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이 31일 국회에서 제1차 영입인재 환영식을 개최했지만 이번 영입인재에 대해 황교안 대표의 리더십이 큰 타격을 받았다는 우려와 비판이 자유한국당 내에서도 제기되고 있다. 이번 영입인재들은 황교안 대표 제1호 영입인재들이다.
애초 황교안 대표는 ‘공관 갑질’ 논란을 일으킨 박찬주 전 육군 대장을 영입하기 위해 많은 공을 들였지만 비난 여론이 폭주하고 당 내에서도 반대 목소리가 높아지자 결국 이번 제1차 영입인재 명단에선 제외했다. 하지만 제1차 영입인재 명단에 포함된 이진숙 전 대전 MBC 대표이사에 대해서도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이진숙 전 대표이사는 지난 2014년 세월호 참사 당시 MBC 보도본부 본부장이었다. ‘(사)4ㆍ16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및 안전사회 건설을 위한 피해자 가족협의회’와 ‘4월16일의약속국민연대’는 올 9월 이진숙 전 대표이사를 세월호 보도참사 책임자로 선정했다. 또한 이진숙 전 대표이사는 ‘전국언론노동조합 MBC 본부’(MBC 노조) 탄압 논란으로 비판받기도 했다.
자유한국당은 이날 발표한 보도자료에서 이진숙 전 대표이사에 대해 “공영방송을 앞세워 편파ㆍ불공정 보도를 일삼아 온 문재인 정부의 언론ㆍ방송 장악 실태를 낱낱이 알리고 보수의 목소리를 대변하기 위해 종군기자이자 언론전문가인 이진숙 전 대전 MBC 대표이사 사장을 영입했다”며 “야당 탄압과 기울어진 운동장으로 점철된 문재인 정부에서 보수의 목소리를 대변해, 공정언론 보도에 일조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자유한국당 신정치혁신특별위원회 위원장인 신상진 의원(보건복지위원회, 경기 성남시중원구)은 31일 YTN라디오 ‘노영희의 출발 새아침’과의 인터뷰에서 “박찬주 전 대장은 일단 오늘 발표에서 명단에서 제외하기로 했다”며 “결정했다가 번복하고 표창장 수여, 패스트트랙 가산점 같은 일들이 조금 빈발하는 것 같다. 당의 의사결정에 좀 신중치 못한 부분들이 자꾸 튀어나오는 부분에 대해 조금 점검을 하고 들여다봐야 하지 않겠나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상진 의원은 “이진숙 전 대전 MBC 사장 같은 경우는 보는 시각에 따라 좀 다를 수는 있으리라 생각이 든다. 민주노총 산하 언론노조 MBC 지부와의 갈등이 생긴 것이다. 이런 부분에 대해서 평가가 좀 더 갈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지금 우리 당이 처한 현실에서 박찬주 전 대장과 이진숙 MBC 사장 같이 논란의 소지가 있을 수 있는 인물들을 굳이 이번 첫 인재영입 명단에 넣었어야 하는가 하는 데서 조금 아쉬움은 있다”고 밝혔다.
신 의원은 “조국 사태로 한국당 지지율이 올라야 정상인데 오히려 더 안 오르고 있는 것은 당 운영을 잘못해서 그런 것 아니냐. 이런 데 대한 국민들의 걱정과 또 지지층의 우려가 많다”며 “이런 부분을 저희가 냉정히 되짚어보고 이걸 개선하지 않으면 중도층과 외연 확장에 어려움을 겪어서 결국 내년 총선이 전략에서 큰 문제가 있겠다. 이런 판단을 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자유한국당 여의도연구원장인 김세연 의원(보건복지위원회, 부산 금정구)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박찬주 전 대장이 전역 과정에서 대단히 모욕적인 일들을 겪은 것은 사실이고 적폐 몰이의 대상으로 몰렸던 정황들이 뚜렷이 보이지만 공관병 갑질 행태까지 면죄부를 받는다는 것은 어렵다”고 지적했다.
황교안 대표가 이번 인재 영입을 투명하게 진행하지 않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김세연 의원은 박찬주 전 대장이 영입인재 명단에 포함된 것을 미리 알았는지 여부에 대해 “인재 영입 과정에 직접 관여하지는 않았기 때문에 좀 뒤에 알게 됐다”고 말했다.
자유한국당의 한 최고위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황 대표를 중심으로 한 몇몇 측근들만 인재 영입과 같은 중요한 의사 결정을 하는 것은 정상이 아니다. 최고위원이 아니라 '감수위원'이 된 격”이라며 “크고 작은 일을 최고위원들과 상의하지 않고 밀실에서 몇몇이 결정하다가 결국 사고가 터진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 중진 의원은 통화에서 “1차 영입 대상 만큼은 '이런 사람들이 어떻겠냐'며 중진들과 긴밀한 협의가 있었으면 좋았을 것”이라며 “상의 없이 이런 결과가 나오니 오히려 모양새가 좋지 않다”고 말했다.