시장이 시신으로 발견됐다. 경찰은 극단적인 선택으로 박원순 서울시장이 사망한 것으로 잠정 결론짓고 부검을 하는 것에 대해 협의 중이다.

서울지방경찰청 등에 따르면 9일 오후부터 박원순 시장의 모습이 마지막으로 포착된 북악산 일대를 수색하던 경찰 기동대원과 소방대원, 인명구조견들이 10일 오전 0시 1분쯤 숙정문 인근 성곽 옆 산길에서 박원순 시장의 시신을 발견했다. 시신은 극단적인 선택을 한 모습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박원순 시장 딸은 9일 오후 5시 17분쯤 “4∼5시간 전에 아버지가 유언 같은 말을 남기고 집을 나갔는데 전화기가 꺼져 있다”며 112에 신고했다.

박원순 시장은 9일 오전 10시 44분쯤 검은 모자를 쓰고 어두운 색 점퍼, 검은 바지, 회색 신발을 착용하고 검은 배낭을 멘 상태로 종로구 가회동 소재 시장공관에서 나왔다.

박원순 시장은 택시를 타고 성북구 와룡공원에 왔고 오전 10시 53분 폐쇄회로(CC)TV에 마지막으로 포착됐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기동대·소방관 등 770여명과 야간 열감지기가 장착된 드론 6대, 수색견 9마리 등을 동원해 이 일대를 집중 수색했고 박원순 시장 시신을 발견했다.

박 시장은 최근 전직 비서로부터 성추행 혐의로 고소당했다. 박원순 시장실에서 근무했던 전직 비서 A씨는 “과거 박 시장에게 성추행을 당한 사실이 있다”며 지난 8일 서울지방경찰청에 고소장을 접수했고 고소인 조사를 받았다.

고소장에는 박 시장으로부터 여러 차례 신체접촉을 당했고, 메신저로 부적절한 내용을 전송받았다는 주장이 적시된 것으로 알려졌다. 박원순 시장이 사망함에 따라 성추행 의혹 고소 사건은 ‘공소권 없음’으로 종결될 전망이다.

서울지방경찰청의 한 형사는 10일 ‘통일경제뉴스’와의 통화에서 “현재 유족들과 부검에 대해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박원순 시장 빈소는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발인은 오는 13일이다. 장례는 사상 첫 서울특별시장(葬)으로 5일장으로 치러진다.

서울특별시가 공개한 박원순 시장 유서엔 ‘모든 분에게 죄송하다. 내 삶에서 함께 해 주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드린다. 오직 고통밖에 주지 못한 가족에게 내내 미안하다. 화장해서 부모님 산소에 뿌려 달라. 모두 안녕‘이라고 쓰여 있었다.

박원순 시장 사망으로 권한대행을 맡게 된 서정협 서울특별시 행정1부시장은 10일 시청 기자실 브리핑실에서 한 브리핑에서 “비통한 심정을 금할 길이 없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 갑작스러운 비보로 슬픔과 혼란에 빠지셨을 시민 여러분께도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서울시정은 안정과 복지를 최우선으로 하는 박원순 시장의 시정철학에 따라 중단없이 굳건히 계속돼야 한다”고 말했다.

서정협 행정1부시장은 “부시장단과 실·국·본부장을 중심으로 모든 서울시 공무원이 하나가 돼 시정 업무를 차질 없이 챙겨 나가겠다”며 “특히 코로나19 상황이 시시각각 엄중하다. 시민 안전을 지키는 데 부족함이 없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정치권은 일제히 박원순 시장 사망을 애도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박원순 서울시장 사망에 대해 “박 시장은 (사법)연수원 시절부터 참 오랜 인연을 쌓아온 분”이라며 “너무 충격적”이라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10일 국회에서 개최된 최고위원회의에서 “박원순 서울시장께서 황망하게 유명을 달리하셨다. 충격적이고 애석하기 그지없다. 고인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께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고인은 저와 함께 유신시대부터 민주화 운동을 해 온 오랜 친구다. 성품이 온화하고 부드러우면서도 의지와 강단을 갖춘 아주 외유내강한 분이었다. 80년대 이후 시민운동의 씨앗을 뿌리고 크게 키워낸 시민운동계의 탁월한 인권변호사였다”고 애도했다.

이어 “서울시장을 맡으신 후에는 서울시민을 위해 모든 힘을 쏟아 일해 오셨다. 민주당은 평생 동안 시민을 위해 헌신하신 고인의 삶과 명예를 기리며 고인의 가시는 길에 추모의 마음을 바친다”며 “아울러 고인이 그렇게 아끼셨던 서울시정에 공백이 없도록 각별히 챙기도록 하겠다. 다시 한 번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덧붙였다.

미래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개최된 원내대책회의에서 “고 박원순 서울시장의 비극적 선택에 대해서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큰 슬픔에 잠겨 있을 유족들에게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정의당 심상정 대표는 이날 빈소 조문 후 발표한 입장에서 “지금 상황이 무척 안타깝고 마음이 몹시 무겁다”며 “고인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들에게 다시 한번 깊은 위로의 말씀을 올린다”고 밝혔다.

이어 “저희가 사안을 충분히 파악하고 있진 못하지만 이 상황에서 가장 고통스러울 수 있는 분 중 한 분이 피해 호소인일 것”이라며 “무엇보다 이 상황이 본인의 잘못 때문이 아니라는 것을 꼭 기억해 주셨으면 좋겠다. 그리고 피해 호소인에 대한 신상털기나 2차 가해는 절대 해서는 안 될 일”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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