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파업 軍 대체인력, 74일간 1인당 1350만원 추가 수령
철도파업 軍 대체인력, 74일간 1인당 1350만원 추가 수령
  • 이광효 기자 leekwhyo@naver.com
  • 승인 2019.11.13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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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지역 해외 파병수당보다 많아
사진=이정미 의원실 제공
사진=이정미 의원실 제공

지난 2016년 전국철도노동조합(이하 철도노조)의 합법적 쟁의에 군이 법률상 근거 없이 기관사 면허를 가진 부사관 등을 대체 인력으로 파견했고 파업기간 74일 동안 군인 봉급과 1인당 평균 1350만원(기관사 기준)이 넘는 별도의 급여까지 추가로 수령한 것으로 확인됐다.

13일 정의당 이정미 의원(환경노동위원회, 비례대표)이 한국철도공사(이하 코레일)를 통해 확인한 바에 따르면 코레일은 2016년 성과연봉제 도입 문제로 벌어진 철도노조 쟁의 기간 동안, 대체인력으로 투입된 군 간부(부사관)들에게 총 46억8000만원의 보수를 지급했다.

코레일은 “운수산업 시간당 임금, 타 공공기관 파업 시 보상금, 엔지니어링 산업 중급 숙련 기술자 노임 등을 기준으로 기관사에게는 1일 20만원, 전철차장에게는 1일 15만원, 교육 참가자에게는 1일 10만원의 보수를 지급했다”고 밝혔다.

이정미 의원이 국방부에 문의한 결과 대체업무에 참가한 군 간부들은 이 기간 동안 코레일이 지급한 급여는 물론 본인들의 기존 군인 봉급을 그대로 받았다.

이들이 코레일에서 추가로 받은 급여는 군의 위험지역 해외 파병수당보다도 많았다. ‘군인 및 군무원의 해외파견근무수당 지급규정’에 따르면 2016년 기준으로 상사 계급의 해외 파병수당은 월 1750 달러이며, 임무 목적과 수행환경에 따라 최대 165%를 가산해 2887 달러까지 지급받을 수 있었다. 파업 기간(2016년 9월 27~12월 9일) 당시 원-달러 환율 평균(1139.75)치를 적용해 보면 329만500원 정도다.

반면 철도노조 쟁의 시 대체 인력으로 파견된 인원들은 기관사 기준으로 1달(30일) 548만원을 받았다. 가장 위험한 지역에 전투 목적으로 파병된 군인보다 1.7배나 많은 급여를 철도 쟁의 대체업무로 지급 받은 것.

적지 않은 급여를 받은 군 파견 인력들은 운행 및 조작 미숙으로 여러 안전사고를 일으켰다.

이정미 의원이 철도노조에 확인한 결과, 이 기간 동안 군 인력에 의해 11건의 사고가 일어났다. 그 중 열차 운행이 지연되는 일이 가장 많았고, 전동차가 14분째 멈춰있자 결국 승객이 수동으로 출입문을 열어 하차(10월 16일)하거나, 열차가 운행 중 비상제동이 걸리고 출입문이 갑자기 열리는 아찔한 사고(10월 26일)가 일어나기도 했다.

올해 3월 서울중앙지방법원은 2016년 철도노조의 파업에 대해 “노동조합법 제42조의2에 따른 필수유지업무를 준수한 상태에서 진행된 이상, 달리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 사건 쟁의행위로 인하여 발생한 철도 수송기능의 일부 정지 또는 제한 상태가 재난안전법 제3조 제1호의 국가기반체계의 마비 등 사회재난이나 철도산업법 제36조의 비상사태에 해당한다고 볼 수는 없다”며 “따라서 재난안전법 제15조의2, 철도산업법 제36조는 이 사건 군 인력 지원결정의 정당한 법적 근거가 되지 못한다”고 판결했다.

이처럼 법원이 철도노조 쟁의에 군 병력을 투입할 법적 근거가 없다고 했음에도 올해 10월 국토교통부와 코레일은 필수유지인력을 유지한 합법적 쟁의에 또 다시 군 병력 투입을 요구했다. 이번에도 국방부에서는 기관사 131명, 전철차장 198명(전원 부사관)을 파견했고, 이들은 4일간 3억5200만원의 추가적 급여를 받아갔다.

문제는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이정미 의원이 추가로 확인한 바에 따르면 군은 건군 이래 총 13차례 코레일(구 철도청)에 병력을 파견했고 경우에 따라 1000명에 가까운 대대급 규모의 병력을 파견했다. 하지만 이 중 재난 상황은 없었고 모두 쟁의 시에만 병력을 파견했다.

이정미 의원은 “전선(戰線)을 지켜야 할 군이 어떠한 법률적 근거도 없이 민간의 노동쟁의에 투입돼 별도의 급여까지 챙긴 것은 심각한 기강해이이며, 더 나아가 군의 사회·정치적 중립을 위반한 행위”라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앞으로 필수공익사업장인 병원에서 파업이 벌어지면 간호장교를, 항공사에서 파업이 벌어지면 공군 장교를 투입할 것인가?”라며 “나라를 지키는 군이 아니라 시민의 권리인 파업을 방해하는 데 임의로 불려 다니는 것은 군의 명예를 실추시키는 행위다. 헌법이 보장한 노동자들의 쟁의권을 위해 국토부와 국방부는 대체인력 투입을 중단하고 코레일은 노조와 성실히 교섭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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