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FTA RCEP 탄생...한국 등 아세안 15개국 서명
세계 최대 FTA RCEP 탄생...한국 등 아세안 15개국 서명
  • 이광효 기자 leekwhyo@naver.com
  • 승인 2020.11.16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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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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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규모의 FTA(Free Trade Agreement, 자유무역협정)인 RCEP(Regional Comprehensive Economic Partnership,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에 한국 등 참가국 정상들이 서명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아세안(Association of South-East Asian Nations, 동남아시아국가연합, 회원국: 브루나이 다루살람, 캄보디아, 인도네시아, 라오스인민민주주의공화국, 말레이시아, 미얀마, 필리핀, 싱가포르, 태국, 베트남) 10개국, 중국, 일본, 뉴질랜드, 호주 등 15개 RCEP 참가국 정상들은 15일 화상으로 개최된 RCEP 정상회의 및 협정문 서명식에 참석했다. 이번 서명은 한국 정부로선 화상회의를 통해 FTA에 서명한 첫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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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강민석 대변인은 15일 청와대에서 한 브리핑에서 “RCEP 정상회의 폐회 후 협정 서명식이 있었다. 알파벳 순서대로 아세안 10개국이 먼저 서명을 한 뒤 아세안 파트너 5개국이 역시 알파벳 순서대로 협정에 서명했다. 한국은 15개국 가운데 14번째로 호명됐다”며 “유명희 통상교섭본부장이 문재인 대통령의 자리에 앉아서 협정문에 서명했고, 잠시 자리를 내준 문 대통령은 곁에 서서 유 본부장이 서명하는 장면을 지켜봤으며, 유 본부장이 서명을 마치고 사인한 협정문을 정면으로 들어보이자 박수로 환영했다. 다른 나라도 이런 형식으로 협정 서명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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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민석 대변인은 “RCEP의 의의는 세계 최대 메가 FTA를 통한 경제 영토 확대, 이로 인한 역내의 교역과 투자 확대, 또한 그로 인해 경제 회복을 도모할 수 있다는 데서 찾을 수 있겠다"며 "예컨대 주요 수출품에 대한 관세 인하, 단일 원산지 기준으로 인한 기업 편의성 제고, 우리 기업의 지적재산권 보호 등이 예상된다. 아세안과의 협력 확대 등을 통해 신남방정책의 가속화 및 협력의 다각화도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이번 RCEP 서명에 앞서 참가국들은 지난 2011년 11월 RCEP 추진을 공식화하고 2012년 11월 협상 개시를 선언한 이후 8년간 31차례 공식협상, 19차례 장관회의, 4차례 정상회의를 개최했다. 올해는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 상황에도 10차례 넘게 화상회의를 열었다.

청와대는 RCEP와 CPTPP(Comprehensive and Progressive Agreement for Trans-Pacific Partnership,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가 대결적 관계가 아닌 보완적 관계라는 입장을 밝혔다.

CPTPP는 당초 미국 주도의 TPP(Trans-Pacific Partnership agreement,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에서 미국이 탈퇴하자 일본, 호주 등 나머지 11개 국가가 수정해 만든 협정이다.

중국이 미국 주도의 TPP를 견제하기 위해 RCEP 협상에 적극적으로 참여했고, 미국이 내년 1월 조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TPP에 복귀할 가능성이 제기돼 두 협정을 미중 대결구도 속에서 바라보는 시각이 있다.

강민석 대변인은 “RCEP가 중국이 주도하는 협상이었던 것처럼 오해하는 시각이 있는데 RCEP는 중국 주도의 협상이 아니다. 중국은 다른 나라와 마찬가지로 RCEP에 참여한 15개국 중 하나”라며 “협상 시작부터 이번 타결까지 협상을 주도한 것은 아세안이다. 8년간 의장국을 인도네시아가 맡았다”고 강조했다.

청와대의 한 핵심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RCEP와 CPTPP는 대립이나 대결적 관계가 아닌 상호보완적 관계"라며 "두 협정 모두 아태지역의 다자무역체제를 지향하고 있다"고 밝혔다.

RCEP에 참여한 일본, 호주, 뉴질랜드, 베트남, 싱가포르 등이 CPTPP에도 참여하고 있어 두 협정을 대립적이라고 볼 수 없다는 것.

이 관계자는 "우리는 미중 대결 관점이 아니고 다자주의에 입각한 역내 자유무역 질서를 확대하는 취지에서 RCEP에 참여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재인 대통령은 RCEP 정상회의에서 “코로나19로 인한 세계적 위기 속에도 거대 경제공동체를 출범시켜 보호무역주의에 경종을 울리고 자유무역의 중요성을 세계에 알렸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코로나19의 도전과 보호무역 확산, 다자체제의 위기 앞에서 젊고 역동적인 아세안이 중심이 돼 세계 최대 규모의 자유무역협정을 체결하게 됐다”며 “우리는 자유무역의 가치 수호를 행동으로 옮겼다. RCEP가 지역을 넘어 전 세계 다자주의 회복과 자유무역질서의 발전에 기여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RCEP는 코로나19 이후 시대를 선도할 최적의 조건을 갖췄다. 세계 최대의 전자상거래 시장이 열리고, 중소기업과 스타트업, 발전 단계가 다른 국가들이 손잡고 함께 미래를 만들기로 했다”며 “이제 역내 무역장벽은 낮아지고, 사람과 물자, 기업이 자유롭게 이동하게 될 것이다. 상품과 서비스 시장을 함께 열며, 투자 자유화에도 속도를 낼 것이며, 원산지 기준을 통일해 공급망이 살아나고, 이를 토대로 가장 빠르게 경제를 회복하는 지역이 될 것이다. 경제를 넘어 인적 교류와 사회ㆍ문화 교류도 활발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문 대통령은 인도가 지난해 RCEP 협상 과정에서 불참을 선언한 것에 대해 “오랜 시간 함께 논의한 인도의 조속한 가입을 희망하며 회원국들의 적극적인 노력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RCEP 참가국의 무역규모, 인구, 총생산(명목 GDP(Gross Domestic Product, 국내총생산)이 전 세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0% 정도다. RCEP 기본 취지는 참가국들 사이에서 관세 문턱을 낮추고 체계적인 무역·투자 시스템을 확립해 교역 활성화를 이뤄내자는 것이다.

청와대에 따르면 예를 들어 인도네시아로 자동차 부품을 수출하는 업체의 경우 현재 최고 40%의 관세를 감수해야 하지만, RCEP가 발효되면 관세가 0%까지 내려가는 것이 가능하다.

가입국 간 원산지 기준을 동일화해 '스파게티 볼' 효과를 최소화할 수도 있다. 스파게티 볼 효과는 접시 안에서 얽혀 있는 스파게티 가닥처럼 나라마다 다른 원산지 규정과 통관 절차 등으로 기업이 FTA 혜택을 받기 어렵게 되는 것이다.

청와대는 지식재산권 보호와 경제기술협력 등에서도 여러 혜택을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날 RCEP에 서명한 15개국 정상들은 채택한 공동선언문에서 "코로나19 대유행이 우리 경제와 민생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에 비춰 볼 때, RCEP 협정의 서명은 개방적이고 포용적이며 규칙에 기반한 무역 및 투자협정에 대한 우리의 지지뿐만 아니라 경제 회복, 포용적 개발, 일자리 창출 및 역내 공급망 강화에 대한 우리의 강력한 의지를 보여준다"며 "RCEP가 코로나19에 대한 우리 지역의 대응에 매우 중요하며, 포용적이고 지속가능한 경기 회복 과정을 통해 역내 회복력을 구축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임을 인정한다"고 말했다.

15개국 정상들은 "우리는 RCEP 협정이 역내 선진, 개발도상 및 최빈개발도상 경제의 다양한 조합으로 구성된 전례 없는 메가 무역협정이라는 점에 주목한다. 세계 인구의 약 30%인 22억명의 시장을 포괄하고, 총 26조2천억 달러의 GDP 규모 또는 세계 GDP의 약 30%에 이르며, 세계 무역의 약 28%를(2019년 기준) 차지하는 협정으로서, 우리는, 세계 최대의 자유무역협정으로서, RCEP가 전 세계 무역 및 투자 규칙의 이상적인 틀 구축을 향한 중요한 진전의 의미를 갖고 있다고 믿는다"며 "우리는 또한 RCEP가 아세안이 시작한 가장 야심찬 자유무역협정으로, 지역 체제에서의 아세안의 구심적 역할 제고와 지역 동반자들과 아세안의 협력 강화에 기여한다는 점에 주목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우리는 RCEP로부터 발생하는 기회 및 그 잠재력은 협정이 발효된 때에만 실현될 수 있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며 "이를 위해 우리는 최소한 6개의 아세안 회원국과 3개의 비아세안 서명국이 비준, 수락 또는 승인 문서를 협정상의 기탁처에 기탁함으로써 일어나는 협정의 발효를 조속히 추진하기 위해 담당자들에게 각자 국내 비준 절차를 신속히 진행하도록 임무를 부여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우리는 RCEP에서 인도의 역할을 높이 평가하고 RCEP는 인도에 지속 개방돼 있음을 재차 강조한다"며 "16개 원 협상국 중 하나로서, 2012년부터 RCEP 협상에 참여했고 더욱 심화하고 확장된 역내 가치사슬을 창출하는 역내 동반자로서의 전략적 중요성을 고려할 때 인도의 RCEP 협정 가입은 환영할 일"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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