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한화 빅딜에서 첫째 처남도 배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게 뭘까.
보복 폭행 사건, 동생과의 재산권 분쟁 등도 있겠지만, ‘의리’를 빼 놓을 수 없을 것이다.
오죽하면 한화그룹 사훈이 ‘의리와 신용’일까.
2007년 둘째 아들을 폭행한 술집 종업원을 상대로 특수폭행 보복 사건을 일으켜 논란이 되기도 한 보복 폭행 사건도 따지고 보면 가족에 대한 의리라는 지적이 나온다.
김승연 회장이 생각하는 가족의 범위도 꽤 넓다.
처남들도 잘 챙긴다. 김승연 회장의 부인인 서영민씨의 동생들을 말한다. 서정화 전 내무부 장관의 아들들이다.
5일 재계에 따르면 엠투엔이 지난달 말 신라젠과 600억원 규모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본계약을 맺고, 이달 중순 납입을 앞두고 있다.
절차가 완료되면 엠투엔은 신라젠의 지분 20.75%를 보유한 최대주주가 된다.
엠투엔은 독성화학물질 등을 담는 철강재 용기인 스틸드럼 제조 및 판매 사업을 하는 기업이다. 지난해부터 바이오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면서 미국의 신약 개발 업체 GFB를 인수했고 신라젠까지 품에 안게 된 것이다.
엠투엔의 실질적 오너인 서홍민 회장은 김승연 회장의 둘째 처남으로, 대부업체 리드코프 회장도 겸하고 있다.
신라젠의 새 주인에 오른 서홍민 회장은 대규모 헬스케어 펀드를 조성해 국내 바이오산업의 기초체력을 키우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제시하고 있다.
그런데 여기서 짚어볼 게 있다.
김승연 회장이 서홍민 회장의 비전에 적지 않은 도움을 보탤 것라는 조심스런 관측이 재계에서 나온다. 설사 직접적인 도움이 못 주더라도 김승연 회장이 뒤에 있다는 게 또다른 힘이 될 수도 있다.
이에 앞서, 지난 2015년 삼성전기는 스마트폰 등 휴대전화의 진동모드를 지원하는 핵심부품인 리니어 전동모터 사업을 김승연 회장의 첫째 처남 서수민씨가 대주주로 있는 디케이씨에 매각했다.
삼성그룹과 한화그룹 사이에 이뤄진 석유화학ㆍ방산 사업 '빅딜'에서 김승연 회장이 그의 첫째 처남을 챙겨 준 것이라는 얘기다.
익명을 요구한 재계 관계자는 “김승연 회장이 이처럼 처남들을 챙기는 것은 의리를 중시하는 그의 가치관에서 나온 것으로 볼 수 있다”며 “하지만 이같은 그의 행태는 일반 국민들의 반(反)재벌 정서를 부추길 수 있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