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왜 러시아 철수 접었나..."정몽구 말 한 마디로?"
정의선, 왜 러시아 철수 접었나..."정몽구 말 한 마디로?"
  • 남궁현 선임기자 ndsoft@ndsoft.co.kr
  • 승인 2022.11.04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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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 최근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 유지 결정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명예회장은 불굴의 사나이다. 뚝심과 끈기로 수많은 도전을 이겨냈다.

젊은 시절에는 아버지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주를 대신해 옥살이를 대신 하기도 했다. 1970년대 말 압구정동 현대아파트 특혜 분양 사건 때였다.    

이후 2000년 3월 현대그룹의 경영권을 놓고 ‘왕자의 난’이라고 불리는 경영권 승계를 둘러싼 다툼을 벌였다.  정주영 창업주의 적통을 누가 잇느냐의 문제였다.

정몽구 명예회장은 동생 정몽헌에게 밀려 현대자동차 등 10개사를 이끌고 현대그룹으로부터 독립했다. 오늘날에 비해 초라한 시작이었다.

이후 정 명예회장은 한보철강 당진제철소 인수, 현대제철 출범, 일관제철소 준공, 현대건설 인수 등을 통해 자동차, 철강, 건설이라는 세 축을 뚜렷이 만들어 재계 3위 현대차그룹의 틀을 구축했다.

특히, 글로벌 완성차 시장에서 변방에 머물던 현대차를 ‘톱 3’로 올라서게 했다.

그는 2020년 10월 회장직을 아들에게 물려주고 은퇴하며 명예회장으로 남게 된다. 허나 직간접으로 그룹 경영에 관여하고 있다는 지적이 재계에서 나온다.  회장직을 수행하고 있는 아들 정의선도 그의 말이라면 무조건 따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 명예회장이 가진 카리스마 말고도 부자간 ‘의’가 있어서라고 한다.

2일 자동차업계와 재계 등에 따르면 현대자동차는 러시아 공장을 장기간 폐쇄하는 결정을 최근 내렸다.

공장에 있던 차량 약 1500대를 공장 밖으로 반출하면서 물류창고를 완전히 비웠다. 조만간 인원 감축 등을 포함한 후속조치를 발표할 것으로 예정됐다고 한다.

앞서 프랑스 르노, 일본 토요타 등 다른 완성차 브랜드는 이미 러시아 시장에서 완전 철수를 했으나 현대차는 다른 선택지를 택한 셈이다. 
             
현대차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은 생산규모가 연간 23만대에 이른다. 2010년 준공 뒤 최근까지 대규모 투자가 이뤄진 곳이다. 2020년에는 옛 GM공장을 인수해 생산설비를 확충하기도 했다.

그러다 지난 3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공장 가동을 중단했다. 1월에는 1만7649대, 2월에는 1만7402대를 판매했지만 공급망이 사라지면서 3월 2970대, 4월 2036대, 5월 1450대, 6월 861대, 7월 14대를 판매했다. 8월 이후로는 단 한 대도 팔지 못했다.

매출이 전혀 발생하지 않아도 인건비와 전기료, 세금 등 유지비용은 계속 들고 있으므로 장기 폐쇄 결정을 내린 것으로 파악된다. 

다만 완전 철수를 하지 않고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게 현대차의 입장이다. 

그 배경에는 정몽구 명예회장의 강력한 의지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지 자동차 전문매체 등의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 진출을 본격화한 2012년 현대차의 러시아 시장 점유율은  5.9%에 불과했으나 지난해에는 10%의 벽을  뛰어 넘었다.
정 명예회장이 러시아시장의 중요도를 고려해 계속 투자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성장가도를 달린 것이다. 

실제 2016년 직접 러시아 공장을 직접 찾은 그는 "어려움이 있더라도 러시아 시장을 포기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정의선 회장도 아버지의 뜻을 이어받아 회장에 취임한 이후에도 러시아 시장에 각별한 관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익명을 요구한 현대차 고위 관계자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시아 시장에서 철수하자는 주장이 현대차 고위 경영진에서 제기돼 정의선 회장이 적극 이를 검토하기도 했다. 허나 정몽구 명예회장의 반대로 철수결정을 완전 접은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뚝심과 끈기에서 터득한 정몽구 명예회장의 감(感)이 최종 의사 결정을 좌우했다는 얘기다.    
   
이에 대해, 한 글로벌 자동차시장 전문가는 “러시아의 상황이 어떻게 급변할지 알 수 없는 만큼 현대차가 최대한 버텨볼 수도 있다”며 “하지만 기업의 의사 결정 과정이 합리적 잣대가 아닌 개인의 취향이나 감에서 이뤄진다는 것에는 비판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정몽구 명예회장의 말이  곧 법으로 통하는 족벌경영의 잔재가 남아 있는 현대차 내부 분위기를 꼬집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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