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고소인 변호인 “4년간 성추행ㆍ성희롱 지속"주장[전문]
박원순 고소인 변호인 “4년간 성추행ㆍ성희롱 지속"주장[전문]
  • 이광효 기자 leekwhyo@naver.com
  • 승인 2020.07.13 1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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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가해 추가 고소장 제출"

 

김재련 법무법인 온·세상 대표 변호사(오른쪽 두 번째)가 13일 오후 서울특별시 은평구 한국여성의전화에서 열린 ‘서울시장에 의한 위력 성추행 사건 기자회견’에서 경과보고를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김재련 법무법인 온·세상 대표 변호사(오른쪽 두 번째)가 13일 오후 서울특별시 은평구 한국여성의전화에서 열린 ‘서울시장에 의한 위력 성추행 사건 기자회견’에서 경과보고를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고 박원순 서울특별시장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며 고소한 전직 비서 A씨 측 법률대리인 김재련 변호사가 박원순 서울시장의 성추행과 성희롱은 4년간 지속됐고 2차 가해 추가 고소장을 제출했음을 밝혔다.

김재련 변호사는 13일 서울시 은평구 한국여성의전화에서 개최한 ‘서울시장에 의한 위력 성추행 사건 기자회견’에서 “올해 5월 12일 피해자를 1차 상담했고, 26일 2차 상담을 통해 구체적인 피해 내용에 대해 상세히 듣게 됐다”며 “5월 27일부터는 구체적으로 법률적 검토를 시작해 나갔다”고 말했다.

A씨가 박원순 서울시장을 고소하면서 제출한 증거에 대해선 “피해자가 사용했던 휴대전화를 (디지털)포렌식해 나온 자료를 수사기관에 제출했다. 피고소인이 피해자가 비서직을 그만둔 이후인 올해 2월 6일 심야 비밀대화에 초대한 증거도 제출했다”며 “(박 시장이) 텔레그램으로 보낸 문자나 사진은 피해자가 친구들이나 평소 알고 지내던 기자에게 보여 준 적도 있다. 동료 공무원도 전송받은 사진을 본 적이 있다. 이런 성적 괴롭힘에 대해 피해자는 부서를 옮겨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김재련 변호사는 고소 내용에 대해선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통신매체이용음란·업무상 위력에 의한 추행, 형법상 강제추행 죄명을 적시해 7월 8일 오후 4시 30분께 서울지방경찰청에 고소장을 접수했고, 다음날 오전 2시 30분까지 고소인에 대한 1차 진술조사를 마쳤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후 9일 오후부터 가해자가 실종됐다는 기사가 나갔고, 사망했다는 보도가 나왔다”며 “오늘 오전 피해자에 대해 온·오프라인상으로 가해지고 있는 2차 가해 행위에 대한 추가 고소장을 서울지방경찰청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A씨의 비서직 수행 경위에 대해선 “피해자는 공무원으로 임용돼 서울시청이 아닌 다른 기관에서 근무하던 중 서울시청의 연락을 받고 면접을 봐 4년여간 비서로 근무했다. 피해자는 시장 비서직으로 지원한 적 없다”며 “인터넷상에서는 피해자가 사직한 것으로 나오고 있지만, 피해자는 이 사건 피해 발생 당시뿐만 아니라 2020년 7월 현재 대한민국 공무원으로 재직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변호사는 “범행은 피해자가 비서직을 수행하는 4년 동안, 그리고 다른 부서로 발령이 난 이후에도 지속됐다. 범행 발생 장소는 시장 집무실과 집무실 내 침실 등이었다”며 “상세한 방법은 말씀드리기 어려우나, 피해자에게 '둘이 셀카를 찍자'며 피해자에게 신체를 밀착하거나, 무릎에 나 있는 멍을 보고 '호'해 주겠다며 무릎에 자신의 입술을 접촉했다. 집무실 안 내실이나 침실로 피해자를 불러 '안아 달라'고 신체적 접촉을 하고, 텔레그램 비밀 대화방에 초대해 지속적으로 음란한 문자나 속옷만 입은 사진을 전송해 피해자를 성적으로 괴롭혀 왔다”고 주장했다.

김 변호사는 “인터넷에서 고소장이라며 떠돌아다니는 그 문건은 저희가 수사기관에 제출한 문건이 아니다”라며 “문건 안에는 사실상 피해자를 특정할 수 있는 부분이 있어 서울지방경찰청에 해당 문건을 유포한 자들에 대해 적극적으로 수사해 처벌해 달라고 고소한 상태”라고 말했다.

이미경 한국성폭력상담소 소장은 “피해자는 서울시 내부에 도움을 요청했으나 시장은 그럴 사람이 아니라며 시장의 단순한 실수로 받아들이라고 하거나, 비서의 업무를 시장의 심기를 보좌하는 역할이자 노동으로 일컫거나, 피해를 사소화하는 등의 반응이 이어져 더이상 피해가 있다는 말조차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며 “피해자는 부서 변경 요청을 했으나 시장이 승인하지 않는 한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본인의 속옷차림 사진 전송, 늦은 밤 텔레그램 비밀 대화방 대화 요구, 음란한 문자 발송 등 점점 가해 수위는 심각해졌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미래통합당 김은혜 대변인은 국회에서 발표한 논평에서 “사실이라면 민주당이 그간 가장 신랄하게 비판해 왔던 ‘위력에 의한 성추행’ 의혹”이라며 “민주당에 당부한다. 침묵하지 말아 달라. ‘공소권 없음’의 사법절차 뒤에 숨지 말라. 당신들의 침묵은 피해자가 당한 고통의 진실을 가리고, 상처를 치유할 유일의 길을 차단할 것임을 직시하길 바란다. 진실을 밝혀 다시 쏟아질지 모를 2차 가해를 막아 달라”고 촉구했다.

김은혜 대변인은 “홀로 어둠 속에 고통 받았을 피해 여성에게 손을 내밀고 지켜주는 것. 그것이야말로 여성 인권을 위해 싸워왔던 고인을 진정으로 추모하는 길임을 깨달아 달라”고 덧붙였다.

미래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개최된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박원순 시장의 극단적 선택에 대해서 매우 안타깝게 생각하고 명복을 빈다. 두 번 다시는 이런 극단적이고 비극적인 선택이 있어서는 안 될 것”이라며 “박원순 시장의 장례와 관련해서 우려스러운 점은 피해자에 관해서 2차 가해의 움직임이 있다는 점이다. 이 점은 결코 있어선 안 될 것이고 힘 없는 피해자의 고뇌, 아픔을 국민들이 함께 보듬어주고 지켜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이후 국회에서 개최된 의원총회에서 “‘(피해자가) 우리 당 출신 나경원 전 원내대표의 보좌진이었다가 비서로 들어갔다’는 100% 가짜뉴스가 있다”며 “이런 와중에도 가짜뉴스를 퍼뜨려서 상대방을 공격하고 물타기 하는 세력이 있다는 점을 말씀드리고 이 점에 대해서는 향후 단호하게 대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의당 조혜민 대변인도 “문제를 외면하기에 급급했던 과거의 모습을 뒤로하고 새로운 오늘을 맞이해야 한다. 서울시는 조사단을 구성해 사건에 대한 진상조사를 실시하고 촘촘한 방지 대책을 마련하길 바란다”며 “경찰은 공소권 없음으로 조사를 급히 마무리할 것이 아니라 기존 조사 내용을 토대로 입장을 밝힐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김해영 최고위원은 13일 국회에서 개최된 최고위원회의에서 “고소인에 대한 비난이나 2차 가해가 절대 있어선 안 될 것이다. 수도인 서울이 전혀 예상치 못하게 권한대행 체제로 돌입하게 됐다. 당의 일원으로서 서울시민과 국민 여러분들께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서울시정에 차질이 발생하지 않도록 더불어민주당에서도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 향후 당 소속 고위 공직자에게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당 차원의 깊은 성찰과 대책이 필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개최된 최고위원회의에서 “한 개인의 죽음은 정말 안타깝지만, 그가 우리에게 남긴 숙제는 결코 작지 않다”며 “이런 엄청난 충격적인 사건에도 바뀌는 것이 없다면 대한민국은 행복과 번영의 길이 아니라 결국 낙하산도 없이 수천 길 벼랑 끝으로 달려가는 운명을 맞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원순 서울시장 고소인 입장문 전문>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미련했습니다. 너무 후회스럽습니다.

맞습니다. 처음 그때 저는 소리 질렀어야 하고, 울부짖었어야 하고, 신고했어야 마땅했습니다. 그랬다면 지금의 제가 자책하지 않을 수 있을까, 수없이 후회했습니다.

긴 침묵의 시간, 홀로 많이 힘들고 아팠습니다. 더 좋은 세상에서 살기를 원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저 인간답게 살 수 있는 세상을 꿈꿉니다. 거대한 권력 앞에서 힘없고 약한 저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공정하고 평등한 법의 보호를 받고 싶었습니다.

안전한 법정에서 그분을 향해 이러지 말라고 소리 지르고 싶었습니다. 힘들다고 울부짖고 싶었습니다. 용서하고 싶었습니다. 법치국가 대한민국에서 법의 심판을 받고 인간적인 사과를 받고 싶었습니다. 용기를 내어 고소장을 접수하고 밤새 조사를 받은 날, 저의 존엄성을 해쳤던 분께서 스스로 인간의 존엄을 내려놓았습니다.

죽음, 두 글자는 제가 그토록 괴로웠던 시간에도 입에 담지 못한 단어입니다. 저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아프게 할 자신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너무나 실망스럽습니다. 아직도 믿고 싶지 않습니다.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많은 분들에게 상처가 될지도 모른다는 마음에 많이 망설였습니다. 그러나 50만명이 넘는 국민들의 호소에도 바뀌지 않는 현실은 제가 그때 느꼈던 위력의 크기를 다시 한번 느끼고 숨이 막히도록 합니다.

진실의 왜곡과 추측이 난무한 세상을 향해 두렵고 무거운 마음으로 펜을 들었습니다. 저는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까요. 하지만 저는 사람입니다. 저는 살아있는 사람입니다. 저와 제 가족의 고통의 일상과 안전을 온전히 회복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이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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