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의 세번째 무인 달 탐사선 찬드라얀 3호가 23일 인류 최초로 달 남극 착륙에 성공했다. 이로써 달에서 물 발견 가능성이 획기적으로 높아진 것으로 평가된다.
외신에 따르면 인도우주연구기구(ISRO)는 자국의 달 탐사선 ‘찬드라얀 3호’가 이날 오후 6시4분(한국시간 오후 9시34분)에 달 남극에 착륙했다고 발표했다.
지구를 출발한 지 40일 만이며, 러시아의 ‘루나 25호’가 지난 21일(현지시간) 달 남극 착륙을 시도하다 추락한 지 이틀만이다.
찬드라얀은 산스크리트어로 '달의 차량'이라는 뜻이며 지난달 14일 발사됐으며, 이날부터 2주간 일련의 과학 실험을 수행할 예정이다.
찬드라얀 3호의 착륙 과정은 ISRO 유튜브 채널을 통해 전 세계에 생중계됐다. 착륙 성공이 확인되자 ISRO 관제센터를 긴장된 표정으로 지키던 연구진은 일제히 박수를 치며 환호했다. 이날 착륙 상황은 화상으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도 지켜봤다.
모디 총리는 이날 찬드라얀 3호의 달 남극 착륙 성공에 "인도의 성공적인 달 탐사는 인도만의 것이 아니다"라며 "이 성공은 모든 인류의 것"이라고 기쁨을 표했다.
이번 달 착륙 성공으로 인도는 미국, 러시아(옛 소련), 중국에 이어 네번째 달 착륙국가가 됐으며, 찬드라얀 3호는 최초의 달 남극 탐사선이 됐다. 이날 착륙은 2019년 달 착륙에 실패한 찬드라얀 2호 이후 4년 만의 재도전이었다.
인도의 성공은 올들어 일본 아이스페이스의 하쿠토-알(4월), 러시아의 루나 25호(8월)가 잇따라 달 착륙에 실패한 뒤 이뤄진 것이어서 인도의 우주 기술력을 세계에 과시하는 성과도 거뒀다. 지난 2019년 4월엔 이스라엘 민간기업 스페이스일이 보낸 우주선도 추락했다,
달 남극에는 물이 얼음 상태로 보존돼 있어 이번 착륙이 달 개발 속도를 높일 계기가 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얼음을 녹여 만든 물은 사람이 마실 수 있는 자원이 된다. 물을 분해해 수소를 만들면 로켓 연료로 사용할 수 있다. 지구에서 공수하지 않고도 달 현지에서 물을 조달할 수 있는 길이 생기는 것이다.
만약 달 표면에 물이 실제로 존재한다면 미래에 인류가 거주하거나 화성 유인 탐사를 위한 전진 기지를 설립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믿고 있다.
찬드라얀 3호가 착륙한 곳은 달 남극에서 가까운 남위 69도 지역이다. 달 남극은 우주강국들이 미래 달 기지 건설 후보지로 꼽는 곳이다. 움푹 패인 충돌구가 밀집해 햇빛이 닿지 않는 영구음영지역이 많아, 증발되지 않은 다량의 물이 얼음 형태로 남아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찬드라얀 3호가 내린 무게 1.75톤의 착륙선 비크람과 무게 26㎏의 탐사차 프라그얀에는 지진계측기, 레이저 반사판 등 6가지의 과학장비가 탑재돼 있다. 6륜 로봇탐사차 프라그얀은 앞으로 14일(달의 낮 기간) 동안 태양전지를 동력으로 약 500m를 이동하면서 물 얼음과 헬륨3 등의 자원을 탐사한다.
인도의 달 남극 착륙으로 각국의 달 개발 경쟁은 더욱 뜨거워질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경우 2025년 달로 사람을 태워 보내는 아르테미스 3호 프로젝트를 실시할 예정이다. 중국도 오는 2024년 달 남극을 탐사하기 위해 '창어' 6호와 7호를 발사한다.
현재 미국과 중국은 달에 유인 우주기지를 세우는 계획도 추진 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